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귀 뚫기
집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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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이상하게도 시작보다 포기가 더 빠른 공부였다.
새해가 되면 영어책을 사고, 영어 앱을 설치하고, 이번에는 정말 해보겠다고 다짐한다. 며칠은 열심히 하지만 어느 순간 흐지부지된다. 단어는 외웠는데 들리지는 않고, 문법은 배웠는데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나는 영어랑 안 맞아"라고 생각하고 좌절한다.
나 역시 그랬다.
영어 앞에서 작아지는 사람이 되어갔다.

<<영어 귀 뚫기>>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다. 우리는 왜 영어를 공부로만 배웠을까.
책에서 저자는 영어를 잘하기 위해 문법과 단어에 매달리기보다 먼저 듣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영어를 해석하려고 애쓰기보다 소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아이들이 생각났다.
아이들은 말을 배울 때 문법부터 배우지 않는다. 엄마 아빠의 말을 듣고, 따라 하고, 틀리면서 익힌다.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잘하게 된 것 같지만 사실은 수없이 듣고 반복한 시간이 쌓인 결과다.

생각해보면 한국어도 그랬다. 우리는 어릴 때 말하는 법을 공부하지 않았다. 듣고 말하며 익혔다. 학교에 들어가서야 맞춤법과 글쓰기를 배웠다. 그런데 영어만큼은 순서를 거꾸로 하고 있었다. 말을 배우기 전에 규칙부터 외우고 있었던 것이다.

책은 특별한 비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놀랍다. 영어를 자주 듣고, 생활 속 환경을 영어로 바꾸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반복해서 접하라고 말한다. 휴대폰 설정을 영어로 바꾸고, 영어 영상을 보고, 익숙한 드라마를 자막 없이 들어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운동도 그렇고 독서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그렇다. 하루 만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반복이 쌓여 어느 날 변화를 만든다.

이 책이 특히 마음에 남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어를 잘하는 방법보다 포기하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는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

누구나 영어 뉴스가 들리고, 영화 속 대사가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순간을 꿈꾼다. 하지만 그 순간은 기적처럼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다. 들리지 않는 시간을 견디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넘긴 사람에게 주어지는 결과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었지만 영어도 결국 같다. 오늘 듣는 10분이 내일의 10시간이 되고, 그 시간이 쌓여 언젠가 영어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영어 귀 뚫기>>는 영어를 배우는 책이면서 동시에 꾸준함을 배우는 책이었다.
영어 공부를 다짐하고 좌절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모티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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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에 과학이 와르르 - AI보다 먼저 답하게 되는 엉뚱한 과학책
이민환 지음, 김혜원 그림 / 체인지업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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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갑자기 눈 앞이 하얘지는 거에요?"
얼마 전 아이가 갑자기 물었다.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자신 있게 설명할 수는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휴대폰을 꺼내 검색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검색보다 먼저 AI에게 묻는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몇 초 안에 답을 얻는다. 편리한 세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답은 빨리 얻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 않은가.

<<질문 하나에 과학이 와르르>>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만들어진 책이다.
질문부터 던지는 과학도서.
"코딱지를 먹으면 몸에 안 좋을까?"
"좀비 버섯은 정말 있을까?"
"태풍을 폭탄으로 날려 버리면 안 될까?"

아이들이 실제로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도 책을 펼치자마자 목차부터 한참 들여다봤다.
"나 이거 진짜 궁금했는데."
"엄마, 나 이거 해볼래요."
평소 책을 읽으라고 말해야 겨우 펼치던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실험까지 해보겠다고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이의 호기심을 건드리는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됐다.

사실 나도 학창 시절에는 과학을 암기 과목처럼 공부했다. 시험이 끝나면 금방 잊어버렸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게 접근한다. 먼저 궁금증을 만들고, 결과를 예상해 보고, 이유를 찾아가도록 돕는다. 그래서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계속 생각하게 된다.
특히 초등 과학 교과연계가 잘 되어 있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개념들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무엇보다 "왜 그런지" 이해하게 만들어 주니 큰 도움이 된다.

책 속 실험들도 집에 있는 재료들로 어렵지 않게 따라 해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책. 길지 않은 설명 뒤에 핵심 과학 정보를 따로 정리해 둔 구성도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이 필요한 내용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내용은 저학년 아이가 혼자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기에는 오히려 좋은 부분이었다.

이 책 한 권이면 중등 과학까지 훨씬 쉬워진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념을 외우기 전에 궁금해하는 습관부터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 아닐까.
요즘 아이가 질문을 하면 바로 답을 알려주기보다 먼저 되묻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초등 전 학년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어린이 필독서를 찾는 부모, 과학을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재미있는 초등 과학 백과를 선물하고 싶은 부모라면 한 번쯤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
질문 하는 힘은 어쩌면 아주 사소한 호기심 하나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체인지업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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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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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꾼 "만약"이 하나쯤은 있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을 놓치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용기를 냈다면.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도 문득 밤이 깊어지면 떠오르는 질문들이다.

앤드루 포터의 <<상상 속의 삶>>을 읽으며 나는 오래전의 선택들을 자꾸 떠올리게 됐다. 이 책은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버지보다도 '살지 못한 삶'에 대한 이야기로 남았다.

주인공 스티븐은 열한 살 때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간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그리고 자신의 결혼 생활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뒤에야 그는 오랫동안 외면해 온 질문과 마주한다.
아버지는 왜 떠났을까. 그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줄거리만 보면 미스터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소설의 진짜 중심은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다.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기억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은 조금씩 바뀌고, 비어 있는 부분은 상상으로 채워진다.

