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해~"

 

 수년 전 아내가 갑자기 홍삼 액기스 한 상자를 사왔어요. 몸보신 하라고. 정성은 가없이 고마웠지만,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했을텐데, 상의도 없이 덜컥 물건을 사온 것이 조금은 마땅치 않았어요. 그래도 차마 내색은 할 수 없어 거짓으로 환한 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 치하했지요.

 

 팩 하나를 꺼내 마셨어요. 달달하고 쌉쌀하니 맛이 괜찮더군요. 그런데, 웬걸, 조금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얼굴에 화기가 올라오는거에요. 일종의 부작용이 생긴거죠. "가슴이 답답해~" 아내가 말했어요. "누구는 없어서 못먹는데, 줘도 못먹으니…" "그러게…"

 

이후 그 홍삼 액기스는 다용도실 한 구석에 놓였다가 처갓집으로 이송되었어요. 장인 어른 얼굴엔 화색(?)이 돌더군요.

 

사진의 한자는 동인비(彤人祕)라고 읽어요. 彤은 붉을칠동, 人은 사람인, 祕는 신비할비이니까 '붉은 칠한 사람의 신비'란 의미가 되겠네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죠? ^ ^ '동인(彤人)'은 '홍삼(紅蔘)'과 같은 의미에요. 紅과 彤은 똑같이 '붉다'란 의미이고, 蔘은 人(사람)과 비슷한 모양을 한 식물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동인비(彤人祕)를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이하면 '홍삼의 신비'라고 할 수 있어요. '홍삼비(紅蔘祕)'라고 표현하면 너무 식상한 표현이라 낯설게 표현한 것 같아요. 홍삼비보다는 동인비가 한결 더 우아하고 신비스런 느낌이 들긴 하죠? ^ ^

 

동인비는 홍삼을 활용한 한방 화장품이에요. 고가일 것 같더군요. 길거리를 지나다 사진을 찍었는데, 가게 주인이 뚱하게 쳐다보더군요. 살짝 목례를 하고 지나쳤어요. 그러면서 뜬금없는 든 생각 -- '홍삼이 안맞는 사람은 저 화장품도 안맞지 않을까?'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彤과 祕만 알아 보도록 하죠. 人은 잘 아시죠? ^ ^

 

은 丹(붉을단)과 彡(터럭삼)의 합자에요. 彡에는 (털을 묶은 붓으로) 무늬를 그린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요. 하여 彤은 붉은 색을 칠하여 꾸민다란 의미에요. 彤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彤弓(동궁, 공이 있는 제후에게 천자가 하사하던 활), 彤圍(동위, 궁전의 별칭)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일상적인 예는 들만한 게 없어요.

 

는 示(神의 약자, 귀신신)과 必(閟의 약자, 닫힐비)의 합자에요. 귀신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일이란 의미에요. 必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알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일은 개방된 상태가 아니라 닫혀있는 상태란 의미로요. 祕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祕訣(비결), 祕密結社(비밀결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祕는 秘로 표기하기도 해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붉은칠동, 신비할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訣, (   )弓

 

3.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이 있으면 2개 이상 소개해 보시오.

 

 

고등학교 다닐 때 외웠던 영어 격언이 있어요. There is no rule but exception(예외없는 규칙은 없다). 제게 홍삼은 바로 이런 경우인 것 같아요. 그 좋은 것을 먹을 수 없으니 복도 참 지지리 없는 것 같습니다. ^ ^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뵈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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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서 일어났던 씨랜드 사건을 혹 기억하시는지요? 유치원생 19명과 인솔 교

사 및 강사 4명이 죽었던 참사였지요.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새내기 대학생들 101명이 부상당하고 10명이 사망한 참사였지요. 두 사건의 공통점은 학

  생들이 수련원에서 당한 대형 사고라는 점이에요. 이 수련원들은 부적격 시설과 미흡한  

안전 관리로 대형 참사를 초래했지요. 흔히 말하는 예고된 참사였던 것이지요.             

 

대형 사고가 터지면 예의 해당 기관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지만 개선되는 것은 없죠.  

