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2012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는 새해가 되었다고 들뜨지도 않고 거창한 계획을 세우려는 노력도 사라진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가 똑같으니 이렇게 별일없이만 산다면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도 막 파이팅하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점점 더 침울(!)해지는 것 같아서 사실 좀 걱정이다. 왜이렇게 의욕이 없는가... 멍하게 공상만 하고 있을 나이는 이미 한참 지났건만, 난 여전히 공상과 망상에서 헤엄치고 있고 당당한 백수가 되었다. 가장 무서운 적은 자기자신이라는 말. 공감한다. 누구보다 사랑해야할 내 자신을 끝없는 걱정, 나태, 좌절 속으로 밀어넣지 말아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목표를 정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행복해지자. 알라딘 신간평가단의 한 명이라는 것도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런 의미에서 주목신간을 써내려가 본다.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틱낫한 지음)

 

그래, 바로 지금 이 순간이야.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그 순간의 기쁨에 감사할줄 아는 사람이 되어볼테다.

 

 

 

 

 

 

 

 

 

밤은 책이다(이동진 지음)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책이다. 그가 하얗게 밤을 지새며 읽었을 책이 궁금해진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씨(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

 

동물들이 주인공인 우화집으로 기존에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전복시키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항상 유머있고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줬던만큼 이 책에서도 정형화되지 않은 독특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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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소울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1
성석제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진짜 자주 생각한다. 먹기 위해 사는건 아닐까 하고. 직장인들이 출근한 즉시 하는 생각이 '언제 퇴근하지?'라는 일명 직장인 뇌구조 그림을 본적이 있다. 그런데 잠깐.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가해야 한다. 점심 먹고 들어와 업무를 시작할 때면 머리 속은 또 '저녁에는 뭐 먹지?'하는 고민으로 가득차기 시작한다는 것! 온갖 음식종류를 다 떠올리고 되새기느라 막상 저녁이 되면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는 이 재미난 삶의 사이클이여... 과연 인간은 먹기 위해 산단 말인가. 아니 나는 무엇때문에 산단 말인가...

 

이 책은 국내 인기작가들이 인생에서 기쁨, 슬픔, 찬란함, 회한 등을 함께 공유했었던,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각자의 '소울푸드'들을 소개한다. 단순한 음식이야기가 아니어서 더 가치 있다. 

얼마전에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를 봤는데 가수들이 산울림의 곡들을 편곡해서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김창완 씨가 그 모습을 보면서 한마디 한마디 하는데 참 정겹더라. 이 아저씨는 노래도 노래지만 연기도 참 맛깔나게 잘하시지 않던가. 아저씨도 책의 한 꼭지를 담당해 자신의 소울푸드를 소개하신다. 수제비 가게에서 어울리지도 않게 흘러나오는 비틀즈 음악을 들으며 어릴적 개구리, 참새, 뱀, 메뚜기 잡아먹던 추억을 떠올리고 수제비에서 나는 들깨향기를 맡으니 병환으로 고생하셨던 아버지가 떠올라 마음 아파한다. 아저씨, 어쩜 이렇게 글도 잘 쓰십니까... 아, 인간의 다재다능함이여!!!      

 

혼자서 고독해하며 먹었던 음식들, 벗들과 함께여서 더 맛있었던 음식들... 지금까지 살면서 엄청나게 섭취했을 음식들 중에 아직 나의 소울푸드는 없는 것 같다. 소울메이트 찾는 것만 하늘에 별따기인줄 알았는데 소울푸드 찾는 일도 꽤나 힘겨운 일이 될것 같다. 이건 아직 내 인생의 결이 진하지도 굵지도 않다는 것이겠지. 아직도 나는 너무 두꺼운 벽에 쌓여 있구나 라는 자성을 하게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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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황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칼과 황홀 -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인생의 순간순간에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떠오르는 추억 하나하나가 음식이라는 건 그 맛의 정도를 떠나 그동안 배곯고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기쁨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이 책은 음식을 통해 떠오르는 추억을 하나씩 하나씩 펼치면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물론 작가처럼 해외를 이곳저곳 여행하면서 그 곳의 음식들을 맛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곳도 역시 사람사는 곳이어서 인간사 보편적 감정들을 어렵지않게 공감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다가 갑자기 혼자가 될 때가 있다. 친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각자 재미있고 정다운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버리고 혼자서 정처 없이 거리를 걸어갈 때, 만날 사람도 반겨주는 사람도 없는 그런 저녁이 있지 않은가"(217쪽)

