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감정 동물원 북멘토 그림책 37
제임스 오 브라이언 지음, 김설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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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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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역시 어른만큼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마음을 설명할 말은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고함을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울고 떼쓰는 방식으로 감정을 꺼낸다. 우리 집에서도 비슷하다. 아이들이 다툴 때면 늘 같은 말이 나온다. “미워”, “짜증나”, “으악”. 마음은 복잡한데, 표현은 단순하다. 단어를 모르니 감정이 뭉뚱그려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평소에 자주 묻는다. “지금 기분이 어때?” 싸우지 않을 때도 감정을 말로 꺼내보게 한다. 언젠가는 다툼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막상 표현하려 해도 단어가 없으니 아이도 답답해한다. 그럴 때 꺼내기 좋은 책이 바로 『북적북적 감정 동물원』이었다.

이 책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동물들의 표정과 행동,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자신 잡아먹으려 하는 사자를 보며 '긴장한' 영양. 넓은 바다를 헤어치며 '행복한' 돌고래. 어떤 다리로 포크를 잡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문어.
아이는 글을 몰라도 장면을 보며 “아, 이런 게 이 감정이구나” 하고 연결하게 된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라면, 자신이 느꼈던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는 시간이 된다. 감정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되는 장면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그림책을 읽다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이 특히 좋았다.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감정을 말해보는 과정에서, “그때 나는 짜증난 게 아니라 속상했던 거였네”라는 말이 나왔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또렷해지는 느낌이었다. 감정을 아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말로 표현하는 단계까지 이어지는 경험이었다.

이 책은 감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마음을 꺼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감정을 정확한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드는 그림책이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북멘토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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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대도둑과 세기의 탈주극
솔레다드 로메로 지음,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 그림,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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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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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도둑 사건과 기상천외한 탈주극 18가지를 한 권에 담아낸다.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방법으로 실행했으며, 결국 어떻게 끝났는지까지 한 흐름으로 보여준다. 마치 단편소설 모음집처럼 흥미진진하다.

읽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이야기 방식이다. 요즘 우리가 익숙한 긴 글이 아니라, 예전 신문 기사처럼 핵심만 빠르게 전달하는 구조다. 사건의 중요한 장면을 콕 집어 보여주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여기에 장면을 살려주는 일러스트가 더해져, 글을 읽는 동시에 그림으로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훨씬 쉽고 빠르게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문득 한 작가가 떠올랐다.
애거서 크리스티. 나를 미스터리의 세계로 이끌어준 작가다. 그의 작품은 자극적인 장면 대신, 사람들의 말과 작은 단서를 쌓아 올리며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읽는 재미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따라가는 데 있다.
이 책에 담긴 사건들은 마치 그런 미스터리 소설을 현실로 옮겨놓은 것 같다.
조국을 위해 ‘모나리자’를 훔친 남자,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하이재커, 치밀하게 다이아몬드를 노린 범죄자들까지. 이야기만 보면 소설 같지만,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 놀랍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게 정말 현실이라고?”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탈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준다. 감옥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탈출하기 위해 짜낸 방법들은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비옷으로 만든 보트, 손수 만든 열쇠, 몸을 활용한 탈출까지. 이렇게 뛰어난 머리와 치밀한 계획을 왜 이런 방향에 썼을까 싶어, 속으로 탄식이 나올 정도다. 감탄과 씁쓸함이 동시에 남는다.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로운 사건들이라 생각하며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사람의 생각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읽다 보니 점점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가 궁금해지면서 속도가 붙는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나 미스터리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자극과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한다.



>> 이 서평은 AK커뮤니케이션 (@ak_communications)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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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실격 시즌 1 - 이걸 영화라고 찍었냐
Zinn 지음 / 9월의햇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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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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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실격>>의 최감독을 보면, 망한 이후의 모습에서 그의 진짜 마음이 보인다.
질투하고, 초조해하고, 인정받고 싶어서 무리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사람은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 더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은 최감독의 실패 이후의 시간을 끝까지 따라간다.

첫 영화가 ‘망한 순간’에서 멈추지 않고,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시간을 보여준다. 데뷔작 실패 이후 10년 동안 다음 작품 하나 못 찍는 삶.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은 점점 작아지고, 기회는 더 멀어진다. 꾸준히 버티다 결국 빛을 본 감독들도 있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제자리에 서 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잔인하다.

