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 평전 (리커버 개정판) - 천재의 의무 Meaning of Life 시리즈 8
레이 몽크 지음, 남기창 옮김 / 필로소픽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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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분량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비트겐슈타인의 생애 전반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평전이다. 서신, 일기, 기록, 메모와 단상 등 다양한 전거들을 활용하여 비트겐슈타인의 삶을 재구성하면서, 사실적, 전기적인 사안들만을 단순히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사상이 형성되어나간 구체적, 현실적인 궤적들을 꼼꼼하게 추적한다. 비트겐슈타인 철학에 관심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인간 비트겐슈타인의 퍼스널러티에 흥미를 갖는 사람에게도 한번쯤 읽어보라 권할 만하다.


2. 사실 평전이나 전기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이것 전에 읽은 평전이라곤 십여년 전 읽은 데리다 평전 한 권 뿐이다), 이년 전 늦봄 동안 읽을 적엔 별다른 흥미 없이 심심파적으로 대충 훑어가다가 너무 지겨워져 책 막바지에는 읽기를 중단했었다. 완독하지 못한 책들을 최근에 다시 정주행하던 중 문득 생각이 나 마음을 다잡고 재독하였는데, 지겹게 느껴지는 것은 여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초독할 때 비해서는 얻은 바도 느낀 바도 좀 더 있는 독서였다. "논고"나 "탐구" 등 그의 주저와 주요 문헌들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 보다는 상당히 긴 기간에 걸쳐 진행된 사유의 결과물이라는 것, 그 긴 기간 동안 인간 비트겐슈타인이 겪어온 많은 일들이 그에 반영되었다는 것, 그러니 그의 삶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역자의 말이 나름 일리가 있다는 것 등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난해한 철학책의 저자로서의 비트겐슈타인보다는 살과 피로 이뤄진 사람 비트겐슈타인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는 독서였다는 점이 다소 인상진다. 


3. 책이 두꺼워 들고 다니며 읽기가 까다로웠다. 열심히 읽다가도 팔이 아파 집중력이 흐트러질 적이 많아, 나중엔 집에만 틀어박혀 독서대에 두고만 읽어갔다. 반면 "논고"는 하냥 얇았는데도 읽기엔 그저 까다로웠다. 이제 미구에 "탐구"를 사서 읽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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