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향신료 13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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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완결로 가기 전의 마지막 단편집이다. 단편집을 접한 게 얼마 전인데 또 단편집이라 김샜지만 이제 이 다음부턴 진짜로 결말까지 쉬지 않고 내달린다는 뜻이기도 해 조금은 탄력적으로 읽혔다.

 로렌스와 호로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이전과 별다를 바 없었으나 마지막 중편이 조금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양치기 소녀 노라가 등장하는데 특이하게도 화자가 노라가 아닌 그녀와 동행하는 양치기 견 에네크다. 동물 화자는 활용에 따라서는 상당히 유치해질 수 있어서 - 일단 동물이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게 말이 안 되니까. 따라서 그 화자의 행동엔 인간의 자의적인 해석이 가미될 수밖에 없으니까. - 걱정은 좀 됐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늑대와 향신료' 시리즈에서는 본모습이 동물인 등장인물이 제법 등장했던 터라 기대되기도 했다. 그냥 동물과 본모습이 동물인 신은 엄연히 다른 존재지만 동물이 인간과 독립된 존재임을 은근히 내비친 세계관인 지라 아예 동물 화자가 나온다는 게 궁금했던 것 같다. 뭐, 다 읽고나니 그렇게 기대하고 궁금해할 만한 요소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노라가 등장하는 시리즈 2권이 역대급으로 재밌는 에피소드였는데 아무래도 주인공 일행과 전혀 다른 매력이 대비 효과를 가져와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다. 그 에피소드가 재밌던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노라의 캐릭터성이 로렌스와 호로 사이에 껴서 색다른 긴장감을, 미묘한 삼간관계를 형성했던 것도 크게 한몫했다. 아쉽게도 그녀가 양치기인 터라 헤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래저래 한 번만 보기 아까웠던 역할이자 캐릭터를 콜이라는 비슷한 캐릭터로 대체한 게 아닐까 싶은데 그렇기에 노라의 완성도가 너무 커 상대적으로 콜의 입지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건 아쉬운 일이다.

 노라의 세상물정에 약한 점이나 에네크의 충직한 모습과 더불어 인간 세상에 대해 개이기에 단순하지만 통찰력이 있던 묘사가 책에 수록된 중편에 잘 드러났는데 개인적으로 이야기는 약한 편이었지만 이 둘의 여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다음 14권을 보니까 이전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일부 다시 얼굴을 비추던데 그 책을 읽을 때도 이만한 반가움이 느껴지면 좋겠다. 아마 노라의 이야기는 이번이 마지막일 텐데 전체적으로 이 세계관의 이야기가 끝을 향하는 것 같아 약간 시원섭섭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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