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를 위한 스페인어 안내서 - 최소한의 스페인어로 떠나는 미식 여행 자기만의 방
이지가을 지음, 허지영 그림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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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스페인 여행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아 부랴부랴 스페인 관련 책을 찾아 읽고 있는 중인데, 그중 실용적이기로 이만한 책이 있을까 싶다. 어떻게 보면 내가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알아보게 된 결정적 계기가 스페인 음식이었던 만큼 현지 식당 방문을 무척이나 고대하고 있는데 그런 내게 딱 알맞은 책이었다. 여행 떠나기 직전에 읽게 돼 다행이구만.

 스페인어 입문용 교제로 공부 중이고 여행용으로 유용한 스페인어도 따로 습득하는 중이지만 이렇게 컨셉을 확실히 정해주니 더욱 잘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전문적인 자세로 내용을 주도하고 음식 설명, 식당에서 벌어질 법한 다양한 상황을 아주 맛깔나게 설명해줘 이 책만 정독하면 스페인 식당에서 무리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음 좋겠지만 저자도 말하듯 십중팔구 현지인 상대로 반도 말귀를 못 알아들어 퍽 헤맬 것이다.


 그런데 여행을 준비함에 있어 식당에 특화된 회화를 미리 알아두는 건 아주 실용적인 자세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좋든 싫든 여행지에서도 식사를 해결해야 하고 기왕이면 평소보다 더욱 실패없이 해결하고 싶기 마련이잖은가. 꼭 미식이 아니어도, 어지간히 음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대다수의 독자가 적어도 식당에서만큼은 맛있는 걸 먹고 싶고 자기 의사를 표명하고 싶을 것이다. 음식의 기호 문제도 있고 알레르기처럼 치명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까.

 아무리 번역 어플의 성능이 발달하고 정 급하면 영어나 바디랭귀지를 동원하면 된다지만 그렇게 삐딱선을 타버리면 여행지에서의 식당 방문은 소극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럼 여행의 재미가 반 이상 급감해버린다. 프리토킹이 아니어도 대화의 가닥이라도 잡을 정도라면 '내가 이걸 알아듣다니!' 하고 남모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식당에서의 어휘와 회화 숙지는 필수불가결한 준비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스페인의 요리뿐 아니라 스페인 사람들, 저자 본인이 겪은 에피소드도 짤막하게 곁들여진 것과 허지영 일러스트레이터의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어우러져 입력할 정보가 흘러넘침에도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면 노력 깨나 해야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의 행복하고 만족스런 스페인 여행을 기원하는 저자의 응원에 힘입어 나도 좀 노력이란 걸 해보려고 한다. 여행은 노력해볼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것도 3주 여행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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