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팅 오버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현정수 옮김, E9L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저자만의 독특한 비틀기가 있다. 같은 해피엔딩이라도 ‘아, 이렇게 끝났으면 좋겠다‘하는 클리셰적인 해피엔딩이 있는데, 이 저자는 늘 그것을 교묘히 비껴간다. 그래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일간의 행복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현정수 옮김, E9L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4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네이버 웹툰 중에 <금요일>이라는 웹툰이 있었다. 지금은 완결이 났지만, 연재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준 소재가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수명을 판다는 것이었다. 그 웹툰은 미스터리 스릴러 쪽의 장르였기에, 수명을 사고팔았던 인물의 결과가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이 소설도 띠지에 적힌 수명을 팔았다.’라는 문구 때문에 비슷한 내용일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베풀 수 있는 따뜻한 배려를 다룬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주인공이 쿠스노키는 20대 초반 대학생으로, 10년 뒤에 만났을 때 애인이 없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애인이 되어주자는 소꿉친구 히메노의 말을 그대로 믿고 10년 동안 가까이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을 멀리했다. 가족과는 갈등을 빚어서 따로 독립을 한 그는, 재정난에 시달리다가 수명을 파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남은 30년의 수명을 각 1년당 1만엔씩, 30만엔에 팔아버린다. 이제 그에게 남은 생은 3개월이었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타인을 해하는 허튼 짓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기 위해 감시원이 붙는다. 쿠스노키에게는 그와 동갑으로 보이는 미야기라는 여성이 감시원으로 붙었다. 그녀는 과거의 몇 안 돼는 인물에게 연연하는 쿠스노키를 조금 차가운 눈빛으로 지켜본다. 쿠스노키는 그간 사람을 밀쳐내며 살아왔기에,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진정한 친구가 주변에 없었다. 심지어 소꿉친구였던 히메노는 자신이 곤란했을 때 도와주지 않은 그를 증오하며, 그의 앞에서 자살해버리는 계획도 세웠었다. 남은 3개월의 편안함과 행복을 주변의 인물에게서 찾으려던 생각을 버린 쿠스노키에게 서서히 눈에 들어오는 존재가 있었다. 미야기였다.


미야기는 쿠스노키에게만 보이는 인물이다. 그녀는 어머님의 빚을 갚기 위해 시간을 팔았고, 그 대가로 감시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쿠스노키는, 그러나, 밖에서도 안에서도, 타인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미야기를 늘 상대해주었다. 미야기 밖에 남지 않은 쿠스노키는 그녀를 데리고 음식점을 찾고, 놀이공원을 찾았다. 그러는 사이 쿠스노키는 보이지 않는 여자친구를 가진 남자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그 중에는 미야기가 정말로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쿠스노키의 남은 수명 30만엔이 아니라 30엔이었다. 미야기가 빚을 내서 30만엔으로 만들어준 것이었다. 미야기의 빚을 갚기 위해 쿠스노키는 남은 2달의 생을 팔아버린다. 미야기와 함께 지내면서 그동안 손을 놓았던 그림을 다시 손대게 되었고, 앞으로 2달간 그림만 그리면 후세에 영원히 남을 명예를 가질 수 있지만, 쿠스노키는 그 명예를 거부한다. 그에게 앞으로 남은 일생은 단 사흘이었다. 그런 그의 앞에, 마찬가지로 3일을 남기고 수명을 팔아치운 미야기가 투명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 나타난다.


제목은 3일간의 행복이지만 이 3일의 모습은 소설 속에서 마저 그리지 않는다. 그러나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들의 3일이 정말 행복하리란 걸 금방 상상할 수 있다. 죽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좌절을 주지 않는다. 그들이 선택한 길이기에. 그래서 그들은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다. 극단적으로. 30만엔으로 부풀려서 돈을 빌려준다던가, 그 돈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일일이 나눠준다던가 하는.


저자는 이들의 동행을 지나치게 아름답거나 지나치게 차갑게 묘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담담한 담백함이 오히려 이들의 진심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만든다. 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야기에게 계속 말을 걸고, 손을 잡고 걷는 일은 쿠스노키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죽을 몸, 이상한 별명이 붙는들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 그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 아무렇지 않은 작은 행동 하나가 미야기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작지만 소소한 배려가 점점 쌓여, 미야기가 눈에 보이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그 존재를 믿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설에서도 중간에 언급된 말인데,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과 기쁨은 온다. 이들은 큰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어쩌면 죽음을 코앞에 두었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작은 일에서도 행복을 찾는. 우리는 행복에 관한 말을 많이 들어왔다. 가난하지만 행복지수는 높다는 나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꼭 행복한 건 아니라는 통계 등.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작고 소소한 일에도 감사하고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 이 책에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는 궁극적으로 같다고 본다. 행복은 찾으려고 하면 내 일상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작은 일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주제를 이야기로 상당히 잘 포장했다.


