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녀와 달과 꽃을 품은 물의 요정 - Extreme Novel
노무라 미즈키 지음, 최고은 옮김, 타케오카 미호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6.9 







 시리즈를 너무 띄엄띄엄 읽다 보니 이 외전이 너무나 뜬금없고 맥빠지게 읽혔다. 전편에서 어마어마한 떡밥을 뿌리고서 새삼 여름방학 에피소드를 되돌아본다는 게 연출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가닥이 잘 안 잡혔는데 이는 전적으로 시리즈를 띄엄띄엄 읽은 내 탓이라 할 수 있다. 기억하기론 이 작품에서의 몇몇 전개가 나중에 나비효과처럼 심상찮은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당장 다음 작품을 언제 읽을지 가늠이 안 되는 마당에 과연 그때 가서 이 작품에서의 떡밥이 기억이 날는가 모르겠다. 

 첫 등장부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전형인 것 같은 캐릭터 히메쿠라를 내세운 스토리는 좋았고 주제의식도 나쁘지 않았는데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전개가 지루하고 시리즈의 개성이 희미해 읽는 맛은 덜했던 작품이다. 주요 소재가 되는 고전 문학의 매력도 어필이 되지 못했고 몇십 년 전 과거에 있었던 비극의 진상도 황당한 감이 있어 감동도 덜했다. 약간 작위적인 해피엔딩이라 여겨지는 것도 문제였으나 내가 봤을 땐 그것보다 그런 반전을 토오코가 척척 추리해내는 연출 - 토오코 자신은 추리가 아닌 문학소녀로서 '상상'을 해봤을 뿐이라고 오그라드는 대사를 해대지만;; - 이 문제였던 것 같다. 추리소설 중에는 먼 과거로부터 내려진 수수께끼를 탐정이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서사가 종종 있고 '문학소녀' 시리즈의 경우 오히려 그런 서사를 자주 다뤘지만 이번엔 유독 흥미가 떨어졌다. 너무 먼 과거라서 그랬나, 맨날 비슷한 플롯이라 지겨워서 그랬나, 아니면 과거 이야기가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도 유별난 참극인 터라 몰입이 되지 않은 것인가... 뭐가 됐든 결말에 이르러서도 기분이 시원스럽지 못했다. 


 어떤 식으로든 자유를 갈망하는 캐릭터는 문학에서 굉장히 흔한 유형의 캐릭터이고 그렇기에 일찍이 묘사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묘사됐기에 이 작품에서 히메쿠라의 사정이나 과거사의 인물들의 이야기도 썩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나름대로 잘 만든 설정이지만 내가 더 이상 라이트노벨의 무드란 것에 기대가 없어서 그런지 아무런 신선함도 느끼지 못했다. 아무리 외전이라지만 본편만으론 매력이 떨어지는데... 이 외전의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는 다음 권을 보고서 판단을 유보해야겠다. 

 드디어 다음 권이 마지막 권이다. 원래는 작년에 다 읽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올해까지 질질 끌게 됐다. 빨리 다 읽어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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