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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정신과학 -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와 정신과학이 갈 길
김창래 지음 /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 2021년 4월
평점 :
얻을 것이 아주 없지 않으나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주지는 않는 책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논증적이라기보다는 서술적, 설명적으로 진행되는데,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 읽기 지루한 편이다. 간혹 제시되는 논증들은 그다지 참신하거나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연유로, 이 책의 주제를 더욱 깔끔하고 전달력 있게 소개하는 여타 저술들이 많다는 점에서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이 떨어진다. 정 읽어보고자 한다면 구매하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를 추천한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을 이런 가격에 구매하기엔 매우 아깝다고 생각한다.
부정적 평가와 별개로, 의외로 철학 입문서로서 읽을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연과학(정확히는 소박하고 천박한 자연과학주의)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다소 강하게 표현되어 있어, 이에 동의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연과학이 득세하고 있는 현대에 철학 내지 인문학이 어떤 학문이고 어떤 학문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을 갖추게 해준다는 점에서 교양 수준의 철학 입문서로서 읽힐 법하다. 생판 초보자가 읽기는 버겁지만(특히 딜타이와 가다머가 소개되는 3부), 철학사 한두권 정도를 읽어본 입문자라면 적당히 읽어나갈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