이 책은 웹소설로 연재되던 소설을 출판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웹소설은 웹툰 다음으로 등장한 매체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웹툰처럼 웹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데, 웹툰은 장르가 다양한 데 비해, 웹소설은 로맨스라는 장르에 비교적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웹소설에 대한 일종의 편견이 있었는데, 비록 한국 소설은 아니지만, 이 소설을 읽으니 웹소설도 괜찮은 매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주인공인 ’, 다나카 고우라는 어렸을 적 들어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할머니의 방에 들어가 책을 만졌다가, 할머니에게 호되게 혼난 적이 있다. 이 사건 이후로, 고우라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방을 치우던 중, 당시에 손을 댔던 책에 사인이 있는 것을 보고 가격을 감정하기 위해 비블리아 고서당으로 향한다. 고서당의 점장인 시노카와 시오리코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 인물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그녀는 할머니의 책을 감정하면서, 책에 적힌 사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밝혀냄은 물론 그 책에 얽힌 할머니의 비밀도 풀어낸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낡은 책에는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에도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 책에서 내내 나오는 말이며, 이 책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책 자체의 이야기를 통해, 책으로 벌어지는 수수께끼를 해결한다. 책 도둑을 잡고, 책을 팔려는 남편의 비밀을 밝혀내고, 책을 얻기 위해서 주인의 목숨도 위협하는 범인을 잡아내는 등, 책 한 권으로 풀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사건들이다. 명탐정은 아니지만 책에 관해서만은 거의 모르는 게 없는 고서당 점장 시노카와이기에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다.


오로지 책을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건, 기존에 봤던 탐정소설과는 다른, 일종의 미카미 엔만의 창의력이라 볼 수 있다. , 특히 오래된 고서적과 관련해서 언급되는 세부적인 부분은 이 소설의 디테일을 살려주며, 소설을 꽤 현실적이라고 느끼게 한다. 또한 내용이나 문체도 어렵지 않고 간결해서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세계최초의 장편소설이 일본에서 나왔다더니, 책에 관한 일본인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 고서당을 방문하는 인물들은 모두 책을 좋아한다. 한마디로 이들은 책덕후이다. 개인적으로 중고서점은 많이 들어보고 이곳저곳 가봤어도,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오래된 책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모이는 고서점 혹은 고서당에 대해서는 별로 들어본 바가 없었다. 해리포터의 초판이 지금은 비싸게 팔린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있지만, 잘 보존되고 희귀한 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책을 아끼는 사람들의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그 이상을 느끼기는 어려운 책이다. 줄거리는 있지만, 흥미롭지는 않다. 책을 통해서 해결하는 수수께끼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사건이나 수수께끼가 기존의 다른 탐정류와는 달리 가볍다. 전반적으로 가벼운 건 좋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독자를 책에 매료시키는 클라이막스 사건이 없다는 걸 저자도 알았는지 모르지만, 그 하나의 사건을 만들기 위해 고서당 점장의 목숨을 노리는 인물을 설정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책에 의존해서, 책으로만 사건을 해결하려다 보니, 목숨을 위협하는 범인도 큰 함정과 트릭 없이 잡을 수 있었다. 심지어 그 범인이 누구인지 점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가짜 책을 범인의 눈앞에서 불태움으로써 책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범인을 모르는 척 주인공의 도움을 받았을 뿐이다. 갈등이 부족한 위 전개는 독자로써 조금 맥이 빠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끝낼 때마다, 드디어 수수께끼를 풀었다는 쾌감보다는 생각보다 시시한 이야기였다는 실망감을 안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에 물건을 사는 걸 좋아하고, 정리하지 않고 치우지 않고 내 방에 한 번 들어온 물건은 어떻게든 보관하려는 편인데, 이 책을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나와 다른 방식을 가진 사람의 생활상과 사고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밌다. 다만 할 이야기도 별로 없는데 계속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역자가 후술한 대로 책에서 손을 놓지 않고 읽었다는 진부한 표현이 어울리는 책. 하지만 너무 남녀 치정사 불륜사가 얽혀 있어서 신선하지는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