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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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국내 문학에서 특히 내가 잘 찾아보지 않는 게 바로 단편집이다. 굳이 국내 문학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대체로 완성도에 차이가 있다는 게 내 지론이라 어지간히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 이상 잘 찾아보지 않는 편이다. 이번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 같은 경우 어지간히 좋아하는 작가까진 아니지만 수록작 중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도 있고 연극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관람하기도 해 꼭 보려 했고 도서관에서 운 좋게 빌릴 수 있어 마침내 접하게 됐다. 김애란 작가의 인기와 신간이라는 점이 겹쳐 오랫동안 빌리기 힘들었는데...

 총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됐는데 전반적으로 내 기대와는 양상이 달랐던 작품집이다. 작가의 작품을 <두근 두근 내 인생>으로 처음 접했던 터라 김애란의 단편은 아무래도 좀 생경하기만 하다. 그중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는 너무 어려워서 - 사라지는 말語이라니... 어떻게 보면 정말 이상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었다. - 어안이 벙벙했고 연극으로도 접했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오히려 연극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드는 등 솔직히 말해 전체적으로 어딘가 내 기대완 어긋났던 작품들이었다. 연극 얘길 마저 하자면, 연극을 볼 땐 나레이션으로는 김애란의 문장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글로 읽으려니 마찬가지로 집중이 안 돼서... 내용을 알아서 더 뻔하게 느껴졌던 걸까? 그러나 김애란의 작품은 내용보단 문장을 음미하는 문학인데 그냥 내 감성이나 수준이 메말라지게 된 걸까? 참 답답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노찬성과 에반'이라는 단편 하나가 마음에 들었던 건 다행이다. 작중 소년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나이기에 안락사시킬 개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여정에선 가히 폐부를 찔리는 느낌을 받았다. 기껏 안락사 비용을 지불할 돈도 모았으나 자꾸 여건이 닿지 않아 최악의 형태로 이별을 해야만 했던 어린 주인공의 마음이 차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서글펐기 때문이다. 비슷한 소재로 소설을 쓰려 했던 내게 있어 그야말로 배울 점 투성이인 작품이었다. 그게 어딘가 싶었다. 첫 번째 수록작인 '입동'이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배울 점 투성이인 작품이었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 터지는 감정... 김애란은 분명 내가 선호하거나 추구하는 점이 다른 작가지만 이런 장기는 무시할 만한 게 절대 아니구나 싶었다.



https://blog.naver.com/jimesking/220996398259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연극에 대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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