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세계를 정복한 작은 게임
박스 브라운 지음, 김보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7.6







 단순함과 중독성, 그리고 획기적인 게임성으로는 단연 <테트리스>만한 게임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주 하지 않아서 그렇지 한 번 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어 도대체 이런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해한 적도 있었다. 그 궁금증을 이 만화가 풀어줄 것 같아 읽어봤는데 기대한 것과는 양상이 달랐지만 기본적으로 유익했고 분명 만화라는 매체 안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일 테니 그렇게 실망스럽진 않았다.

 이 작품은 단순히 <테트리스>의 탄생 비하인드 그 이상의 것을 다룬다. 우리가 놀이나 장난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곤 하는 게임들이 실제론 철학적인 사유와 비즈니스적인 속내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작품임을 인식시켜준다는 점에선 일단 이 작품은 합격점 안에 들어섰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시인들이 그린 벽화에서 우리 인간들이 옛날부터 유희 본능이 있다며 시작되는 도입부는 거창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윽고 닌텐도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조금씩 흥미로워진다.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라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테트리스>가 어떻게 탄생했고 우리가 그 게임에 왜 열광하게 됐는가에 관한 이야기들, 두 번째는 우리가 아는 <테트리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고 지적 재산권 소동의 양상은 어떠했는가 살펴보는 이야기였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철저히 첫 번째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에게 두 번째 이야기를 더 많이, 그리고 지난하게 하고 있는 작품은 꽤나 버겁게 읽혔다. 글쎄, 이건 <테트리스>를 얼마나 좋아하느냐의 문제라기 보단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가 라는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정독하면 어떻게든 이해되긴 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분명 만화의 특성을 살려 전달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까. 그림은 깔끔하고 스토리는 특별히 모난 구석은 없다. 하지만 이 점은 실화라는 소재에 갇혀 사실 관계만을 정확히 다루려는 후반부일수록 더욱 사무적으로 읽혀 상대적으로 스토리를 감상한다는 쾌감은 덜한 편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초반부에서의 벽화 얘기는 인상적인 해석이라 그런 작풍이 주를 이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랬더라면 분명 흥미로웠을 것이다.

 내가 무지한 건지 아니면 서구의 만화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은 건지... 아마 둘 다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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