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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철학 - 현대철학시리즈 15
수잔 하크 / 종로서적 / 1986년 7월
평점 :
절판
논리철학 전반의 기초적인 사안들을 적당한 수준에서 논구하고 있는 전문 학술서이다. 타당성과 형식체계 등 약간의 메타논리적인 사안, 연결사, 양화사, 비-논리상항, 진리치 담지자 등 논리학의 구성요소에 관한 철학적 쟁점들, 진리론, 역설, 확장/파생논리 등 일반적이고 심층적인 논리철학적인 사안 등, 논리철학분야 전반에 걸쳐 크게 범주화될 만한 사항들을 추려내 각 주제들을 한 장에 걸쳐 탐구하고 있다. 각 장 초입에선 해당 주제와 연관된 기초 개념, 논제, 이론, 쟁점 등이 간략하게 소개되고, 적절한 대목에 이르면 다소 공인된 문제점이나 저자 고유의 논평이 전개된다. 기초사안들을 숙지하기 위한 입문서로 굳이 활용하자면 그렇게 할 수는 있겠으나, 해당 주제에 대한 선지식이 없거나 전문가의 지도가 없다면 핵심을 간파해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여타 논리철학 저서에 비해 논리학의 지위와 범위에 관한 문제의식이 자주 환기되고, 논리학에 대한 일원론/다원론 논의, 다치/확장/파생논리 등이 비중 있게 다뤄지는 등, 논리학 자체의 성격 및 비-고전논리에 대한 고찰이 두드러지는데, 이 부분에 관심하는 사람이라면 탐구의 방향을 가늠하면서 많은 생각거리를 건져낼 수 있을 듯하다. 저술된 시기가 시기인만큼 콰인의 논리철학에 대한 해설 및 논평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작은 특징이다. 번역은 읽기에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느껴졌다. 비교적 옛날에 번역, 출간된 책이라 역어 선택이 약간 옛날식이라는 느낌이 간혹 들기는 한다.
아주 평이하고 흥미진진하게 읽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워낙 여러 책들에서 자주 인용 및 언급되는 책인 만큼, 열심히 읽고 나면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게 해주는 양서임은 분명하다. 처음 읽을 적엔 이 분야에 익숙지를 않아 거의 이해하지 못한 채 건성으로 훑었고, 약간 내공을 쌓아가며 두번째 읽을 적엔 기초개념들만 머리에 욱여넣거나 재확인하느라 정신없이 읽어내려갔었는데, 삼년째에 세번쨰로 재독하니 이제사 저자 고유의 분석이나 논평을 깊이 있게 논증적으로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이너한 분야들에서 이런 양질의 학술서들이 절판되는 게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