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논리학과 수학: 논리주의적 환원)

 

Russell의 논리학 체계

 

다음으로 이러한 산술체계를 Russell이 환원시켰던 체계를 살펴보자. 여기서 P∨∼P, x(FxFa), xy(x=y(FxFy)) 등과 같은 논리적 참을 증명하는 데 사용되는 통상적인 논리적 원리들은 상세히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Russell의 체계가 산술을 환원하는 과업에는 충분할 정도의 논리적 장치들을 지니고 있다 가정할 것이다. 하지만 Russell의 논리학이 지닌바 그의 환원작업에서 두드러지는 몇 가지 특징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집합의 원소관계(y가 집합이고 xy의 원소일 때 귀속되는 관계)를 나타내는 새로운 원초기호primitive symbol 이다. 또 다른 특징은 이 원초기호를 지배하는 공리들 및, 충분한 수의 논리적 대상들을 보장하는 공리이다.

우선 첫 번째로 집합의 원소관계를 나타내는 기호를 지배하는 새로운 공리집합은, 포괄공리도식the axiom scheme of comprehension으로 알려진 다음과 같은 L1의 사례들로 이루어져있다.

 

L1. yx (Fx xy)

여기서 변항 ‘y’는 집합들을 아우르며range over, Fx는 변항 ‘x’가 자유롭게 나타나는 (그리고 이외에는 자유롭게 나타나는 여타 변항을 포함하지 않는) 임의의 formula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Fx의 역할을 수행할 각기 다른 식들을 대입함에 따라 이 도식의 각기 다른 사례들이 얻어진다. 그 사례들 각각은 해당 식을 만족하는 (즉 해당 식에 의해 표현되는 속성property을 지닌) 대상들 그리고 오직 그러한 대상들만으로 이뤄진 집합의 존재를 주장한다.

 

이 공리도식 배후의 기본 착상은, 이 언어에서 하나의 자유변항이 나타나는 모든 개방식open formula에 대해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언어에서 대상들이 갖는 하나의 속성을 표현하는 모든 식에 대해), 그 식을 만족하는 (그 식에 의해 표현되는 속성을 지닌) 대상들만으로 이뤄진 집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논리적 원리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실상, 개체 x가 여차여차하다는 말과 x가 여차여차한 대상들 집합에 속한다는 말이 상호대체가능함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L1의 사례들에 의해 주장되는 집합들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i) Fx를 대체하는 식이 <29인 자연수이다라는 의미를 지닌 임의의 식일 경우, 29보다 작은 자연수 집합의 존재가 주장된다.

 

(ii) Fx를 대체하는 식이 xNx=x일 경우, 모든 자연수들 집합의 존재가 주장된다.

 

(iii) Fx를 대체하는 식이 xx일 경우, 집합empty set 즉 아무런 원소도 갖지 않는 집합의 존재가 주장된다.1)

 

(iv) Fx를 대체하는 식이 z (zx zz)2)일 경우, 공집합만을 유일한 원소로 갖는 집합의 존재가 주장된다. (여기서 ‘x’는 집합들을 아우른다.)

 

포괄공리도식에 따르면 모든 식 Φ(x)에 대해 그것을 만족하는 사물들 그리고 오직 그 사물들로 이뤄진 집합이 존재한다.


1) (譯註이에 해당 개방식을 포괄공리도식 L1에 대입하여 공집합 공리를 온전히 표현해보자면 yx (x↔ xy)이다.

2) (譯註) z는 보편양화사에 의해 속박되어있는바 ‘x’ 이외의 자유변항이 아님에 주의.


집합의 원소관계를 나타내는 Russell의 원초기호 을 지배하는 또 다른 공리는 외연성 공리the axiom of extensionality로 알려진 다음의 L2이다.

 

L2. ab [x (xa xb) a=b]

ab가 동일한 원소를 갖는 집합들이라면 a=b이다. 즉 그 어떤 두 집합도 동일한 원소를 공유하지 않는다. (‘a’‘b’는 집합들을 아우르는 변항이다.)3)

 

3) (譯註) 공집합 공리와 외연성 공리에 의하면 공집합은 유일하게 결정된다(즉 모든 공집합은 동일하다, 공집합은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것이 따라 나온다. 우선 譯註1)의 공집합 공리를 다음과 같이 수정하여 서로 다른 공집합이 두 개 있다고 가정해보자.

 

y1y2x((xx xy1) (xx xy2) y1y2)

 

각 변항 ‘y1, y2, x’에 개체상항 ‘ya, yb, t’를 대입하여 예화하면 다음 연언문이 얻어진다.

 

(tt tya) (tt tyb) yayb

 

다음으로 본문의 외연성 공리에서 변항 ‘a, b, x’를 가찬가지 개체상항들로 대체하면 다음 조건문이 얻어진다.

 

(tya ↔ tyb) ya=yb

 

이 조건문의 전건은 앞선 연언문으로부터 명제논리 규칙에 따라 도출되며, 전건긍정규칙을 적용하면 후건 ‘ya=yb가 도출된다. 이는 앞선 연언문의 마지막 연언지 ‘yayb와 모순이다. 따라서 귀류법에 의해 서로 다른 공집합이 둘 존재한다는 가정은 거짓이다


Russell의 논리체계에 고유한 마지막 공리 L3은 소위 무한공리the axiom of infinity이다. 이 공리의 목적은, 산술을 논리학으로 환원하는 데에 필요한 논리적 대상의 수가 무한함을 보증하는 것이다. 이 공리가 요구되는 이유와 이 공리가 다음과 같은 기이한 방식으로 진술되는 이유는, 실제 환원작업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L3. ∅∉N

공집합은 자연수 집합의 원소가 아니다.

 

Scott Soames, Philosophical Analysis in the Twentieth Century: The Dawn of Analysis, vol.1, Princeton Univ. Press, 20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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