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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e so French! - 잇스타일에 흔들리지 않는 프렌치 시크 완벽 가이드 ㅣ You're so French!
이자벨 토마, 프레데리크 베세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그냥 나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서. 일단 몸매가 받쳐주질 않아요.”나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요.”는
모두 나의 이야기다.
패션은 내가 함부로 끼어들 수 없는 예민한 세계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서를 찾는 것도 어려운 세계였다.
그렇게 패션은 ‘나와는 먼 이야기’로 굳어졌다.
큰옷을 입어서 더 뚱뚱해 보인다는 말에 마른 사람은 큰 사이즈를 입어도 날씬해 보이고 딱 맞는 옷을 입어도 말라 보인다는 말로 맞받아칠 뿐 내 몸에 맞는 핏은 없다고 단정했다.
수많은 브랜드 이름은 그저 머리를 아프게 하는 존재였다.
옷을 살 때도 마네킹에게 입혀 놓은 누군가 매치시킨 그대로 구매할 뿐이다.
나에게 맞는 상하의를 하나씩 골라 사는 건 어려운 과제였고,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꼼꼼히 따져보는 것보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점점 늘었다.
이 책은 패셔너블하게 스타일을 꾸미고 싶지만, 그게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패션 책이다.
옷에서 시작해서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하나하나 어떻게 입어야 하고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저자는 옷장을 열어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때마다 브랜드를 하나씩 들고 예시를 보여주는데 꼭 그 브랜드의 그 제품을 사서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는 그저 권장사항일 뿐이고, 저자가 앞에서 강조했다시피 ‘나의’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하니까.
돈이 없는데 어떻게 이 책에 언급된 제품을 구매하냐고 짜증낼 필요도 없다.
저자는 중고 옷을 입는 법이나 싼 옷을 고급스럽게 소화해내는 법도 알려주니까. 이것도 사기 어렵다면 가족의 옷장에서 훔쳐 입어도 된다.
『You’re so French!』는 ‘패션 인사이더들이 이렇게 입었으니 너도 이렇게 입어.’가 아니다.
‘이런 스타일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패션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그 태도를 알려주는 패션 실용서다.
그 태도라는 건, 읽으면서 『#걸보스』가 많이 떠올랐는데,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이즈의 많은 디자인이 있다. 그중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없다.
시도를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음부터는 그렇게 입지 않으면 된다.
저자는 ‘뚱뚱한 여자는 무엇을 입으면 안 된다.’, ‘마른 여자에게 이러한 옷은 어울리지 않는다.’ 등 기존에 사람들 사이에 퍼진 일종의 편견을 과감히 반박한다.
그런 룰은 없다.
그러니 미리부터 겁을 먹고 내 스타일 목록을 수정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상한 자신감에 사로잡힌다.
어떤 옷이든 일단 입어도 괜찮을 것 같고, 나를 잘 드러내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새로 옷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의류와 액세서리로 충분히 새로운 패션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와는 다른 이야기”, “어려운 용어”로 패션을 멀리하려는 마음에는 패션이 중요하지 않으니까 일단 미뤄놓겠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패션을 등한시할 수는 없다. 패션을 따지는 건 겉멋만 추구하는 것뿐이라고 패션을 내치면 안 된다.
저자가 소개한 중국 속담처럼, 처음 만난 외부인이 나를 판단하는 근거는 결국 내 외향일 테니까.
난생 처음 읽은 패션 책이라 브랜드 이름을 못 알아듣는 나에게는 조금 어렵기도 했다.
프랑스가 이탈리아와 더불어 패션의 중심으로 알려져 있고, 프랑스에 유명 패션 브랜드나 디자이너도 많기 때문에 프렌치 스타일이라고 따로 불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패션 사업으로 CEO가 된 소피아 아모루소도 『#걸보스』에서 프렌치 시크를 언급했으니 패션계에서 프랑스 스타일의 위치를 짐작하기는 쉽다.
이 책이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만큼 프렌치 시크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어렵지만 조금씩 잘 따라하다 보면 나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