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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중요한 몇 가지 문제 ㅣ 언어와 현대사상 총서 1
조지 에드워드 무어 지음, 김지홍 옮김 / 경진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난삽하여 도무지 잘 읽히지 않는 책이다 철학의 기초 분야들에서 주된 주제나 쟁점들을 폭넓게 살펴보는데, 어딘가 모르게 난삽하고 복잡하여 내용이 파악되지 않고 집중이 되질 않는다 번역의 문제인지, 강의록음 염두에 둔 글이라는 특성 탓인지, 무어의 철학방식이 그저 나랑 안 맞는 때문인지, 여하간 문장들이 머리에 들어오질 않아 논의가 따라가지지 않는다
더욱 눈에 띄는 단점은 역자의 과도한 개입이다 역주에서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제시되는데 양정으로만 과하고 무분별하여 본문을 읽어나가는 데에 방해만 된다 거의 90%는 철학적 내용이 아니라 자연과학 언어학 뇌과학 국어학 어휘론 등의 지식들을 담고 있는데, 본문과 무관하거나 피상적으로만 연관되는 것들이어서 본문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기여하는 바가 전무하다 나머지 10%의 철학적 내용들도 본문의 주된 논의흐름과는 무관한 쌩뚱맞은 철학적 지식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령 진리치 담지자에 관한 논리철학적 논의에서 갑자기 오스틴의 화행론으로 넘어간다든가, 실재개념을 분석하다가 희한한 사유과정을 거쳐 불교철학이나 주역을 논하기에 이르는 등, 역시 본문을 철학적으로 적절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데에 일조하는 바가 거의 없다 널리 쓰이는 인명을 무시하고 뤄쓸 뷧건슈타인 프롸이어 등으로 표기하는 것도 사소하지만 읽는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철학책이지 한글 표기법에 관한 책이 아니다
사정이 아러하니, 유사한 주제와 내용을 더욱 깔끔한 형식과 문장력으로 전달하고 잇는 여타 교양 수준의 철학서들이 많다는 점에서,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무어의 상식철학에 강하게 관심하는 바가 아닌 이상 일반 독자층에게는 전혀 권하고 싶지 않다 혹여 읽기를 시도하더라도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