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사랑을 할까 - 트랜스휴머니즘,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12가지 질문들
로랑 알렉상드르 & 장 미셸 베스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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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극단적인 기술 옹호론자와 기술 이전에 논의돼야 할 문제를 언급하는 철학가 둘의 대담집. 프랑스인들의 대화라 그런지 가식 없이 직설적이고 양보 없는 설전이 인상적이었다. 책 제목만 보면 로봇 얘기만 나올 것 같지만 인간의 몸을 기계로 교체하는 것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준비, 신기술에 따른 정치적 변화나 SF 속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등 다방면에 대한 얘기가 담겨있었다.

 개인적으로 트랜스 휴머니즘은 우생론인가 여부를 따지는 건 너무 고차원적이고 민감한 나머지 어떨 때는 '이 둘... 지금 하나 마나 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일단은 내 이해력이 미치지 못한 걸로 여기고 넘어가려 한다. '로봇도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서도 저자 둘이 사랑을 플라토닉적인 사랑이 아닌 육체적인 사랑을 먼저 언급할 땐 '역시 프랑스인이구나' 싶으면서 이 역시 하나 마나 한 이야기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내 이해력이 저자 둘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 걸로 이해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여러 기술은 우리를 상상하지도 못한 미래로 안내해줄 것이다. 기술이란 게 늘 그래왔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존에 큰 영향을, 자칫하면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로 격하시킬 우려가 있을 만큼 초월적인 기술이라 이렇게 미리 논해보는 건 퍽 바람직하다. 난 아무래도 다급하고 독선적인 기술 옹호론자보단 철학자의 말이 더 와 닿았는데 이런 감상도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뀔지 모르겠다. 아직 인공지능의 진정한 성능이 그렇게 보급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비전공자가 상상으로만 넘겨짚기엔 좀 버거운 주제인 듯하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짧게나마 대담 형식으로 풀어나간 것도 좋았고 은근히 합의점이 있을 듯하다가 평행선을 달리는 저자 둘의 의견 차이를 지켜보는 것도 재밌었지만 묘하게 내용이 기억에 남진 않아 읽어놓고도 찜찜한 기분이다. 내가 그만큼 이공학적 지식이나 미래에 대한 사회학적 상상력이 부족한 걸로 넘어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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