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6 - 큰바다뱀들의 땅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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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이 시리즈도 어느덧 6권째로 접어들었다.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완결되고 이제 남은 것은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처분이었다. 반란 아닌 반란을 저지른 둘은 호주로 유배되는데 다시금 새로운 땅에서 모험이 펼쳐질 것을 지난 5권에서 예고했다. 그리고 예고대로 호주에서의 활극을 담은 이번 편은, 이젠 슬슬 그만둘 때가 됐지 않나 싶은 부정적인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정작 작가는 9권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이야기의 장을 열고 말았지만.

 용을 실존하는 동물로 가정한 이 가상 역사극은 작가의 실감나면서도 비범한 상상력의 세계관으로 하여금 독자들을 매혹시켰지만 슬슬 약발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었다. 작품을 내는 주기도 너무 길고(피터 잭슨은 영화화한다고 해놓고 '호빗'이 끝난지 언제인데 소식이 안 들리니... 영화화되면 제대로 주목받을 텐데) 이야기 자체도 질질 끄는 감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관 확장에 치중하느라 정작 주력해야 할 이야기 전개가 밋밋하면 본말 전도 아닌가. 그렇게 심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충 읽어도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글이라니... 1, 2권을 열광하며 읽은 나로선 정말 안타까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호주에서의 사건은 실제 호주의 독립 역사를 기반으로 했겠지만 작품의 이야기는 대부분 역사의 줄기 바깥에서 진행된다. 그 강대한 호주의 사막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이전처럼 볼거릴 제공해줬지만 몰입도에 있어서 이전보다 달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명확하게 근거를 대기엔 좀 애매하긴 한데 단순히 약발이 떨어졌다는 식으로 설명되지는 않을 듯싶다. 여전히 흥미로운 세계관이고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행보도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긴박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좀 가슴 아프긴 하지만 전쟁이 끝나니 다소 쉬어가는 느낌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전쟁이 끝나 평화(일시적이긴 해도)를 찾은 둘한테는 청천벽력같은 얘기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둘은 이번 권 말미에서 택한 어떤 선택으로 인해 또 다음 권에 대한 기대를 높였는데 이게 바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이구나 싶었다.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권에서의 모습에서 상당히 달라진 로렌스의 과단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시리즈가 시들한 감이 없지 않은데 그래도 여전히 다음이 궁금하긴 하다. 7권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발견해 미리 사놨으니 조만간 읽어야겠다.

어떤 반대의견에 부딪치더라도 다른 이에게 베푸는 자비로움의 가치를 의심하지 마. - 3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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