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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3 ㅣ 밀리언셀러 클럽 21
에드 맥베인 외 지음, 제프리 디버 엮음, 홍현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7월
평점 :
1.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전에 다른 리뷰들을 읽어보니까
호불호가 엇갈리는 게 보이네요.
‘번스타인 죽이기’를 두고 좋단 분도 있고, 싫단 분도 있고
‘추억의 유물’을 두고 별로라는 분도 있고, 좋단 분도 있고
결론은 직접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2. 제가 보기엔 이 걸작선3편에서는 괜찮았던 작품은 절반 정도,
나머지 절반 정도는 그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즐겁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는 뻔한 결말이지만
잽싸게 날리는 훅처럼 후련한 맛이 있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낯선 사람에게 술 한잔 사겠다는 남자와
자기를 귀찮게 하지 말라는 남자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인생은 카드치기다>는 불법 도박판을 두고 벌어지는
강도+총질+두뇌싸움인데 이야기가 휙휙 전개되는 게
거의 시놉시스 수준입니다. 반전+속도감이 끝내줍니다.
<이것이 죽음이다>는 죽어서 유령이 된 남자의 가슴아픈
이야기입니다. 약간 동양적인 정서가 엿보이는 묘한 작품이네요.
3. 이 책을 다 읽으신 분들 중에 만족하신 분도 계실 거고
뭔가 부족하다 싶은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읽을만한 서스펜스(미스터리) 단편집이 그리 많지 않아서
이 책은 그나마 괜찮은 편인데요,
뭔가 아쉽다 하는 분들이 읽으시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세계 문학 베스트 미스터리 컬렉션3>이라는 책입니다.
예전에 90년대에 두 권짜리로 나온 것을 2007년에 3권짜리로
재발간했는데 제가 본 미스터리 단편집 중에서 최고입니다.
3권 모두 좋지만 그 중에서 3편이 가장 좋네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대통령의 넥타이>에서는
천진난만한 미치광이가 나와서 독자를 무섭게 만듭니다.
<이것이 죽음이다>도 실려 있는데 이 책과 중복이군요.
그 밖에 로버트 셰클리, 스탠리 엘린 등 쟁쟁한 작가의 걸작들이
실려 있습니다. 온갖 트릭들과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안 읽어본 분은 꼭 보세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4. 다시 원래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책은 수작에서는 약간 못미치지만 그럭저럭 읽을만 합니다.
(이거라도 어디야? 하는 심정이랄까요?)
암튼 단편 미스터리, 서스펜스 앤솔로지를 읽고 싶어하는 분들에겐
의외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요즘 책들보다 옛날 책들을 찾아보게 되는 것 같네요.
암튼 이 책은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구입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단편집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다른 책들보단 낫습니다.
요즘 나온 단편집 중에 이 만한 퀄리티도 흔치 않으니까요.
(한 작가의 단편집이 아닌,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모은 단편집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