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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일
채수아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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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이론이나 정답을 내세우는 대신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 속에서 겪은 사랑과 오해, 그리고 묵묵히 버텨낸 날들을 기록한 에세이집.
작가는 17년의 시집살이를 겪으며 몸과 마음이 무너졌던 시간을 숨기지 않는다.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좋게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록된다.
상처의 한가운데서 써 내려간 일기,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배운 사랑의 언어,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가족과의 오해가 조금씩 풀리던 순간들까지.
삶의 굴곡진 장면들이 담담한 문장으로 이어진다.
사람이 미운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늘 그렇게 요란하지 않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랑은 큰 결심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스며드는 감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미워하는 과정 속에서도 사랑은 자리를 잃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그 크기를 키워간다. 저자는 그 과정을 부풀리지도, 감추지도 않는다. 그저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 그 솔직함과 용기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지만 저자는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이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를 확인시킨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는 마음, 쉽게 판단하지 않으려는 태도, 미워하지 않기 위해 애썼던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 결국 사람을 살리고, 나를 다시 살게 한다는 것을 지나온 시간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교사였던 작가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제자들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힘든 시집살이 속에서도 시어머니의 삶을 먼저 헤아린다.
그렇게 힘들게 했던 시어머니임에도, 에세이 곳곳에는 시어머니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리움이 스며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타인의 이야기를 읽고 있지만, 어느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관계 속에서 나는 충분히 애써왔는지, 누군가를 진심으로 그리워한 적이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당신의 마음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미워하는 마음도, 힘들어하는 마음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으로 전해진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서 저자는 사랑이 때로는 우리를 무너뜨리지만, 다시 사랑으로 일어나게 한다고 조용히 말한다.
지금 너무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을 독자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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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0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는 순간이 많았다. 간절한 기도와 함께 시어머님에 대한 원망이 너무 커서 마음이 지옥이었다. 깊은 묵상에 잠겼다. 어머님의 죄의식과 어머님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아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마음으로 느껴졌다.
>밑줄_p69
참으로 상처가 깊었던 한 가족을 만나, 나 또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여리고 감성적이며, 세상 물정 모르고 하하 호호 웃던 아가씨가, 어느새 동치미를 닮은, 백김치를 닮은 여인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를 산다. 때로는 고민거리가 있어도, '오늘 하루만 잘 살자'는 내 매일의 다짐이 있기에, 난 오늘도 씩씩할 수 있다.
>> 이 서평은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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