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1 : Before the fall - Extreme Novel
이사야마 하지메 원작, 스즈카제 료 지음, 시바모토 토레스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7.8







 한창 <진격의 거인>이 유행할 때 충동적으로 구매했다가 이제서야 읽었다. 작중에서 인류가 거인에게 대항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다뤄야 할 '입체 기동 장치'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주된 내용이다. 본편으로부터 100년 전을 무대로 한 외전이며 기대를 안 한 것치고 결과물이 준수해서 즐겁게 읽었다. 물론 내가 <진격의 거인> 팬이라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만화를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입체 기동 장치가 없으면 인간은 그냥 거인에게 먹히길 기다리는 존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무력해지기 때문에 이걸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과정엔 정말 처절함이 가득했다. 역시 <진격의 거인>답게 피와 살이 난무했는데 여담이지만 일러스트가 그걸 표현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너무 정적이고 그리나 마나 한 장면만 나와서... 꽤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라던데 그의 진가를 이 작품으로만 접해선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부분, 거인이 인간을 먹는 장면을 소설적으로 잘 표현해줬고 장치를 만들기 위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식으로 재료를 구하고 거인의 약점을 알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게 읽혀서 좋았다. 지루하지 않을 뿐더러 너무 주인공들이 헤매고 불확실함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니 내가 다 끼어들어서 알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거인의 약점은 목 뒤고... 이런 식으로. 어쨌든 주인공네 일행이 목숨을 걸고 조사를 거듭한 결과 장치를 만들 수 있어서 내가 다 통쾌했다. 경험상 뭘 만드는 이야기가 그렇게 흥미로운 서사는 아닌 것 같아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몰입도가 있었다. 이게 다 <진격의 거인>이기 때문인 걸까.


 이 'Before the fall' 시리즈는 3권으로 완결되고 만화책으로도 꽤 나온 모양인데, 아쉽지만 그것들까지 보기엔 이번 1권만으론 흥미가 솟진 않았다. 나는 본편 <진격의 거인>만으로 일단은 만족하기에 안타깝게도 어지간히 시간이 남지 않는 한 이 외전 시리즈로 눈을 돌리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외전이었던 건 인정한다. 이 정도면 원작에 누를 끼치지 않고 완성도를 뽑아냈다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아, 일러스트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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