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 책은 띠지가 독특합니다. 띠지가 책에 접착되어 있습니다.
일단 띠지는 벗기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술마시고 집에 돌아와서, 이 책이 도착해 있길래
띠지를 보고, 이거 뭐야... 하면서 억지로 뜯었는데
악! 띠지 안에, 책 등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백색으로 휭한 부분에
접착제를 발라서 띠지를 붙여놓은 것이었습니다.
띠지부터 반전이었네요. 제가 술만 안 마셨어도 띠지는 그대로 두는 건데...

2.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추리 소설이지만
사실 추리 자체나 누가 범인인가 하는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3. 그것보다는 주인공 캐릭터가 이 책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거미'를 두고 친구의 환생이라고 주장하는 애는
일반적인 입장에서 그리 정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말이 되게 해놨습니다.
그 설정을 중간에 뒤집거나 부정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갑니다.
그런 대담함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4. 책의 결말은 그리 맘에 들진 않습니다.
그런 식의 결말은 장르 소설에서 일종의 클리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의 범인이나 결말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닙니다.

5. 역시 이 책의 핵심은
환생을 소재로 등장시킨 데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을 두고, 독자는 이거 미친놈일까, 아닐까 끝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 긴장감으로 끝까지 읽게 됩니다.
진짜 미쳤는지 아닌지는 직접 읽어보시고 판단하시길...

6. 걸작이라고까지는 말하진 못하지만 수작이라고 평하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보통의 추리소설은 정신이 말짱한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이 책은 약간 맛이 간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해서
읽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그런 점이 이 책의 개성이고,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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