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소믈리에 - Novel Engine POP 하루치카 시리즈
하츠노 세이 지음, 송덕영 옮김, 탄지 요코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7.6






 전편을 무지 재밌게 읽었는데 그게 벌써 3년 전 얘기다. 그때는 시리즈 2권이 벌써 출간됐다는 게 그렇게 기뻤는데 생각보다 읽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미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종영됐고 생각보다 흥행은 덜 됐다고 하는데... 어쨌든 1권을 읽을 때와는 여러모로 느낌이 많이 달랐다. 전편이 유독 잘 써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 감성에 변화가 생긴 건지 이번 2권은 유난히 잘 안 읽혔다.

 2권의 페이지가 지지부진하게 넘어간 건 방금 언급한 전자와 후자의 요소가 모두 기인한 탓일 듯하다. 2권은 1권보다 변화가 좀 가미됐는데, 1권은 매 에피소드가 동료 부원을 모집하는 서사의 단편 추리극이었다면 2권은 고등학교 취주악부를 배경으로 한 일상물의 성격이 한층 더 부각됐다. 크게 일상물, 추리물의 특징이 병행하는 건 동일하지만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겠는데 개인적으로 2권의 변화는 약간 취향을 벗어난 감이 있었다. 1권을 읽고 바로 읽었다면 모를까, 오랜만에 읽었는데 생각보다 추리/미스터리의 비중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몰입에 지장이 있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3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간 여러 책을 읽었으니 감성에 변화가 생긴 것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 부분은 다분히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넘길 여지가 있겠으나 한편으론 2권의 자체적인 완성도가 1권에 미치지 못한 것도 강조해야겠다.

 '하루치카' 시리즈의 매력은 거의 유례가 없는 수준의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단편 추리극 형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취주악부나 보문관이란 키워드가 묻히기도 했는데 그런 건 어찌 돼도 상관없을 정도로 추리극 자체가 워낙 밀도가 있어서 그다지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아이러니함이, 각 요소가 묘하게 따로 노는 시리즈의 특징이 2권에서도 반복되는데 심지어 추리극의 밀도가 심심해지기까지 하니 감흥이 식을 수밖에 없었다. 표제작인 '첫사랑 소믈리에'는 그래도 좀 놀라웠지만 그 전의 에피소드들은 1권이 재밌었다는 걸 잊을 정도로 평이했다.


 그래도 나는 시리즈 3권을 읽을 테고 최종적으로는 애니메이션도 보게 될 테지만, 1권을 읽을 때까지는 그 '고전부' 시리즈의 아성을 위협할 시리즈라고 점쳤었기에 2권의 갑작스런 감상의 변화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생각해보니 '고전부' 시리즈는 일상물이지만 엄연히 고전부라는 배경의 특수성과 분위기를 잘 살려냈기에 아무래도 그 시리즈와 비교를 했던 건 내가 너무 과했던 건 아닌지 조금 반성하기까지 했다. 이거 원, 3편은 조금 더 일찍 읽든가 해야지.



https://blog.naver.com/jimesking/220514509591

 이건 전편의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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