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향신료 10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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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슬슬 내가 읽지 않았던 에피소드에 거의 다달았다는 게 느껴진다. 시리즈의 대장정의 막을 확인하고자 이렇게 처음부터 다시 훑고 있는 중인데 이 복습도 막바지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어느 세월에 이 시리즈의 막을 확인할 수 있을는지.

 제법 긴 에피소드의 다음 권이라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 작가는 새로운 무대로 하여금 잘도 흡입력 있는 얘길 펼쳐낸다. 개인적으론 분량이 짧은 요번 편이 훨씬 가독성이나 짜임새가 좋았던 것 같다. 섬나라 윈필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국에 처한 상황이 로렌스와 호로가 개입되면서 난장판으로 발전하는 게 볼 만했다. 작가도 자각하듯  '호로의 고향 찾기'라는 본래 목적을 두고 멀리 돌아가고 있는 중이지만 한눈 팔고 있는 것치곤 에피소드 하나 하나의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다.


 작중 섬나라 윈필의 상황이 애석하게도 이래저래 모티브가 됐을 터인 영국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하필 작년에 브렉시트가 터져서 더욱 그랬던 게 아닐까 싶다. 답이 없는 쇄국 정책을 펼쳐 국민 모두의 비아냥만 산 왕국의 꼬라지가 아주 정확하진 않더라도 영국을 여러모로 연상시키는 구석이 많았다.

 시리즈 특유의 암투를 순간의 기지로 타개하는 전개는 이젠 좀 흔한 패턴이 됐지만 매번 이만큼 벌려놓고도 그에 상응하는 전략이 준비됐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요번 작에선 호로와 비슷한 능력의 소유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의 가련하고도 각오로 다잡힌 처지가 후반부에 훌륭한 카드로 활용되는 것도 지극히 드라마틱했다. 애당초 이 정도로 목숨을 걸 사안은 아니라고 로렌스와 호로도 얘길 나누지만 그래도 그들이 이해타산 이전에 논해야 할 가치는 외면하지 않아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나 컨셉, 주제의식 같은 것들이 잘 살아나지 않았나 싶다.


 비교적 짧고 굵게 끝마친 단권 에피소드였다. 아마 다음 권을 시작으로 몇 권 더 지나야 상/하로 분권된 에피소드가 또 나올 것이다. 길이야 어찌 됐든 간에 이젠 한눈 좀 그만 팔았으면 좋겠다. 다른 독자들 말을 들어보니 끝을 향해 가는 내내 자잘한 '뭔가'가 계속 나올 거라고 하는데... 다시 말하지만 이제 한눈은 그만 팔았으면 한다.

거래상의 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는 것은 상부상조가 가능한 동안뿐이다. - 1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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