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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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둥.
악마가 탄생하는 순간을 보고 말았다. 분노에 사로잡혀 눈 앞의 걸림돌을 치우듯 사람을 해치우는 악마들. 이번엔,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다.

💥 고등학교 문학선생님이었던 킴볼. 그는 자신이 수업 중이던 교실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후 학교로 복귀하지 못한다.
그때의 일을 만회한다는 마음으로 경찰이 된 킴볼. 그는 스버슨 부부 살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용의자 릴리를 쫓다 목숨을 잃을 뻔 한다. 게다가 용의자를 사랑하게 되는 킴볼. 결국 경찰을 그만두고 사설탐정이 된 킴볼은 헨리라는 이름으로 탐정일을 시작했다.
구글 검색으로 사설탐정을 찾던 조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요청했고, 자신을 가르치던 킴볼 선생님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조앤은 자신의 남편 리처드가 팸이라는 직원과 바람을 피는 것 같다고 조사를 의뢰한다. 심증만으로는 소송할 수 없으니 정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조앤. 몇 가지 질문 후 헨리를 조앤의 의뢰를 맡기로 한다.
리처드와 팸을 매일 지켜보던 헨리는 드디어, 매주 금요일마다 간다는 빈 집으로 그들을 따라간다. 차를 세우고 현장 사진을 찍으려는 그 때, 몇 번의 총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올라가 보니, 팸을 죽이고 자살한 리처드.
헨리는 그렇게 모든 진술을 하고도 뭔가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히고 마는데....

✒️p51
조앤에게는 언제나 적이 생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p64
"두에인을 죽여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중략) 조앤은 두 손을 펼쳐 앞으로 내밀며 어깨를 으쓱했다. 리처드는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 채 한마디 덧붙였다. "완벽한 계획이야."
✒️p168
긴장과 흥분을 동시에 느껴졌다. 나는 사람을 죽일거야. 조앤은 이런 생각을 하며 머릿속에서 살인 계획을 실행해 보았다.
✒️p220
리처드는 자신은 그날 밤에 그 폭풍 속에서 새로 태어나 이 땅에 발을 딛게 되었다는 말을 조앤에게 하고 싶었지만 지나치게 과장하고 싶지는 않았다.

💥 10만 독자가 선택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후속작!!!
💥 악마를 잡기 위해 살인자와 손잡는 이야기.
💥 살인자를 사랑한 형사.

1장은 킴볼의 제자가 찾아와 남편의 뒷조사를 의뢰하는 사건과, 15년 전 조앤이 조앤의 가족들과 여행간 케너윅에서의 사건이 교차하며 그려진다.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쫀쫀하게 긴장감을 이어간다. 그러다, 악마가 탄생하는 순간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

2장은 리처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네 명이다.
그 중 한 명인 리처드.
살인을 상상하는 머리 속, 어떤 순간에도 감정이 담기지 않는 말투,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시선, 기복없는 감정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속 소년이 생각나는 캐릭터였다.

3장은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남기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죽게 된다.
헨리가 리처드와 팸의 죽음이 미심쩍어 도움을 청한 곳은 릴리. 자신을 죽일 뻔한 살인 용의자 릴리와의 인연도 평범하진 않다.
경찰을 그만두게 한 사람과 아무도 모르게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는 킴볼도 정상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제대로 미친 사람들이었다.

모든 것이 얽히고 설킨 이야기.
악마와 악마가 손을 잡고, 악마를 잡기 위해 악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스릴러.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처럼 마지막까지 사연이 숨어 있는 소설이니 마지막 한 줄까지 꼭 읽어야합니다.😲

악마의 속삭임에 농락당하는 사람들.
속도감 있는 전개💥
대반전 스토리💥
페이지터너 보장💥

<죽여 마땅한 사람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의 충격을 이어갈 <살려 마땅한 사람들> 꼭 보세요. 너무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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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페이지 저자, 송섬별 역자 / 반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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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전한 '나'로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글이었다. 다시 태어났다는 표현은 맞지 않았다.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는 걸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을 뿐!