그렇다고 최감독의 상황을 지나치게 어둡게만 그리지는 않는다.
최감독이 평점을 올리기 위해 지인 아이디를 끌어모으는 장면은 분명 우습다. 씻지도 않은 채 머리를 벅벅 긁으며 모니터를 들여다볼 것 같은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그런데 웃음은 오래 가지 않는다. “여기서라도 인정받고 싶다”는 절박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유머는 장식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으려 버티는 방식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영화계 뒷이야기를 엿보는 기분이라 흥미로웠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인정받고 싶어서 무리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게 되는 과정. 어느 직업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특정 업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패를 겪어본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이런 모습은 최감독의 생각과 행동에서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거, 내가 쓴 시나리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 한 문장에는 부러움과 자책이 함께 담겨 있다.
또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영화를 찍어야 하나”라는 질문은, 꿈과 생존 사이에서 흔들리는 순간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영화계 소설이 아니라,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다.
잘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멈춰 선 기분이 드는 사람,
한 번의 실패 이후 다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어쩌면 최감독과 닮은 사람들 말이다.

웃을 준비를 하고 펼쳤다가, 어느 순간 웃음이 멈춘다.
화려한 성공 대신, 초라한 버팀의 시간을 끝까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 더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이다.


>> 이 서평은
9월의햇살 (@ss9wol)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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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 긴 겨울을 지나온 당신에게 건네는 봄의 위로
온벼리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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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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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어른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상처를 지나며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라고.
이 책을 읽어보면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고통을 숨기지 않는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며 겪는 두려움과 무너짐을 그대로 보여준다. 버거운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독자의 고통을 꺼내 마주하게 한다.
저자는 끝까지 ‘이겨내야 한다’는 말 대신 ‘버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낸 것 자체에 박수를 보낸다. 충분히 잘 살아왔다고 위로한다.
또한,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를 고쳐야 할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온전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 변화가 이 책의 중심이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의 상태를 자신의 잘못처럼 끌어안고 무너지는 순간들,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 속에서도 하루를 겨우 버텨내는 시간들. 그리고 어느 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는 장면. 그때 비로소 저자는 자신를 용서할 수 있었다.

읽는 동안 자꾸 내 삶이 겹쳐 보였다.
아이 넷을 키우는 시간 속에서 기쁨도, 슬픔도, 버거움도 몇 배로 쌓여왔다. 한 고비 넘겼다 싶으면 또 다른 일이 이어지고, 잠시 안심한 순간을 비웃듯 새로운 문제가 찾아왔다. 마치 끝나지 않는 이야기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 안에서 나는 늘 선택이 아닌, 감당해야 하는 사람으로 서 있었다.
그래서일까.
저자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주어지냐”고 묻는 장면에서 마음이 멈췄다. 그 질문이 낯설지 않았다. 버틸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이라면, 왜 이렇게까지 버거운지 묻고 싶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결국 눈물이 났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함께 울고 웃고 버티는 시간 같았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숨겨놓지 않았다. 중요한 건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다정함이 생긴다는 것도.

이 책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을 버티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래서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는다.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나는 나 자신에게 다정한지.
주변으로 돌보느라 본인에게 가혹한 분들께, 이 책이 닿길 바란다. 당신에게도 저자의 다정함이 닿아 위로가 되길.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더케이북스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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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이야기 - 사랑도 운명도 스스로 쟁취하는 조선 걸크러시 스토리
황인뢰 지음 / 예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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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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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넘는 건 도둑만이 아니다. 내 삶도 스스로 넘을 수 있다."
<<장미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다.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선택의 문제. 조선의 걸크러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장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흘러가지 않는다’.
몰락한 가문의 후손으로 태어나 기생의 수양딸로 살아가지만, 환경에 맞춰 자신을 줄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쓰고 머리를 굴리며 스스로 길을 만드는 그녀. 특히 궁궐로 들어가는 선택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녀가 스스로 넘은 경계다. “담장을 넘는 건 도둑뿐만이 아니야”라는 말이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 이어진다.

장미는 감정에 휩쓸려 움직이지 않는다. 한 번 멈추고, 생각하고, 스스로 납득한 뒤에 선택한다. 봄의 새잎이나 계절의 변화로 감정을 빗대는 장면들이 반복되는데, 이게 단순한 분위기 연출이 아니다. 인물이 결심에 가까워지는 순간을 조용히 보여준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제 선택하겠구나”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소설 속 사랑조차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르는 것’으로 그려진다.
궁궐이라는 공간은 권력과 관계에 휘둘리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장미는 그 안에서도 감정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누굴 좋아할지, 어떻게 다가갈지 스스로 결정한다. 그래서 로맨스가 단순한 설렘이 아니라, 삶의 방향과 연결된 선택처럼 다가온다.

여러 장면 속에서 굳건하게 자신의 뜻대로 사는 장미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진진했다.
궁궐이라는 닫힌 공간에 들어가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태도, 부당한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는 모습, 그리고 결정을 앞두고 길게 숨 고르는 순간들. 운명을 밀어붙이는 장미가 또 어떤 일을 할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스토리나 사건보다, 장미의 선택들을 보며, 나는 내 삶의 어디까지를 직접 선택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역사 소설과 걸크러시의 만남. 퓨전드라마 보듯 신명나게 읽은 작품이었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예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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