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마음 - 철학하는 외교관이 730일간 관찰한 핀란드 이야기
방민수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8.7






 1년 조금 넘게 일한 알바처에서 내 기대를 상회하는 액수의 퇴직금을 받았다. 그로 인해 나는, 드디어, 북유럽 여행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도전에 가까운 여행이라 위험할 순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갈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어서 빨리 비행기 표부터 끊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나라로 가지? 여러 나라를 가기 보단 짧더라도 한 나라를 진득하게 구경하고 싶어 북유럽 4개국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그리고 핀란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읽게 된 책이다.

 730일간 핀란드에서 외교관으로 생활한 저자의 이 글은 꽤 유익했다. 어디 인터넷 서점에는 '핀란드로 떠날 짐을 꾸렸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 썼는데 꽤 타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전문적인 여행 서적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철학하는 외교관'이라는 작가의 이명에 걸맞게 내용에 깊이가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한국인 입장에서 저 머나먼 핀란드란 나라를 수박 겉 핥기 그 이상으로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글 자체는 그렇게 일관적인 서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핀란드에 관련한 여러 글들이 각각의 주제에 맞게 실려 있을 뿐이라 가볍고 핵심만 짚고 넘어가기에 좋았다. 핀란드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칼레발라는 솔직히 처음 들었고 그 전설에서 말미암아 살펴보는 핀란드의 문화는 적잖이 신선했다. 너무 얘기를 깊게 하느라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딱 핀란드란 나라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아주 충분할 정도로 건드리고 빠진다. 그래서 한 번에 집중하고 읽어내려가기엔 글이 자꾸 바뀌니 구조적으로 봤을 땐 가독성이 떨어지는 감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구조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가 외교관이기에 가질 법한 시선과 사유가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른 책이었다. 지금 내 안에서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꽤나 각축을 벌이고 있는데 만약 핀란드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의 덕이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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