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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카페에서 읽는 인상주의 - 모네의 빛에서 고흐의 어둠으로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이봄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인상주의 그림을 최초로 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한때 미술에 대한 눈과 감각을 키우겠답시고 여러 전시회를 구경한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했던 ‘오르세 미술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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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실은 광고를 나도 모르게 많이 접한 데다, 미술전 홍보시 내세운 그림이 뭔가 ‘있어 보였’기에 선택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림이란 모르고 봐도 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터라, 많이 보면 보는 눈도 생기겠지, 하고 대책 없이 무작정 향했다.
물론 그림의 절반을 그냥 ‘보기’만 한 것은 물론이고 그 미술전에 고흐의 그림이 있다는 점에 놀라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오르세 미술전에 가기 전에 『미술관 옆 카페에서 읽는 인상주의』를 읽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미술 분야 지식이 제로인 나로서는 책을 고르는 것도 일이다.
어떤 것이 나의 수준에 맞는 입문서인지, 어떤 책이 너무 뻔하고 쉬운 애기만 하지 않는 교양서인지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었다.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교양서이자 미술에 대해서 알고 싶어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입문서.
인상주의 이전의 미술은 그림의 주제를 중시했다. 그림은 문학, 역사, 신화와 결부되어야만 그 의미가 오롯이 살아났다.
이것에 반발해,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그리자고 나온 것이 인상주의이다.
그리고 사진과 튜브 물감은 인상주의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쳐 회화가 더 풍성해질 수 있게 도왔다.
튜브 물감은 휴대가 가능해서 화가들은 집 안이 아니라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그 시간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을 수 있었다.
사진은 육안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세밀한 동작들을 잡아낼 수 있었다. 어떤 작가는 그 움직임을 그림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인상주의는 유럽 내에서 생긴 발명품과 흐름에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동양의 그림에서도 그 영감을 얻었는데, 그 동양 그림은 바로 일본 그림이다.
유럽 화가들은 우키요에라는 일본 화가의 그림에 흠뻑 빠졌다.
우키요에의 작품이 그림에 등장할뿐더러 우키요에의 작품을 따라 그리는 작가도 있었다.
우키요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작가로는 유명한 반 고흐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고흐의 작품이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았다는 오르세 미술전에 전시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애매하긴 하지만 반 고흐가 인상주의의 마지막 주자로 꼽힌다.)
유명해서 이름만 들었던 마네와 모네가 정확히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미술관 옆 카페에서 읽는 인상주의』는 인상주의에 대해 들어는 보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하는 미술 초짜들을 ‘초짜’에서 벗어나게 해줄 책이다.
인상주의를 알고 있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가지가지 작품들을 모두 다루지는 못했지만, 인상주의 대표 작가들의 그림을 통해 인상주의 회화의 큰 특징을 따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