 

나도 괜히 쓸쓸한 마음에 정처없이 거리를 걸어본 적이 있다. 이렇게 작가와 감정의 공감대를 형성한 순간이 나에게는 '황홀'이었다. 단 나는 작가처럼 그럴 때 찾아갈 단골집이 없다는게 문제지만. 이렇게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다정하게 들리는지 이 책의 묘미는 바로 그런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부제로 붙은 '성석제의 음식이야기'가 무색하게 작가의 음식이야기가 진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독서의 순간에 배고픔 따위는 잊었던 걸까. 음식이 주는 황홀을 느끼지 못한게 안타깝다. 그러나 인간의 보편적 감정들을 확인하는 '황홀'을 맛보았으니 배가 부르기는 매한가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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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때는 바야흐로 2011년 12월이다. 이제 나이 한살 또 먹는구나. 아~ 배불러~ 올해는 개인적으로 참 고독한 해였다. 고독함은 외로움하고는 다른 뭔가 더 근원적인 감정이라는 걸 느꼈다. 이러다가 우울증 걸리는건 아닐까 걱정했으나 아직까지 나의 멘탈은 괜찮은 것 같다. 멘탈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요즘 드라마 브레인을 열혈 시청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적없는 괴상한 캐릭터 이강훈 역을 무섭게도 잘 소화하고 있는 사랑하는 신하균 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드라마에 등장하는 뇌수술 장면들이 아주 볼만하다. 같은 시각 방송되는 옆 동네 드라마 천일의 약속은 방송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다고 해서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월요일, 화요일 두 방송사에서 하는 드라마의 기본 키워드가 뇌 라는 것이 흥미롭다. 다시 브레인으로 돌아가보면, 사람의 뇌를 열었다 꼬맸다 하면서 수술한다는 자체가 쇼킹하다. 위장, 간, 대장 건강만 챙길 일이 아니다. 나의 뇌는 안녕하신가? 뇌건강이야말로 정신차리고 챙겨야할 터. 드라마에서 하균 님이 연기하고 있는 이강훈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대박이다. 드라마는 이강훈이라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을 만나 진정한 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가고 있다. 

 

 나는 의사다-환자의 마음을 공유하는 의사들 이야기

(셔원 B. 눌랜드 지음, 조현욱 옮김, 세종서적)

 

저자가 예일대 의과대학 교수이다. 의사이면서 동시에 전미도서상을 받은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피부과, 마취전문의, 신경외과, 흉부외과, 소아과 등등 각 분야의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의학드라마를 보는 것 같이 펼쳐진다. 우리 이강훈 선생님 같은 신경외과 전문의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뛰어난 의술을 가졌지만 인술(仁術)을 펼치려면 아직 더 고생해야할 우리 이강훈 선생님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아마도 12월달 에세이 부분 주목 신간으로 가장 많이 언급될 책은 이 책일 듯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비채)

 