✍️p38
내가... 나일 수 있는 다른 차원으로 모험을 떠나던 그때. 그저 어린 소년이 아니라 남자, 사랑에 빠지고, 상대에게서 사랑받을 수 있는 남자이던 때. 어째서 우리는 그 능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이층침대는 하나의 왕국이었고 나는 소년이었다.
✍️p51
"나는 그저 네가 최선의 삶을 살길 바랄 뿐이야... 널 보호하고 싶은 거란다...네가 힘든 삶을 살길 바라지 않아." 이런 정서는 내게 스며들지 않고 미끄러져 흘러갔다.
✍️p111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우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의 커밍아웃은 선택했다기보다는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 것이었지만, 맞다, 그건 내가 나 자신을 위해 한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p126,127
널 도와주고 이해해 줄
다정한 사람이 나타날 거야
너를 닮은, 따스한 손을 필요로 하는 사람
ㅡ 길을 걸으며 그 곡을 들었다.(...) 그 이유는 남들과는 다른, 좀 괴상한 것이었다.

🌙
이 배우는 영화 '주노'를 통해 알게 됐다. 자그마한 체구였지만 당찬 캐릭터에 아주 딱 맞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풋풋한 고등학생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푹 빠져 보았던 기억이 난다.

우연히 본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만난 그녀가 괜시리 반가웠다. 꾸밈없는 연기도 여전하다 하며 보던 중에 긴 가발을 쓰고 나타난 시즌 3가 기억난다. '뭐지?'라는 생각에 검색해본 기사엔 왠 남자가 앉아있었다.

엘리엇 페이지. 그를 그렇게 처음 만났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읽어볼 수 있다는 생각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책을 읽기도 전부터 많은 상처를 받지 않았길 바라게 되는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읽었다.

🌙
4살, 그때부터 이미 자신의 몸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이 다름을 알았다고 한다.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 자신의 몸과 자신이 생각하고 바라는 몸이 다르다는 것은 큰 왜곡이었다. 젠더 디스포리아(*성별 불쾌감)를 자해, 폭음, 거식증 등으로 표출했다.
철저히 자신을 벌 준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영화는 꾸준히 찍었고. 꾸준히 누군가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이해받고 싶어했다.
영화가 잘되서 점점 세상의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되기 시작했고, 반면에 자신의 젠더 문제가 들킬까봐 벽장 속으로 점점 숨어드는 엘리엇이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영화 배우, 그러나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동성애자.
둘의 간극은 자신의 성의 왜곡만큼이나 컸다.
심리 상담을 받아도, 약을 먹어도, 점점 심해지는 공황과 공허함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20대의 이야기로 다시 10대의 이야기. 또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등 다소 어수선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엘리엇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는지를 추측하게 했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쏟아낸 이야기들은 마치 그동안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느낌이었다.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그런데도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온전히 자신을 자신답게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젠더 디스포리아를 겪는다. 열심히 운동해 가꾼 슬림한 복근처럼 가슴도 그러길 늘 바라는 엘리엇은 트렌스젠더라고 또 한 번의 커밍아웃을 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아픈 일을 겪지만 그래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답게 살고자 했던 그의 선택은 유방절제술까지 받게 한다.

그는 웃통을 벗고, 수술자국이 남은 상체를 공개한다. 아주 환한 큰 웃음이 만연한 얼굴은 그동안의 상처와 고민과 눈물을 보상받은 듯 보였다.
그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다.
사랑하는 엄마도, 사랑하는 여인도, 어쩔 수 없었던 나를 사랑하는 일.
사는 내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제대로 살고 싶었던 그였다. 그의 모든 선택은 뼈를 깍는 고통이 뒤따랐지만, 이제부턴 환한 미소만큼이나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제일 어려웠던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서툰 모든 분들께 엘리엇 페이지의 치열함을 느껴보시길 추천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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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이용약관
케이시 지음 / 플랜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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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이용약관
#부정적인감정들은함축적으로
#행복은짧게끊어서오래쓰겠다
#케이시
#플랜비