그 극한의 예를, 비록 수련원은 아니지만, 작년 세월호 사건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잖

아요? 아,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무고한 생명 --  학생들 -- 이 희생되어야 제대로 된

 학생 수련 시설이 만들어질런지요? 예고된 참사가 지뢰밭처럼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져요.                                                                                   

 

사진은 인곡수련원(仁谷修練院)이라고 읽어요. 인곡은 이 수련원을 지은 법장(전조계종

총무원장)이란 분의 별호에요. 굳이 풀이하자면 '어진 골짜기(마을)' 정도의 의미가 되  

 겠네요. 모든 이를 포용하고 사랑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인곡수련원은 서산에 있는 서광사의 부속 건물이에요. 부속 건물이라고 하니까 따로 떨

어져 있는 건물 같지만 실은 한 건물안에 있어요. 서광사는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이 

  이 수련원이에요. 잘은 모르지만, 절에 딸린 수련원이니 주로 신도들의 수양을 위해 사용

 하겠지만 때론 학생들의 단체 활동 -- 템플 스테이같은 -- 에도 이용되지 않을까 싶어요.

  신도들이 사용할 때도 그렇지만 학생들이 사용할 때는 더더욱 안전 관리에 신경을 써서   

   절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수련원'이란 간판이 붙은 것만 보면      

  왠지 '사고'가 연상되서…                                                                                           

    

한자를 하나씩 읽어 볼까요? 仁은 어질인, 谷은 골짜기곡, 修는 닦을수, 練은 익힐련, 院

은 집원이에요. 전에 다룬 谷만 빼고 여타의 것들을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 ^     

 

은 두 가지로 설명해요. 하나. 人(사람인)과 二(두이)의 합자이다. 짝을 맺은 두 사 

람간 친애의 마음을 뜻한다. 둘. 人(사람인)과 二(두이)의 합자로 二는 하늘과 땅을 의 

미한다. 사람이 하늘과 땅으로부터 받은 마음, 곧 생명을 탄생시키는 그 마음을 의미한

다. 仁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仁者無敵(인자무적), 仁慈(인자) 등을 들 수 있

겠네요.                                                                                                                 

는 彡(터럭삼)과 攸(아득할유)의 합자에요. 彡에는 털어낸다란 의미가 있어요. 털

같은 물건으로 (먼지 등을)털어낸다란 의미로요. 攸에는 침착하고 여유있다란 의미가 

있어요. 번잡하고 요란한 모습과 거리가 있다[아득하다]란 의미로요. 따라서 修는 옷  

차림과 태도를 단정히하여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인다란 의미에요. 그것이 바로 '닦는 

(닦은)' 모습이지요. 修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修養(수양), 修身(수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糸(실사)와 柬(가릴간)의 합자에요. 생사(生糸)를 삶아 제대로 익은 것과 그렇 

 지 않은 것을 가려낸다는 의미에요. 후에 어떤 기능이나 지식을, 그렇듯, 자기화하기 위

 해 노력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지요. 練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練習(연

 습), 熟練(숙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阝(阜의 변형, 언덕부)와 完(완전할완)의 합자에요. 사방을 하나도 빠짐없이[完

] 언덕처럼 높게 둘러친 담장이란 의미에요. 집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거에요. 그

런 담장을 친 집이란 의미로요. 院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病院(병원), 修道

院(수도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어질인, 닦을수, 익힐련, 집원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   )者無敵, 病(   ), (   )習, (   )養

 

3. 수련원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하나 소개해 보시오.

 

수련원이란 이름은 군대적 어감이 강해요. 그래서 그럴까요, 많은 경우 학생수련원

들은 학생들을 군대식으로 다룬다고 들었어요. 좀 시대에 뒤떨어진 지도 아닌가 싶

 어요. 단기간에 사람을 변화시켜보겠다는 그야말로 군대식 발상에서 비롯된 지도인

  데,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군대 갖다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3년간 군대에서 아무리 '뺑이'쳐봤자 제대 후 1달만 지나면 도로 '민간인'과 똑같이

  되거든요. 하물며 1주일 내외 정도 군대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고 무슨 변화가 생

 기겠어요. 오히려 수련원에 대한 공포감만 키우겠지요. 재미있는 놀이 중심의 심리 

코칭 등으로 내용을 꾸려야 할 것 같아요.                                                           

 

내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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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에서 청양(靑陽)쪽으로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비봉이라는 지역을 지나게 되요. 이 지역을 지나다 사진을 찍었어요. 어떻게 읽을까요? 네, 맞습니다. 비봉산(飛鳳山)이에요. 飛는 날비, 鳳은 봉새(황)봉, 山은 뫼산이니까 '날아가는 봉황의 형상을 한 산'이란 뜻이에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비봉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 곳 있더군요. 비봉이란 이름이 좋기도 하고 이곳과 유사한 지형이다보니 동일 이름을 쓰게 된 것 같아요.

