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온 얼굴들은 이제 희미하다 숱한 시간들을 싣고 떠난 낙타의 발자국들이 저기 언덕 너머로 지워지고 있다추억과 맞바꾸어 후회로 채운 바랑을 메고 몸을 돌려 반대편 언덕을 넘으면 누군가가 있을 거라 늘상 여겨왔는데, 거기엔 내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바람이 불어, 그려진 눈동자가 감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