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향신료 12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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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이야기는 다시 요이츠를 찾아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금껏 상당히 오지랖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 로렌스네 일행은 이번에도 지도 한 장 얻기 위해 또다시 마을 규모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얘네들은 정말이지 '최소' 마을 규모의 사건에 휘말리는 것 같다. 작가가 약간 자기 복제하는 느낌도 드는 한편으로 이렇게 쓰는 것도 재능이라 생각하고 싶다. 누군가 말했듯 빨리 끝내지 않고 질질 끄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호로와 로렌스의 엎치락뒤치락하며 진도가 나가지 않는 관계가 이들의 여정에 생각 이상의 활력을 던져준다.

 지난 11권의 후기를 쓸 때 첫 번째, 두 번째 단편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12권과 연동해 얘기하면 괜찮을 것 같아 이야길 보류했다. 일단 그에 앞서 다른 얘길 먼저 해보겠다. 라이트 노벨은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매력에 기반을 둔 신생 소설 장르로 호불호도 많이 갈리고 사람에 따라선 아예 소설로 취급도 않는 등 전체적으로 캐릭터에 의존하기만 하는 작품이 많다는 것이 대다수의 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캐릭터는 극을 감상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만약 이러한 요소가 경시되면 그만큼 흥미가 떨어지는 작품도 없는 걸 떠올리면 마냥 나쁘게 볼 요소는 아닌 것 같다. '늑대와 향신료'의 경우에는 어쨌거나 저쨌거나 호로와 로렌스의 썸만으로 장장 12권 이상 시리즈 전체의 매력과 생명력을 유지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니 말이다.


 호로와 로렌스의 관계는 더 이상 신선하지도 않고 내게는 외려 식상하기까지 하지만 이 둘의 관계의 결말이 궁금한 것도 부정할 수가 없다. 최근 호로의 모습이 지혜보단 먹성과 사랑스러움이라는, 전형적으로 노리고 만든 캐릭터성을 보이는 모습이 잦아 약간 쓴웃음이 나긴 하지만 서로 대등한 듯 미묘하기도 한 둘의 관계가 적절할 때 위로를 해주고 힘이 된다는 설정은 퍽 견고하고 애틋하기 이를 데 없다. 그걸 12권이나 읽고 깨달은 건 아니지만 무릇 이야기가 정말로 후반부에 다다른 것 같아서 한번 되짚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억하기론 다음 권이 드디어 내가 읽지 못한 에피소드이기에 약간 감개무량해 이렇게 강조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나저나, 정작 본편의 지도 이야기와 요이츠 얘기보다 내 개인적인 이야길 하다니, 이게 잘하는 짓인가 싶다. 결말로 달려가기에 앞서 기껏 중간 과정도 다 밟아가고 있는 만큼 다음부터라도 좀 더 의식하고 정독을 해야 할 듯하다. 이러다가 결말까지 읽고도 별 감흥이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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