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론 교실 - 세상에서 가장 인기없는 강의
노야 시게키 지음, 김석희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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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수학 교양서이다. 무한론, 집합론, 수학기초론과 연관된 개념과 논제들을, 두 학생이 약간 괴짜스러운 교수의 강의를 수강하는 이야기 형태를 빌어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당 주제에 관한 지식을 정석적으로 습득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흥미를 키운 뒤 해당 분야들에 대한 공부를 나름대로 해 보고 다시 이 책을 읽어보면, '아, 그 개념이나 논제가 이렇게도 설명되는구나, 이런 예시와 비유를 통해서 이해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자신의 이해도가 나름 진전되는 것과 그에 따른 지적 유희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간간이 피식거리게 만드는 저자의 개그도 매력포인트이다. 절판되었지만 혹여 중고매물을 발견한다면 구매 소장하여 생각날 때마다 가볍게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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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사 (합본, 양장) 서양철학사
군나르 시르베크.닐스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 이학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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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평가가 이 책의 장점을 요약해준다: "대부분의 철학사 책들이 철학 사상의 영향 관계를 중심으로 한 학설사라면, 이 책은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철학과 정치사상 및 다른 학문들 간의 관계를 비교적 상세히 다룬다. 특히 자연과학과 철학이 서로 주고받은 영향관계는 이 책의 독자라면 시야에서 놓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통상의 철학사 책에는 결코 등장하지 않을 많은 정치, 사회, 경제 및 과학 사상가들에 관한 서술(후략)" 각 철학자들의 사상 내지 사조를 독립적 배타적으로 다루는 데에 중점을 두는 여타 철학사들에 비해, 철학적 사유가 흘러온바 철학 이외의 분야들의 맥락 내에서 철학사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은 철학사 서적이다. 그렇다 보니 내용이 꽤 방대할 수밖에 없지만 평이한 해설과 소개로 그 난점을 잘 해결해내었다. 양적인 부담감만 이겨낸다면 철학에 생초보인 입문자들도 부담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다. 반면 철학사에 다소 숙달되어 있기에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철학사 서적을 찾는 사람이라면 읽는 소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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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와 철학
곽강제 지음 / 서광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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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서로서도 이론서로서도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다. 우선 논리철학과 연관된 A급 철학자들의 1차저술들을 모은 책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분야에 대한 저서가 희소한 실정에서 이 점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역자가 다수의 번역서를 출간한 이력이 있어서인지 번역도 만족스럽다. 각 글들의 내용적인 탁월함도 책을 읽는 흥미와 소득을 더한다. (역자 자신의 글 두 편을 포함하여)모아진 글들 대부분이 취하는 대강의 기조가 논리와 실재, 논리학과 형이상학을 다소간 혼동해온 기존의 논리학과 이를 떠받치고 있는 논리철학적 관점을 비판하고, 19세기 말부터 발전해온 현대 논리학 및 그와 연관된 철학적 관점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대학에서 현대 논리학을 배우면서도 기술적이고 테크니컬한 측면만을 기계적으로 습득하고 연습하는 학생들이나, 피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의 논리학 지식만을 지닌 일반 독자들이, 논리학에 대해 지닐 법한 잘못된 생각이나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게 해준다. 책의 난이도를 보자면, 개별 글들이 모인 책이다 보니 독서의 난이도를 하나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약간의 논리학 지식과 평균적인 대학생 수준의 독서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정도이다. 이 분야에 관심하는 내가 유일하게 어렵다고 느낀 글은 E. 네이글의 '존재론 없는 논리학' 한 편이었다. 나머지 글들은 논리철학에 대한 입문격의 글로서 읽기에 충분하다. 


 개별적으로 흥미롭거나 소득이 많았던 글을 꼽자면 러셀의 '철학의 본질로서의 논리학', 앞서 언급한 네이글의 글, 코피의 '연역체계', M. 코헨의 '논리와 세계질서'이다.

 러셀의 글은 현대 논리학의 기초성격, 관계 개념의 형식적 속성, 문장 연결사 개념, 원자/분자명제 개념 등 논리/언어철학 일반에서 매우 기초적인 사항들 일부를 평이하게 소개하고 있다. 입문자에게 매우 추천될 만하다.

 네이글의 글은 읽기도 어렵고 연산체계에 대한 기호주의적, 형식주의적 관점이라는 주제 자체도 생소하지만, 그런 만큼 흥미롭고 식견을 넓혀주는 좋은 독서경험을 안겨주었다.

 코피의 글은 공리, 정의, 연역(증명, 도출, 유도), 연역 내지 연산체계, 연역체계의 형식적 속성 등 형식논리학 체계에서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개념들을 교과서적이고 정연하게 해설해주고 있다. 본디 그의 논리학 저서인 "기호논리학"에 실렸던 글이니만큼 다소 무미건조하지만, 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논리학을 말 잘하는 테크닉 쯤으로 막연하고 단순하게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글이다. 엄밀한 체계로서의 논리학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핸 윤곽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비교적 짧은 코피의 글은 일반인들이 논리학에 대해 지닐 법한 잘못된 선입견들, 특히나 논리를 실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관점과 밀접한 것으로 여기는 잘못을 걷어내는 데에 일조할 법하다. 논리학에 기대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을 세심하게 구별하여 논리를 오용하거나 과용하지 않는 데에 주의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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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현대문화 현대음악
이석원 지음 / 심설당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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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에 대한 교양 입문서로서 적당한 책이다. 현대음악 및 현대 예술이론을 전혀 모르더라도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만이라도 유튜브로 찾아 감상해가며 읽다 보면, 현대음악사와 그 이론적 흐름의 전체 윤곽을 조금이나마 그려볼 수 있다. 다만 이 정도 수준의 교양서 치고는 가격이 높은 것 같다. 중고서점에서 사거나 빌려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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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정신과학 -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와 정신과학이 갈 길
김창래 지음 /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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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얻을 것이 아주 없지 않으나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주지는 않는 책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논증적이라기보다는 서술적, 설명적으로 진행되는데,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 읽기 지루한 편이다. 간혹 제시되는 논증들은 그다지 참신하거나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연유로, 이 책의 주제를 더욱 깔끔하고 전달력 있게 소개하는 여타 저술들이 많다는 점에서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이 떨어진다. 정 읽어보고자 한다면 구매하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를 추천한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을 이런 가격에 구매하기엔 매우 아깝다고 생각한다.


 부정적 평가와 별개로, 의외로 철학 입문서로서 읽을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연과학(정확히는 소박하고 천박한 자연과학주의)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다소 강하게 표현되어 있어, 이에 동의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연과학이 득세하고 있는 현대에 철학 내지 인문학이 어떤 학문이고 어떤 학문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을 갖추게 해준다는 점에서 교양 수준의 철학 입문서로서 읽힐 법하다. 생판 초보자가 읽기는 버겁지만(특히 딜타이와 가다머가 소개되는 3부), 철학사 한두권 정도를 읽어본 입문자라면 적당히 읽어나갈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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