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언어학
ALLWOOD / H.S MEDIA(한신문화사) / 1987년 5월
평점 :
품절


논리학의 기초를 다지거나 보다 깊게 이해하는 데에 유익한 전문적인 입문서이다. 영어제목을 직역하자면 "언어학에서의 논리학"이지만, 언어학을 전문적으로 익히지 않았더라도 논리학에 대한 배타적민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게끔, 논리학 자체가 중심으로 삼아져 서술되어있다. 공리체계라든가 추론규칙 등 논리학의 실질적인 테크닉보다는, 그것들을 떠받치고 있으면서도 논리학의 실질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기초적인 사안들을 간명하고 평이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논리/언어철학적으로 논쟁이 될만한 사안에는 깊게 천착하지 않고 여차여차한 쟁점들이 있다는 정도만을 언급하고 넘어가는바, 초심자가 지치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게끔 균형잡힌 입문서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이런 점으로 인해 논리학 초심자가 기술적인 논리학 교재와 병행하여 활용하기에 좋고, 논리학을 형식적이고 기계적으로만 숙달한 사람이라면 부실하다고 여겨졌던 기초를 튼튼히 다지거나 꼼꼼하게 재고하기에 매우 좋다. 다만 초심자라면 기초적인 명제/술어논리 및 그 예비사항들이 다뤄지는 6장까지만을 읽어낼 수 있을 듯하다. 6장 이후의 장들은 기초논리 이외의 확장/파생 논리학, 내포논리, 형식의미론 등이 다뤄지는 등 다소 심화된 부분이기에, 논리학, 논리철학, 언어철학, 언어학 등에 대한 선지식을 다소 갖추고 있어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번역은 분명 직역투이지만, 짐작건대 원서 자체가 내용이 평이하고 전달력이 탁월했던 탓인지, 직역임에도 뭔소린지 알아먹을 수 없는 정도로 형편없지는 않다고 여겨졌다. 워낙 옛날에 출간된 책이기에 역어선택이 생소하거나 어색하다는 점, 그래서 본인이 알고 있는 개념임에도 자칫 간파해내지 못하여 놓칠 수 있다는 점 정도만 주의하면 되겠다. 


삼 년 전 동네 도서관 서가에서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별 생각 없이 심드렁하니 읽어나가다가, 일고 보니 내용이 워낙 좋아서 집중하여 독파해낸 기억이 새롭다. 검색해보니 절판된 책이어서, 중고매물을 찾아내어 언젠가는 꼭 구매소장해야겠다고 다짐짓했다. 당시엔 내포논리와 형식의미론이 다뤄지는 후반부가 너무 어려워 대충 훑고 넘어갔는데, 해가 몇 번 지나 다시 읽어보니 그 부분도 흥미있게 읽혀졌다. 감회도 새롭도 얻은 것도 많았던바 재밌고 뿌듯한 독서였다. 뻔하고 조악한 논리학 교재들만 그나마도 간간히나 나오는 마당에, 이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양질인 이런 모양새의 책들이 절판되지 말고 외려 자꾸자꾸 새로이 출간되었느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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