이름만으로 독서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하루키가 그간 써왔던 미발표 에세이, 단편소설 등 잡문(雜文)을 묶은 책이란다. 책 목차를 훑어보니 독서욕망이 마구 끓어오른다. 특히 하루키가 번역에 대해 언급한 잡문들이 강하게 반짝인다.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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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제드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예술적, 상업적으로 엄청나게 성공한 예술가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너무나 깊고 넓어서 그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하게 빛나는 것만 같다. 그런데 그는 철저하게 혼자였다. 오죽하면 집 안에 설치되어 있는 난방기만이 그와 가장 오래동안 함께 한 존재같다고 했겠는가. 세상에 하나뿐인 혈육인 아버지와 매년 크리스마스를 보냈지만 더이상 그럴 수 없어졌을 때 그는 "난생처음 크리스마스 밤을 혼자 보냈다. 새해를 맞는 밤도 마찬가지로 혼자였다. 이어지는 날들도, 그는 한결같이 혼자였다"

철저히 혼자인 삶... 단절된 인간관계... 감정표현 없이 살고 있는 제드가 어떠한 '욕망'을 표출한 일이 있었다. 하나는 미셸 우엘백의 살인에 대한 그의 반응이다. 제드는 자신의 전시회의 서문을 부탁하기 위해 만난 작가 미셸 우엘백에게 우정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책의 소설가 미셸 우엘백과 동명이인인 이 미셸은 주인공 제드만큼 철저하고 지독하게 고독한 사람이다. 기이한 삶을 살아온 미셸은 그 죽음마저 기이하기 짝이 없다. 그의 머리가 깨끗이 잘려서 쇼파 위에 놓인채 발견된 것이다. 미셸 우엘백의 경악스러운 죽음의 진실을 해결하기 위해 자슬랭 경정과 동행한 제드는 "저는 우엘백을 살해한 놈이 반드시 잡혀서 처벌받길 원합니다. 제겐 아주 중요한 문제예요"라고 말한다. 자슬랭이 당신과 미셸 우엘백이 특별한 관계는 아니지 않냐고 묻자 제드는 고통스러워하며 심장발작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서 있다가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비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살인을 저지른 놈이 세상을 더한층 비루하게 만들었어요"

제드에게 미셸 우엘백이라는 사람은 비루한 세상을 그나마 견딜 수 있게 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마치 소울메이트 같은... 처음으로 우정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대상이 처참하게 살해된 현실 앞에 그는 더욱더 비루해진 세상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두번째는 제드의 아버지가 안락사된 스위스의 디그니타스 협회, 즉 안락사협회를 찾아갔다가 그 협회의 직원을 마구 폭행한 일이다. 그의 아버지는 안락사를 택했다. 제드는 이미 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음을, 재가 되어 호수의 물고기밥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안락사협회를 찾아가본다. 그리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직원은 "다 잘 처리됐다잖아요!"라고 냉정하게 대답할 뿐이다. 아버지가 화장을 선택했고 그 재는 자연 속으로 날려보냈다는 직원의 대답을 듣고 제드는 "이제 아버지는 취리히에 상륙한 브라질 잉어의 먹이가 된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직원이 아버지의 서류를 넣으려고 일어서자 제드는 그녀의 뺨을 후려갈기고, 턱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고 끝내는 복강신경총을 걷어차기까지 한다. 

 "이번에야말로 여자는 철제 책상 모서리에 세게 부딪히며 무너져내렸다.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제드는 척추쯤이겠다고 생각했다. 여자 쪽으로 몸을 기울여보니 그녀는 맞아서 정신이 반쯤 나간 채 헐떡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숨은 붙어 있었다"

이 장면은 너무나 잔인하다. 제드는 무덤덤하게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며 척추쯤이겠다고 생각했다는데 아마도 이 여자는 제드에게 맞아 반신불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폭력은 죽음마저 상업적으로 계산하려는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의 목소리인가.  "제드는 폭력을 휘두르고 나서  원기가 회복되었음을 느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일이 기쁨이자 곧 고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소설은 고독한 인간의 삶을 묘사하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며 위로해주는 것 같다.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데 제드의 삶에 왜 위로 받는 느낌이 드는지... 나 위로 받은 느낌이다. 정말 나 위로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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