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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슬픔 - 꿈과 사랑과 절망에 부치는 편지 ㅣ 책 읽는 고래 : 고전 6
김경후 지음, 김서영 그림,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원작 / 웅진주니어 / 2012년 2월
평점 :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읽고 ...
'베르터'를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세상살이 그러니까 세상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베르터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아갈수록 여러 사람의 사는 모습을 알고 관심을 가져야 베르터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책에 빠져들수록 더 강해집니다.
젊은 베르터의 사랑과 절망, 좌절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한 가지로 설명할 수 는 없습니다. 죽음에 이른 이유를 단 하나에서 찾기에 인간은 복잡한 사유체이기에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베르테르'가 아닌 '베르터'라고 독일어 발음에 가깝게 불러주자고 제안한 이 책의 작가 역시 베르터의 절망과 좌절로 결국 그를 자살로까지 몰고 간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에서 추측합니다.
당연히 첫번 째 이유로는 베르터가 악혼자가 있는 여인, 로테와의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이라 하고 두번 째 그 당시의 엄격한 신분 제도를 극복할 수 없는, 절망한 시민의 대표자로 보아 능력이 뛰어나도 시민 신분을 벗어날 수 없는, 신분 제도가 갖는 한계로 죽음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세번 째는 베르터의 예술가적인 기질과 성향에 있습니다. 베르터는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감정적인고 감성적인 예술가적 성향으로 그 자신이 예술가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사랑의 실패뿐만 아니라 예술가로서도 그리고 싶은 것을 표현해내지 못하여 절망하고 있었고 이 예술가로서의 실패와 절망도 자살로 이르는 원인에 닿게 됩니다.
하지만 꼭 이런 이유들이 있다하여, 이런 현실이라면 당연히 죽음을 선택해야하는지 묻습니다.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냐며 나약한 인간이라고 베르터를 비난하고 싶습니다. 베르터와 반대의 성격과 기질을 가진 알베르트를 비교해 보면 베르터의 극단적인 선택에 당연한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죽음으로 이르는 선택은 사실 베르터의 선택이 아닌 작가 괴테의 선택입니다.
어떻게 삶에서 만족할 수 없었던 것들을 죽음을 선택함으로서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젊은 베르터를 삶에서 떠나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 수 있나 괴테에게 정색하고 되묻고 싶습니다. 괴테는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쓸 당시, 자신을 둘러싼 절망스럽고 고통스런 현실을 글로 토해낸 것 같습니다. 괴테의 아프고 절박한 괴로운 젊은 날이 아마 젊은 베르터의 현실로 투영되었을 거라 느껴집니다. 그래서 자살에 이른 '베르터' 덕분에 괴테는 살아났지만 베르터는 괴테의 고통을 안고 죽을 수 밖에 없었다는 이 책의 작가 이야기에 깊이 통감합니다.
그런 격정적이고 예민한 감성으로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썼던 괴테가 후에 이성을 강조한 독일의 고전주의를 이끌다니 역시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삶의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듭니다.
10대에 만났던 젊은 베르터의 슬픔 책을 인생 중반을 훌쩍 지나 이렇게 내 나이 때의 내 아이와 읽고 이야기를 나누니 그때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지금 보이고, 내 아이가 갖는 의문이 그때의 내 궁금함이었음을 알게 되어 웃음이 납니다.
젊은 격정적인 시기를 거쳐 지나가야 젊은 베르터를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책으로 베르터뿐만 아니라 독일 문호 괴테와 더 친해지는 시간을 가진 것 같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