✒️ 불안을 보는 시선,
🔸️내 손가락은 터칠르 벗어나 고유의 기능인 '가리키기, 집기, 쓰기'를 되찾았다.
🔸️난 막연한 불안감이 들 때 끄적인다. 몰라서 두렵기 때문이다.
🔸️흐른다는 건 사이에 존재한다는 의미였다.
🔸️어른도 아프다. 어쩌면 통증이 더 넓고 깊게 박히는 것 같다.
🔸️상처 난 과일은 무르지만 씨앗은 단단함을 잃지 않았다.
🔸️결론은 안고 살기였다. 사랑으로 안자. 어깨에 짊어지면 짐이지만 가슴으로 품으면 사랑이 되는 것처럼.
🔸️불안은 썩은 이를 뽑는 것처럼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것인 줄 알았지만, 머리를 자르고 손톱, 발톱을 자르는 것처럼 다듬는 것이었다.
🔸️불안은 정확히 내 상상력만큼 커졌다.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면서 내가 보는 게 옳다고 믿는 쉬운 선택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난 파도는 잘 피했지만, 인생 문제를 피하려다 엉뚱한 데서 깨고 말았다.
🔸️나를 원심분리해 나를 수식하는 것들을 줄이면 남는 건 '나', I. 얼마나 심플한가. 또한 얼마나 중요한가.

✒️ 삶을 보는 시선,
🔸️표현은 세계를 확장하는 확실하고 훌륭한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고 입력 중...일 때 끼어들면 못 쓴다.
🔸️기대가 없다면 사랑이다.
🔸️징징대는 것보다 자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듣는 에너지가 더 기분 좋다.
🔸️일상의 내 행동이 1%만 달라져도 1년 후 도착지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작은 우연에서 기회들이 잉태했다.
🔸️버킷리스트를 지운다. 이 리스트를 취소선으로 가득 채우는 게 가장 나답게, 성공적인 삶을 산 증명서라고 본다.
🔸️후회도 자책도 할 필요 없이 나는 부분적으로 맞았다. 틀리지 않았다.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옳았다.
🔸️구걸하듯 원하고 기대하면 작고 초라해졌다. 그렇게 매몰됐다. 파생상품이 위험한 이유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가짜를 진짜로 알고 살다가 뒤늦게 다시 사춘기가 왔다. "진짜 내가 누군데!"
🔸️내 주변에 미치는 힘의 방향도 원심력에서 구심력으로 변한다.(...) 덕분에 나는 더욱 진해졌다.
🔸️삶은 편집하기 전의 영화 필름과 같은 것이다.
🔸️자책 지지, 자기 비하 안 돼! 밤샘 그거 위험해! 비교하면 혼나! 쓰읍!
🔸️행복은 사춘기와 갱년기를 섞은 것처럼 변덕스럽다.
🔸️소중한 것들은 소중하지 않아 보이는 가면을 썼다.
🔸️싸워서 소송으로 이어지는 길게는 몇 년간의 지난한 싸움보다 짧은 사과가 인생의 귀한 시간 낭비를 막는 것이다. 변호사 빼고는 모두 패자다.
🔸️치유와 회복이 이뤄지는 곳을 많이 찾는 게 인생의 재미다.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를 가진다.
🔸️"와! 오늘 가능성 한 번 터뜨려 볼까?"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에는 억압의 씨앗이 숨어있었다.

🎐이 작은 책 한권 전부를 밑줄 그을 뻔 했다.
그러다 연필도 필기 하는 것도 내려놓고 읽기만 했다. 읽다가 끄적이는 노트도 깨끗했다.
책을 읽는 행동 이외엔 (그리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작가님의 글은 불안에 대한 글과 삶에 대한 글로 나뉘어진다. 카테고리 별로 작가님의 명제를 적어보았다. 몇 개만 적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만약,
이 책이 너무 궁금한데 시간이 없다면 맨 마지막 한 페이지라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책 내용을 한 페이지에 다 담아낸 작가님의 능력에 소름 돋았어요.👍 )

진지하면서 가끔 농담도 던지는 책.
불안을 다독이는 책.
인생을 진실되게 바라보는 책.
많은 분들이 공감하며 읽을 책이라 추천해봅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에세이
#에세이추천
#불안에세이
#인생에세이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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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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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이경옥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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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오는건사람이아니라사랑이야
#아오야마미치코
#빚은책들
#2022년일본서점대상2위작품