 

비봉산이 있는 비봉면에서는 연초 뉴스를 뜨겁게 달궜던 한 인물이 태어 났어요. 누굴까요? 정답은, 이완구 전국무총리에요. 이 전총리의 고향은 청양군 비봉면 양사리에요. 그런데 이러저런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이총리가 단명하게 될 예언을 한 자료가 있더군요. 재미(?)있더군요. 소개를 하면...

 

"천자는 봄철(1-3월)에 동쪽에 있는 청양당(靑陽堂)에서 제후들의 조회를 받는다. 여름(4-6월)엔 남쪽에 있는 명당(明堂)에서 제후들의 조회를 받는다. 가을(7-9월)엔 서쪽에 있는 총장당(總章堂)에서 제후들의 조회를 받는다. 겨울(10-12월)에는 북쪽에 있는 현당(玄堂)에서 제후들의 조회를 받는다. 이총리는 부하들의 조회를 받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그의 출신지가 청양이다. 천자가 청양당에서 조회를 받는 것은 봄 한철이다. 따라서 이 총리는 짧은 기간만 총리에 재임할 가능성이 크다(이상 http://www.jeonnam.go.kr/mbs/jeonnam/jsp/board/view.jsp 참조 정리)."

 

2월에 이 글을 썼는데, 이 전총리는 정말 절묘하게(?) 3개월 한철만 총리직을 수행하고 사임했지요(4월). 이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점이나 예언에 호감을 갖나봐요. ^ ^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새가 양 날개를 펼치고 공중으로 비상하는 모습을 그린 거에요. 사진의 飛는 전서체에요. 飛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飛行(비행), 飛上(비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凡(무릇범)과 鳥(새조)의 합자에요. 凡은 음을 나타내는데 소리값이 좀 변했죠(범-->봉). 신조(神鳥, 신령스러운 새)라는 의미에요. 사진의 鳳은 예서체에요. 봉황에서 鳳은 수컷, 凰은 암컷을 뜻해요. 鳳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鳳雛(봉추, 봉의 새끼. 아직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영재), 鳳姿(봉자, 봉새의 모습. 봉새와 같은 거룩한 풍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날비, 봉새봉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行, (   )姿

 

3. 자신이 태어난 고향의 산 이름과 유명 인물을 하나 소개해 보시오.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소개하시오.

 

 

총선이 다가오죠. 이번에도 단명할 분들이 나올 수 있겠죠? 잘 헤아리고 미리 안나왔으면 좋겠어요. ^ ^  내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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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2-1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도 옛날에 비봉산이 있었습니다. 우뚝 솟아오른 지형입니다. 그 위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제가 그곳을 졸업했습니다. 학교 이름이 비봉초등학교입니다. ^^

찔레꽃 2015-12-16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셔요. ^ ^ 님께서 멋지고 알찬 글을 쓰시는 것은 비봉산 영향도 있지 않을런지요? ^ ^
 

 안철수 의원이 곧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 것 같죠? 또하나의 인재가 대통령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어요. 그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간병인도 문제이긴 하지만 환자가 병이 깊으니 돌보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필경은 환자도 죽고 간병인도 골병들어 이 집은 조만간 흉가가 될 것 같아요. 오호 애재라!

 

 그래도 아직은 기사회생(起死回生)활 기회가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우선 환자가 이 음식점에서 배불리 먹고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병이 좀 치유되어 '안'철수 할지도 모르겠어요. 간병인도 이곳에서 배불리 먹고 자신의 위치를 다시 돌아 봤으면 좋겠어요. 지난 번에는 자신이 주연을 했으니 이 번에는 환자에게 양보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환자와 간병인 모두 훨훨 털고 일어나 이 집안에 다시 화기가 돌았으면 좋겠어요.

