반가운 살인자
서미애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7.1







 언젠가 <한국추리소설 걸작선>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중 서미애의 '반가운 살인자'도 수록돼 있었다. 살인자를 찾는 주인공의 기막힌 사정과 내적 갈등, 씁쓸한 엔딩이 강렬했던 작품으로 동명의 영화도 보고 싶게끔 만들었다. 더욱이 이렇게 아예 작가의 단편집도 찾아보게 만들었고.

 개인적으로 표제작 '반가운 살인자'와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빼곤 인상이 흐릿하다. 무슨 마가 끼리라도 한 건지 아무튼 그랬다. 그래도 두 작품이라도 값지게 읽은 게 어디냐면서 후련하게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반가운 살인자


 서미애 작가의 성향이 기존 일상에 스릴을 접목해 확장시키는 것이라면 이 작품은 그 능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다. 비오는 목요일마다 살인이 벌어지자 연쇄살인이란 식으로 보도되고 주인공은 살인범을 찾아 비오는 목요일마다 거릴 나선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그건 아니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인범에게 죽기 위해서 찾아 나서는 이 이상한 소설은 주인공이 그러한 결심을 하게 만든 배경과 막판에 몰아치는 회한 덕에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한국틱한지 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특이한 분위기의 작품인 건 분명하다. 일개 시민이 연쇄살인범과 너무나 쉽게 대치한다는 게 다소 황당하지만 살인자를 보고 '반갑다'고 할 만큼 위태롭고 궁지에 몰린 심정 묘사 하난 끝내주게 읽혔다.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추리소설에서 범인의 눈속임은 제법 교묘한 데가 있다. 범죄 양상을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감추고 싶은 뭔가가 있는 법. 하지만 밝혀지기 전까진 잘 모르겠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카타르시스가 있는 거고. 이 작품도 한눈을 파게 만드는 솜씨가 대단했다. 쓸데없이 길어보이는 제목이 숨긴 반전인 터라 제대로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불쾌하단 건 아니고... 살짝 헛웃음이 나면서 유쾌해졌다.



 '반가운 살인자'는 영화로 봐야겠다. 평은 좋지 않던데 그래도 봐야겠다. 서미애 작가가 그렇게 뛰어난 추리소설가 내지는 서스펜스 작가냐고 묻는다면 고갤 젓겠지만 특이한 설정을 단편 형식에 맞게 활용하는 소질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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