✨️ 부와 레이
교환학생으로 멜버른으로 온 레이는 아무하고나 가볍게 친해지는 부와 만나게 된다.
편할 때 연락하라는 부는 가끔 깊은 눈빛이 되곤한다. 늘 혼자였던 레이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지만, 늘 혼자였다.
그랬던 레이에게 다가와준 가볍고 촐랑거리는 부는 친구로 딱 좋았다. 편할 때 연락할만한 딱 그정도의 애였다. 그래서 기한부 연애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유리, 잭, 에스키스)
✒️p35
"응. 레이가 일본에 돌아가는 날까지 기한을 정하는 거지. 귀국한 뒤에도 계속 사귀자는 얼뜨기 같은 말은 안 할게. 헤어질 때 질질 짜며 매달리는 촌스러운 짓도 안 할 거야."

✨️ 무라사키와 소라치
아르브르 공방은 미술상과 화가용 액자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곳이다. 미대 4학년 때부터 알바를 시작으로 서른 살이 된 지금까지 주어진 일에만 열심히 일했다. 그 때 나를 면접 본 무라사키 씨는 사장이었고 틈틈히 액자 만들기를 가르쳐주셨다. 어느 날 액자를 의뢰하러 온 카페 사장님께서 보여준 그림들 속에 '에스키스'가 있었다. 대학교 3학년 때 멜버른에서 만난 잭의 그림이었다. 사장님에게 이 그림의 액자를 꼭 자신이 해보고 싶다는 소라치....(+잭, 엔죠지, 타치바나, 에스키스)
✒️p97
정말로 무라사키 씨가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말하는 걸 처음 보았다. 평소 과묵한 그 가슴속에 이만큼 많은 생각이 들어차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꿈을 꾸지 않으면 안 돼"라는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응축되어 있었는데.

✨️ 스나가와와 다카시마
마흔여덟의 스나가와 만화가, 그의 어시스턴트로 일는 다카시마. 둘의 관계는 그랬다.
다카시마에게 콘티 그리는 법, 펜선 작업 하는 법을 아주 기초부터 가르쳐준 뒤 16매 짜리 만화를 만들어낸 천재였다. 그런 그가 울트라 만화대상 수상을 했다니 쪼그라드는 마음이 드는 스나가와였다. 반면에 아주 기뻐하지도 나서서 자랑하지도 않는 다카시마를 보니 괘씸한 마음도 드는 스나가와였다. (+에스키스, 카도르 주인장과 여종업원)
✒️p136
못생기게 그려도 그게 나에게는 '나'다. 재능이 없다고 계속 평가받으면 정말로 그런 인생밖에 살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남들의 평가만 신경 썼던 것은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 그와 그녀
수입 잡화점 '릴리알'에서 일하는 '나'는 쉰살에 전직을 하는 상황이었다. 어디도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다행히 지금의 사장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꼿꼿하고 활발한 연애를 이어가는 멋진 여성이다.
자신도 늦은 나이에 시작한만큼 사장님처럼 멋진 노후를 보내고자 마음먹었고 열심히 일했다. 하루를 바삐 움직였다.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말로 상처 준 '그'에게 보란듯이 멋지게 커리어를 쌓고 싶었다.
공황장애가 찾아와 유급휴가까지 쓰게 된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유리, 부, 레이, 다카시마, 스나가와, 에스키스)
✒️p205
"물론 맘껏 살ㄹ지. 그렇지만 있잖아, 난 말이야, 인생은 몇 번이나 있다고 생각하거든. 어디서라도 어떤 식으로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이야. 그런 사고방식이 좋아."

✨️ 잭
곧 떠나는 레이를 그려달라는 부.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잔뜩 긴장한 레이, 실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부,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둘의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순간, 그 때 이 에스키스는 완성되었다.
✒️p247
아아, 좋은 그림이다.

