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라틴아메리카 이야기 41
이강혁 지음 / 지식프레임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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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저자의 <처음 만나는 스페인 이야기 37>을 괜찮게 읽고 이 책도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다. 하나 걸리는 게 있다면 스페인 이야기는 300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이고 라틴아메리카 이야기는 거기서 100페이지 넘는 4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란 점이었다. 라틴아메리카란 대륙에 굉장히 다양한 나라가 있고, 비록 미국처럼 역사가 짧거나 원주민들의 이야기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대륙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저 정도 분량밖에 안 된다는 것이 유일하게 불안한 요소였다. 

 읽기 전에 불안했던 것치고 라틴아메리카의 이모저모를 잘 소개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소개한 영화나 음식, 도시들 모두 직접 보거나 먹거나 가보고 싶었다. 너무나 먼 곳이기에 언제 가볼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이 책 덕분에 심리적으로 조금이라도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특히 최근에 영화 <치코와 리타>를 보고 관심이 높아진 쿠바의 근대사를 다룬 부분이 흥미롭게 읽혔다. 그 부분을 보니 영화 속 혼란스런 시대상에 대한 묘사가 더욱 와 닿았다. 


 라틴아메리카는 원체 낯선 대륙이다 보니 저자 입장에서 이 책이 라틴아메리카에 관심이 가는 독자들을 위한 길라잡이로써 다가가도록 최대한 절제하며 핵심적인 부분만 담아냈던 듯하다. 다루고 있는 41가지 키워드가 그렇게 긴 분량이 할애되지 않은 채 거의 겉 핥기 식으로 기술됐는데, 필요하다면 추신의 형태로나마 책이 집필된 즈음인 2020년의 현황을 담아내거나 그 주제에 어지간히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알기도 쉽지 않은 잡다한 정보도 소개해 깊이는 몰라라도 이야기의 다양성만큼은 특출났던 책이다. 

 위에서 잠깐 푸념했지만 내가 라틴아메리카에 가볼 일이 있을는가 싶다. 동남아나 유럽 등 가까우면서 가야 할 나라가 워낙 많아 멀고 치안도 불안하기로 악명 높은 라틴아메리카는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들은 문화적으로든 음식으로든 음악이든 자연 경관이든 뭐든 관심이 지대하거나 꼭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 방문해보고 싶긴 한데 비행기 시간만 꼬박 하루가 넘게 걸리니 사람 심리상 기왕 간 거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걸로 여행 계획을 짤 것 같다. 


 어쩌면 스페인은 딱 스페인만 방문하고 귀국해도 아쉬움이 덜한 반면 라틴아메리카의 나라들은 사업 때문에 가는 것이 아닌 이상 딱 한 나라만 방문하는 게 오히려 흔치 않은 선택인 터라 저자도 그와 비슷한 감각으로 대륙 전체의 이야기를 한 권에 녹여낸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이 독자에 따라선 완벽하게 라틴아메리카란 어떤 대륙인가 소개하고 매력을 어필해주는 책이 아닐 순 있어도 현실적으로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궁금히 여길 점이나 독자들이 모르고 넘어가면 안 되는 것들을 초심자의 눈높이에서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책이라고 본다. 

 이제 이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주제를 심화해서 다룬 책들을 읽어가며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차례겠다. 굉장히 여러 주제를 다뤘던 만큼 그 주제를 깊이 다룬 책들을 찾아 읽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고구마 줄기 독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가 책을 쓸 때 참고한 책들이 책의 말미에 소개됐으니 그 책들을 참고해볼 생각이다. 처음 듣는 제목의 책이 많아 무슨 내용일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재밌는 책이 많았다. 생각날 때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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