 

이 음식점의 이름은 '아량(雅量)'이에요. 국어 사전에서 그 뜻을 '깊고 너그러운 마음씨'라고 풀이하고 있지요. 雅는 우아할(바를)아, 量은 헤아릴량이라고 읽어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隹(새추)와 牙(어금니아)의 합자에요. 牙는 음만 담당해요. 까마귀의 한 종류인 갈가마귀를 가리켜요. 갈가마귀는 까마귀보다 몸집이 약간 작고 복부에 흰 색이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우아하다란 의미는 본 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온통 새까만 색의 까마귀보다는 약간의 흰색이 있는 갈가마귀가 좀 낫다는 의미로요. 갈가마귀는 鴉로도 표기해요. 雅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優雅(우아), 雅樂(아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曏(접때향)의 약자와 重(무거울중)의 약자가 합쳐진 거에요. 曏은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약간 변했죠(향 --> 량). 경중(輕重)을 헤아린다는 의미에요. 量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料量(요량), 중량(重量)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우아할(바를)아, 헤아릴량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優(  ), 料(  )

 

3.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하나 제시해 보시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의 책이죠. 아량에서 식사하고 나오는 문 · 안 두 분에게 후식으로 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뵙겠습니다 ~ :)

 

※ 이 글을 쓰고난 몇 분뒤 포털 뉴스를 보니 안철수 의원이 탈당 기자 회견을 했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안철수 의원, 이제 병 치료가 불가능하게 됐네요. 간병인 문재인 대표는 골병들게 생겼구요. 새정치민주연합은 흉가가 될 것이 불보듯 뻔하군요. 새누리당은 잔치 분위기겠군요. 아,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군요. 오호, 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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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빨리 끝내! 사람들 온다."

"안 돼. 차라리 사람들 가고 난 다음에 천천히 할래."

 

사람들이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불멸(不滅)에 대한 염원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지 않다면 굳이 기록을 남길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오늘 아침 산행 중에 우연히 돌에  

새긴 조잡한 낙서(?)를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사진의 글씨는 이상헌(李相憲) 천

성사(天聖寺)라고 읽어요. 이상헌은 사람 이름이고 천성사는 절 이름이겠죠? 길 옆의 큼직 

한 바위 한 귀퉁이에 조잡스럽게 새겨놓았더군요. 아마도 떳떳이(?) 새길 지위나 권세가 없

어 남들의 눈치를 보아가며 새기지 않았을가 싶어요. 첫 머리에 쓴 대화는 새길 당시의 상황

 상상으로 그려본 거에요. ^ ^                                                                           

 

일반 평범한 사람들도 이렇게 금석에 낙서를 남겨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데 지위나 권세가  

있는 이들은 어떨까요? 두 말할 필요가 없겠죠? 냉전 시대 한반도 남북을 통치했던 두 지도

자는 곳곳에 자신들의 낙서를 남겨 놓았죠. 언젠가 남북이 통일되는 날 그 낙서들은 추한 유

물로 남아 후대인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까 싶어요. 마치 제가 산행에서 발견했던 저 조잡

한 낙서처럼요. 진정한 불멸은 금석의 낙서를 통해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남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口碑(구비)].                                             

 

한자를 하나씩 읽어 볼까요? 李는 오얏리, 相은 서로상, 憲은 법헌, 天은 하늘천, 聖은 성인

(성스러울)성, 寺는 절사에요. 李와 相만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다른 것은 전에 다뤄

서… ^ ^                                                                                                       

 

는 木(나무목)과 子(아들자)의 합자에요. 子는 열매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여기서는 

그 뜻으로 사용됐어요. 나무 중에서는 비교적 열매가 많이 열리는 나무라는 뜻이에요. 오얏

은 자두의 옛 명칭이에요. 李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桃李(도리, 복숭아와 오얏나

무),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오해받을 일을 하

지 말라는 의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相은 木(나무목)과 目(눈목)의 합자에요. 나무가 재목으로서의 쓰임이 있나 살펴본다[目]  

란 의미에요. '서로'라는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거에요. 여럿이 함께 나무의 재목감을 살펴

본다란 의미로요. 相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觀相(관상), 相互(상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오얏리, 서로상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   )互, 桃(   )

 

3. 낙서에 관한 추억이 있으면 하나 소개해 보시오.

 

 

인터넷으로 天聖寺를 검색해 봤어요. 그랬더니 위 낙서와 관련있을 법한 곳은 나오지

않더군요. 아마도 작은 암자 이름이지 않을까 싶어요. 李相憲이란 분은 이 암자와 관 

  계있을 법한 사람같구요. 자신의 불멸을 위해 무고한 바위에 상처를 남긴만큼, 혹 살아

 있다면, 남은 세월 반성하며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 ^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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