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9.4 







 '해리 포터' 시리즈 중 소설은 '불사조 기사단'이, 영화는 '아즈카반의 죄수'가 가장 재밌었던 걸로 기억난다. 알폰소 쿠아론의 개성 넘치고 섬세했던 연출과 각색은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지 않는데 정작 스핀오프 시리즈인 '신비한 동물사전'의 최신작은... 간만에 '해리 포터'를 읽었더니 이렇게나 잘 쓰는 작가가 아무리 영화 대본이 소설과 다르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망쳤을까 싶었다. 물론 영화는 한 사람의 실수로 망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금 같은 질문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길어지기 가장 마지막 에피소드인 3편' 아즈카반의 죄수'를 읽었다. 유일하게 볼드모트가 등장하지 않아 분위기가 이질적이고 패트로누스 마법이나 시리우스 블랙 같은 중요한 설정과 캐릭터가 등장해 다시 읽어도 재밌었던... 아니, 다시 읽으니 더욱 흥미진진했던 작품이었다. 1편 '마법사의 돌'에서 해그리드에게서 언급된 시리우스의 오토바이 에피소드라든가, 마찬가지로 1편부터 등장했던 론의 애완 쥐 스캐버스에 대한 떡밥, 그리고 해리의 아버지 제임스와 스네이브 사이의 악연과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까지... 하나같이 교묘하고 치밀하고 적절한 복선이고 반전이라서 이래저래 장편 시리즈의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가득한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비정하기 이를 데 없는 전개였는데, 어린 시절 이 이야길 처음 접했던 무렵엔 탄식이 절로 나왔지만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다시 보니 독자로 하여금 다음을 기약하고 후속작을 궁금하게 만들기에 아주 적절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쯤 되면 존경스러울 정도다. 다 잡은 패티그루를 하필 무심하게 떠있는 보름달 때문에 놓쳐버리고 기적적으로 누명을 벗을 줄 알았던 시리우스는 최적의 기회를 놓쳐 해리는 다시 방학 때 아동학대범들의 소굴로 돌아가야 했고 ... 그래도 대부가 생겨 해리의 곁이 든든해진 게 위안이 됐다.

 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퀴디치 에피소드는 - 퀴디치의 룰의 맹점이 걸리긴 하지만 - 역시 긴장감 넘쳐서 재밌었고 개인적으로 헤르미온느의 시계에서 비롯된 타임 패러독스는 너무 초월적이라 뜬금없었지만 나이를 먹어 언젠가 어른이 될 해리가 미래를 좀 더 진지하게 바라볼 계기가 된 것 같아서 큰 어색함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제 4편부터 4권에 걸쳐 이야기가 전개된다. 언제 읽을지 모르겠지만 벌써 기대된다. ‘해리 포터시리즈는 아무리 길어도 질리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더 길지 않은 게 아쉬운 시리즈니까. 내용을 아는 데도 이렇게 기대될 줄은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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