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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평점 :
✅️ 사건 발생 후 휘몰아치는 감정 묘사들, 숨겨져있던 비밀들로 숨막히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페이지터너 보장!!!
✅️ 어린 시절부터 학대받아온 정하는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벌 주는 마음으로 원우와 결혼한다. 그는 그의 인생에서 패배자였고 패배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정하는 스스로를 학대했다.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폈고 홧김에 청혼한 원우는 정하와 결혼했다
사랑없는 결혼이 잘 유지될리 없었으나 서로의 생각을 모르는 체 하며 아들하나 딸하나 낳고 지지부진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피투성이가 되서 들어왔다. 그 흔적을 지우려고 화장실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던 정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는 체 하면 변기 뚜껑 위에 있는 칼로 아이들과 정하도 죽임을 당할까 두려웠다.
며칠을 모르는 척하며 애를 키우고 밥을 해먹이고 퇴근하고 올 남편을 기다리는 일상을 보냈다.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던 그 날 아침, 남편은 출근했고 그 길로 돌아오지 않았다.
Vanished(사라졌다)!!!
🔑p49
피! 온통 피였다. 세면대에도 욕실 바닥에도...변기 뚜껑 위에는 피 묻은 칼이 놓여 있다.
🔑p79
미아동의 공사 지대 부근 외진 골목에 위치한 호프집에서 심하게 부패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p84
다음 날, 남편은 평소처럼 출근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p147
내키지 않는 마음과는 다르게 아내로서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내 신세. 테아트럼 문디.
🔑p300
상원이가 사라졌다.
✅️ 소설 속에서 이야기를 주도하는 인물은 '연정하'이다.
사랑없는 결혼으로 남편에겐 미운 정도 아닌 무관심으로 대하는 여자였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 이 가정이 유지되도록 돌보는 것이 그녀의 주된 관심사였다.
남편이 사고를 치고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사라져버린 날도 아무런 감정이 없는걸 보면 예상하고도 남는다.
오로지 아이들이 남편의 일로 살인자의 딸이란 오명을 뒤집어쓸까 그 걱정만 앞섰다. 남편의 안위는 관심 밖이었다.
사건의 묘사보다는 정하의 심리 묘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지루한 일상도, 사건 후 살얼음을 걷는 일상도, 무관심한 남편을 대하는 일상까지도 정하의 무덤덤한 생각들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너무 찰지고 속시원한 표현들이라 소신 발언, 사이다 발언하는 정하의 속내에 내 마음도 뻥뚫리는 효과를 보았다.
사라져버린 남편, 손댈게 없이 바르게 자라준 두 아이, 버는 것은 부족해도 아껴가며 살아가는 정하. 겉에서 보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밀을 안고 사는 정하는 언제 모든게 들켜버릴까 하는 걱정과 생활고로 녹초가 되어가고,
힘든 엄마를 돌보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딸 하원이,
아빠 대신 이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아들 상원이까지 가족은 위태로웠다.
그 때 이 가족에게 손내밀어준 한 남자 우성. 아니 우성과 그의 아이들. 우성의 가족 또한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닌 비밀들.
그 비밀들로 유지되고 있는 현실.
순간 순간 쏟아지는 비밀들로 이야기는 계속해서 독자들을 사로잡게 할 것이다.
각자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모르는 척 해준 방법이 오히려 정하의 가족을 산산조각낸 것은 아닐까?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였어도 함께 사는 동안은 생각을 공유하며 노력했어야 하는건 아닐까?
엄마가 힘들다는 이유로 속으로 곪아가던 아이들의 입을 열 수 있도록 먼저 질문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의미없는 삶을 살며 뒤늦은 후회로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할게 아니라 좀 더 일찍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하지 않았을까?
정하의 마지막 선택은 과연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까?
수많은 질문들로 마무리되는 소설이었다.
분명 심리스릴러같은 긴장감을 주지만 마지막엔 가정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에 대한 큰 책임감을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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