💞 인연이라는게 무 자르듯 단박에 잘리지 않는다는 말은 종종 듣게 된다.
세상 참 좁다는 말처럼 언젠가 또 한 번 우연히 만나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든 지나간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다.
<에스키스>라는 초상화로 이어진 붉은 실의 사람들.
그들의 크고 작은 사연들로 4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은은하게 퍼지는 물을 머금은 수채화처럼,
보이지 않은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는 인생사.
새삼, 몇 안되는 인연들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 여운이 남아 책이 덮이기 전에 찍어봤어요. ☺️)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간청해봅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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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
김준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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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소설이지만, 정말 이랬다면 좋았겠다. 내심, 행복한 상상을 해 본 시간이었다.

📸 1900년 파리에 도착한 청년 허의문.
그는 만국박람회에 참여하는 목수였다. 비록 18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상황 판단이 빨라 대처를 잘 했고, 무엇이든 금세 배워 일손을 도왔다. 입은 무거웠고 말수가 많진 않았지만 듣는 이도 깜짝 놀랄만큼 일본어,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해냈다.
손바닥, 손마디 어디 하나 성한데 없는 베테랑 목수와 비교해보면 말도 안되는 손을 가진 허의문.
싸움꾼 손을 가진 그가 목수로 신분을 숨키고 와서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야기는 박지현이 2023년 파리 에펠탑에서 흐릿한 흑백사진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진 속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대한제국관을 배경으로 찍은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양장을 입은 조선인, 그 옆에 선 프랑스 여인.
둘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p60
그 당시 조선은 일본, 청나라, 미국, 러시아 등 주변 열강의 이권 다툼으로 나라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시기였다. 그런데 고종은 행사 주최 측에 엄청한 비용을 지급하면서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했다.(...)
그렇게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참가할 가치가 있었을까?
💥p61
'대한제국에 관한 기사 삭제 요청.'
이런 내용의 기록은 여러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발견된다. 누가, 어떤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기사를 신문사와 잡지사에 실어 달라고 제보한 사람은 알 수 있었다.
프랑스 여인 르네 보부아르.
💥p72
외부에서 봐서 없다면 내부에 있는 것이다.
X-Ray 촬영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꼭 찾아내야 한다. 분명 허의문은 여기 악기 중에 숨겼다.'
💥p74
"뭐가 아니냐. 이놈아? 지금 네 얼굴에도 대번 티가 난다. 이렇게 먼 곳까지 사람을 보낸다면 필시 큰일일 텐데, 어쩌려고 너같이 어린 녀석에게...쯧쯧!"
불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김덕중은 혀를 찬다.

💧
이 소설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여한 허의문이라는 청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거 허의문이 양아버지 헐버트를 만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파리로 가게 되는 이유를 알게 한다.
이 모든 과거는 한 프랑스 여인이 남긴 수첩을 통해서 알게 되는데 이를 발견한 것은 2023년 박지현을 통해서다.
그녀는 대학 시절 헐버트라는 사람이 고종과 매우 친밀한 관계였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고 이 사람이 적극 추천해서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자료를 조사하던 중 실마리를 찾게 됐고 파리로 떠나 허의문과 함께 있던 르네라는 프랑스 여인이 남긴 기록을 찾게 되는 것이다.

허의문이 파리에 온 것은 만국박람회에 참여해 대한제국이 자주적인 나라임을 널리 알리는 것이 표면적인 임무였다.
하지만, 그의 목에 걸린 가죽지갑 속의 필름이 주된 임무였다.
일본은 그가 자금을 모으러 왔다고 생각해서 호시탐탐 뒤를 캐고 다녔고, 아주 가까운 곳에 일본 앞잡이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모르게 임무를 완수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숨겨야만 했다. 깜쪽같이 숨긴 그것은 123년이 지난 후 박지현의 손에 도착하는데...
과연, 그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까.
그 증거는 무엇을 증명해 줄 수 있을까.

소설은 흥미진진했다.
이미 결과를 다 알고 보는 드라마였지만, 크고 작은 장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말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해피 엔딩을 상상하게 했다.
작가님은 새드 엔딩과 해피 엔딩을 동시에 준비하셨다. 우리가 모르는 역사의 한 부분이 정말 이랬으면 어땠을까 바라게 됐다.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들 중에 가장 새로운 결말임은 분명했다.
(궁금하신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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