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세기 독일철학 - 피히테에서 니체까지, 코플스턴 철학사 제7권
F. C. 코플스턴 지음, 표재명 옮김 / 서광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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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난삽하지만 그 단점을 감내하고 읽어볼 가치가 충분할 만큼 좋은 내용과 전달력을 지닌 철학사 서적이다. 철학사 분야에서 원체 유명한 책이니만큼 내용 측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겠다. 다루는 범위가 방대하여 책의 분량이 많긴 하지만 각 장과 절들이 적절한 호흡으로 나뉘어 있기에, 철학적 소양과 더불어 독서역량을 다소 갖추고 있다면 지치지 않고 논의를 따라갈 수 있는 난이도이다. 개별 철학자들의 사상을 유기적이고 연속성 있게 재구하고 있어 해당 시기의 철학사를 내적으로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동시에, 때로는 다소 일반적인 철학적 견지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저자 나름의 주석이나 논평을 삽입시키고 있어서 균형잡힌 시각도 잡아주는 편이다. 여타 한 권짜리 철학사 서적에서는 누락시킬 수밖에 없는 군소 철학자들과 그 사상적 관계가 간략하게나마 논급되고 있다는 점도 소소한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논리철학과 수학철학에 관심하기에 볼차노가 짧게나마 다뤄지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고, 마흐와 아베나리우스의 현상주의도 이 책에서야 의식적으로 제대로 접해볼 수 있었다.) 반면 구나 절이 기이하게 배치되고 매끄럽지 않게 번역되어 있거나 구절단위 혹은 문장단위로 오탈자가 있는 등 번역과 편집상의 문제가 집중도를 종종 흐트려뜨렸다. 이런 단점으로 보아도 내용 자체의 난이도로 보아도 초심자에게는 절대 권할 만하지 않으며, 정석적인 철학사 서적을 여러권 정독해본 바 있는 초중급자가 읽어야 읽는 소득이 있을 법하다. 독일 관념론철학 및 그 이후의 흐름에 강하게 관심하는 사람이라면 끈기 있게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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