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8 - 폭군들의 피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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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이 시리즈도 다음 권이 마지막이라니 참 놀랄 노자다. 7권 이후로 너무 소식이 없어서 이대로 끝을 못 보나 했는데 8권이 나오고 금방 완결까지 출간되니 감격스럽게 이를 데 없다. 솔직히 말하면 8권까지 읽었으니 정 때문에 손을 놓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박진감 넘치고 다음을 기대하게 해줬다. 이제 다음을 기대하는 것도 얼마 안 남았네.

 개인적으로 요번 8권이 도입부에 있어서 제일 충격적이지 않았나 싶다. 용과 함께 세계일주를 하는 내용에 더 이상 신선하거나 충격적일 게 있을까 싶지만 하필 이런 타이밍에 로렌스가 기억상실에 걸리다니 정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기억을 상실하면 테메레르와 함께한 그간의 여정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 문제는 비교적 완만하게 지나가지만 처음에 로렌스는 이 기억상실 때문에 일본 나가사키에서, 그것도 쇄국 정책이 극심했던 에도 시대의 일본에서 그야말로 역경을 면치 못하는데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초반부가 제일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일본을 묘사함에 있어서 내가 보고 읽은 서구권의 작품 중에 가장 고증이 괜찮았는데 단순히 유럽의 나폴레옹 전쟁사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역사적 상황을 유연하게 엮어내 풀어내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대체 역사물이 그냥 역사물보다 훨씬 재밌는 법이지만 이 시리즈의 묘사에는 정말 남다른 데가 있다.


 초반부가 흥미로웠던 반면 일본을 벗어난 이후 청과 러시아에서 펼쳐지는 격동의 중후반부는 무난하게 읽혔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판타지 소설 전반에 걸친 설정에 관한 묘사나 전쟁 묘사는 늘 따라가기 버겁다. 이번에도 간신히 맥락을 파악하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예측하는 정도만 가능했는데 그래도 엄청난 결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다음 권에서 나폴레옹이 그 문제의 러시아 전투에서 패배할 것인가, 부쩍 출연이 적어졌지만 존재감 하난 확실했던 리엔과 결판을 지을 수 있을 것인가 등 기대되는 요소가 많았다. 정말 지구 한 바퀴 돈 다음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모험의 신세계를 선사하는 테메레르와 로렌스가 많은 희생과 역경을 통과해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지... 중간에 기억이 오락가락한 로렌스 보고 자신이 그를 지목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지금보다 행복했을지 모른다고 자책하는 테메레르를 보면 적어도 일반적인 관점의 해피엔딩이 날 것 같진 않다. 그냥 추측만 할 뿐이지만 결말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이 시리즈의 평가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쯤 되니 정말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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