나 역시 가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정확히 기억나는 장면보다 느낌만 남아 있는 순간들이 더 많다. 그때 부모님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어릴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나이가 들면서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내가 상처라고 기억하는 장면이 부모님에게는 최선을 다했던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스티븐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버지를 찾아 나서지만, 사실은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 역시 아버지를 완벽하게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스티븐이 찾아 나선 것은 사라진 아버지의 행방이 아니라,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와 실제 아버지 사이의 간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라면 어땠을까?"
갑자기 가족이 사라진다면. 평생 이유도 모른 채 살아야 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분노했을 것 같기도 하고, 끝까지 용서하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소설은 쉽게 누군가를 비난하게 만들지 않는다.
아버지의 선택이 옳았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복잡한지 보여준다. 겉으로는 다정한 남편이고 좋은 아버지였던 사람도 혼자 감당하지 못한 두려움과 상처를 안고 있었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부모였다.
어릴 때는 부모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모도 불안하고 흔들리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지금의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 스티븐의 어머니가 끊임없이 걱정하는 모습도 오래 남았다. 언젠가 아들이 자신을 원망할까 두려워하는 마음.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 아닐까.

부모는 늘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선택하지만, 그 선택이 정말 최선이었는지는 평생 알 수 없다.
<<상상 속의 삶>>은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타인과, 끝내 받아들여야 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만약"을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아무리 과거를 되짚어도 다시 살아볼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그때의 선택과 상처를 끌어안은 채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것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진실을 찾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다시 읽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남겨진 감정들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오래된 기억이 지금의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조용하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가 깊게 스며들 것이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독파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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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에 갇힌 여자 스토리콜렉터 12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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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사람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왠지 찜찜한 사람.
분명 웃고 있는데 웃는 것 같지 않고, 친절한 말을 하는데도 속마음은 따로 있을 것 같은 사람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 보는 눈이 조금 생겼다고 생각했다. 누가 진심인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살다 보면 꼭 그런 믿음을 비웃듯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마음이 전혀 다른 사람.
<<거짓에 갇힌 여자>>의 클라리스가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밀실 살인 사건과 사라진 거액의 돈을 둘러싼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전개힌다. 전직 형사이자 싱글맘인 미키 깁슨은 어느 날 의문의 전화 한 통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 클라리스와 함께 거대한 비밀을 어쩔 수 없이 파헤치기 시작한다. 순전히 클라리스의 의도대로...!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범인보다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갔다.
누군가는 돈을 숨기고, 누군가는 진실을 숨긴다.
그런데 읽다 보니 가장 무섭게 숨겨진 것은 사람의 마음이었다.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왜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걸까.
왜 어떤 사람은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 걸까.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스토리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핸드폰으로 은행거래를 하고, 공용 와이파이를 의심없이 쓰는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섬뜩했다.
누군가 나의 정보를 수집하고, 어떤 사건에 연결시킨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스트레스가 쌓이는 듯 하다.
비트코인, 가상 자산, 해외로 흘러가는 돈. 소설 속에서 타인의 정보를 아무렇게나 수집하고, 그것을 협박용으로 사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개인정보 유출의 심각성을 또 한 번 실감했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범인을 예상해 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저 사람일거야.'
혼자 탐정 놀이를 하며 확신까지 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했다. 마지막까지 누가 진실을 숨기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없었고, 그래서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됐다. 마지막에 밝혀진 진실은 내가 예상한 방향과 전혀 달랐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장 크게 속게 된다. 그 짜릿함이 좋다.

<<거짓에 갇힌 여자>>는 범인을 쫓는 이야기지만, 결국은 사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였다.
와이더닛. 그 이유가 그럴만하다 할지라도 클라리스의 행동들이 이해받을 수 있을까하는 도덕적인 질문까지 던진다.
결국 사람을 속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리고 진실은 늘 가장 예상하지 못한 곳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치밀한 반전이 있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 사건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상처까지 다루는 소설을 찾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 작품이라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북로드(@bookroad_story)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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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다면
고사카 루카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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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는 순간이 있다. "그때 솔직하게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그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을 만났다.

이 책은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두 사람, 하루카와 아키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모델로 활동하는 선배 하루카가 신입생 아키하에게 다짜고짜 결혼하자며 들이대는 장면부터, 알콩달콩 로맨스를 기대하게 한다.

소설은 점점 독자들에게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가진 무게를 느끼게 한다. 아키하는 부모님을 갑작스럽게 잃고, 동생은 큰 사고로 몸이 불편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아키하는 자신의 마음을 자꾸 뒤로 미룬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끝까지 표현하지 못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 보니, 차라리 한 번이라도 솔직하게 마음을 꺼내 보였다면 어땠을까 싶은 안타까움에 책장을 계속 넘겼다.

살다 보면 정말 힘든 순간이 있다. 하나를 겨우 해결했는데 곧바로 다음 일이 닥치고, 그렇게 버티기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면 누군가는 다 끝내버리고 싶다고, 그냥 다 놓아버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해도 그게 죽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이 소설이 더 마음에 남는 건 작가의 이야기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작가는 "남은 인생 10년"이 책으로 나오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살아만 있다면>>을 쓰면서 작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마 크고 작은 일들을 더 경험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프고 힘들어도 살아 있어야 그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 인물들의 대사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요즘 그랜드캐니언의 협곡 같은 감정 변화를 겪고 있다. 힘든 상황이 반복되는 일상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했다.
살아만 있다면, 또 웃을 날이 오겠지.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음을 기대할 자격이 있겠지.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너무 늦기 전에 한 번쯤은 그 마음을 꺼내 보여도 괜찮겠지.

요즘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하기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기 마음을 자꾸 미루는 사람, 그리고 지금이 조금 힘들어서 다시 살아갈 힘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책이 닿길 바란다.
살아만 있다면,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서평은 오팬하우스(@ofanhouse.official)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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