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가오카 50엔 동전 축제의 미스터리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
아오사키 유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7.6







  오랜만에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를 읽었다. 이번엔 단편집이며 살인을 다루지 않는 일상 미스터리물이라 장편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각각의 단편들의 중심 화자가 전부 다르고 이야기의 시점이 장편들 사이에 있는 경우가 많아 시리즈의 팬이라면 잔재미가 많을 책이었다. 나 역시 이 시리즈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편이었지만, 최근에 접한 <도서관의 살인>을 무려 3년 전에 읽은 터라 애석하게도 이런 잔재미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전편의 내용이 잊혀지지 않았을 때 읽는 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표제작이 제일 재밌었고 다른 수록작은 그냥저냥이었다. 사실 표제작의 동기도 약간 납득이 안 갔지만 이 시리즈 자체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된다면 아무리 이해가 안 가더라도 그것이 답'이라는 추리소설의 진리를 추구하므로 딱히 새삼스럽진 않았다. 그렇다고 <도서관의 살인>의 동기만큼 이해불가였던 건 아니었지만. 그나저나 그 작품의 내용마저 기억이 안 날 정도라니, 정말 3년이란 시간이 생각보다 길긴 긴가 보다. 그 작품을 읽을 당시엔 그렇게 놀라울 수가 없었는데.


 시리즈의 주인공 우라조메에게 내제된 탐정으로서의 DNA를 다채롭게 엿볼 수 있었던 건 재밌었다. 여동생이 활약하는 에피소드는 왜 그런지 잘 읽히지 않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격 단편은 흥미롭게 읽었다. 이 시리즈의 순서는 <체육관의 살인>, <수족관의 살인>, 요번 단편집과 <도서관의 살인>으로 현재 1부가 끝나고 2부는 구상 중에 있다고 한다. 2부에선 우라조메의 배경이 이야기에 잘 녹아든다면 꽤 재밌는 그림이 그려질 듯하다. 아울러 이전 작품들이 어쨌든 우라조메의 원맨쇼에 가까웠다면 2부에선 좀 더 다양한 유형의 탐정이나 혹은 적대자가 등장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본래는 라이트 노벨을 지향했던 작가라 그런지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니 그 재능을 십분 살릴 수 있길 바란다.

 물론 아오사키 유고 작가의 진정한 재능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불굴의 논리이며, 이는 추리소설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재능이다. 난 아직도 <체육관의 살인>에서 받은 감동을 잊지 않았다. 비록 <도서관의 살인>이나 요번 단편집이 그때 느낀 감동에 비하면 덜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다음 작품이 여전히 기대된다. 듣자하니 이 시리즈말고도 다른 오리지널 작품으로도 랭킹에 꼽히는 등 성과가 제법이라는데 그 작품들도 궁금하다. 이 단편집 이후로 지금 3년이 넘게 작가의 신작이 출간됐다는 얘길 못 들었는데 언제가 되더라도 하루 빨리 접할 수 있길 바란다. 시리즈 최신작이 나온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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