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든 루스 - 제7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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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라고 즐거워하며 쉬던 ​오늘 저녁 뉴스에,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환경, 일과 삶 균형 면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시민 간 유대 강도를 뜻하는 공동체 부문에서도 꼴찌를 면하지 못했고, 지난달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지수에서도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직 교육에서만 상위권을 나타내 부모들의 교육열을 보여준다나...


뉴스로만 우리 사회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요즘 많이 듣게되는 뉴스의 내용과 국제적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한 위와같은 수치들을 볼때에 우리나라는 정말 젊은 세대들이 살기 힘들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이 책도 그런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을 그려낸 작품으로 읽는내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반값등록금을 소리쳐 외쳐보지만, 하늘을 뚫을듯 높기만한 등록금을 미처 대지 못 해 휴학을 밥먹듯 해야하는 학생들. 각종 알바를 전전할 수 밖에 없는 그들에게 우리 기성세대가 해줄 말이라고는 '용기와 희망을 잃지마라'라는 아주 교과서적인 한줄밖에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대학을 휴학하고 알바를 전전하는 스물셋의 '나 ', 유부남이지만 사랑하게 된 '감독', 학생시절부터 의지했던 친구는 자기가 베푼 호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자기를 자판기에 비유하며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버렸고, 친자매처럼 의지했던 '순수언니'는 500만원을 받고 방을 빌려주고는 떠나서는 결국 '나'의 500만원을 소리소문없이 방을 내놓음으로써 사기쳐버리게 된다.

'나'가 우연히 일하게 된 '날씨연구소'에서의 이야기가 환타지처럼 서술된 이 소설은 여러 종류의 인간상때문에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면서도 아름답게 포장하여 보여준다.


세상이 참 살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지만, 2030세대들에게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고 얘기할수밖에 없는 우리이기에 어쩜 이 소설은 읽으면서 더 현실을 안타깝게 볼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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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내일이 올거야
이시다 이라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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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일찍 결혼해 친구같은 대학생 딸을 둘이나 둔 선배언니 왈

 "난 내 딸들을 중저가로 키우려고 했고, 비싼 학원대신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수업과 인터넷 강의로 공부하라고 했는데, 애들한테도 항상 1등이 되어서 무엇인가를 이루려기보다는 이 사회에 적응해서 즐겁게 살아가라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대학을 졸업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큰 딸을 보면 내가 기성세대로서 너무 한 일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은 미혼으로 책임질 자식이 없는 나에게도 참으로 안타깝게 다가오는 말이었다. 주변의 지인들의 아이들이 커서 이제는 나와같은 기성세대들이 그들을 위해 슬슬 물러나야할 시기가 다가오지만, 사실 내가 물러나고 싶어서가 아닌 사회가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는 이 불황시기에 그들에게까지 여유롭게 물려줄 자리가 없어서 젊은 피들이 그대로 자신들의 능력을 써보지도 못하고 묵혀야만 한다는 것은 답답하고도 절망적인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가까운 일본도 20년 넘게 불황이 계속되면서 그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문제들이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같은 아픔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지가 생긴 느낌이랄까...


이 소설은 야마가타 현 쓰루오카 시의 전자제품 부품 공장에서 파견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던 청년 네사람이 계약해지를 통고받으면서 시작된다. 해고이면서 해고가 아닌듯 '계약해지'라는 말로 하루 아침에 할 일을 잃은 네 청년들은 도쿄까지의 600킬로미터를 걷기로 결심한다. 사실, 처음엔 한 사람이 걷겠다고 하자 나머지 세 청년은 하루만 걸어보고 기차를 타던지 하며 시작했던 일이다.

무서울게 없는 20대의 나이에, 쇠도 씹어먹는다는 강철 체력을 가진 네 청년은 그렇게 '내일의 행진'을 시작하게 되고 그들의 여정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신야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도보 여행이 취미인 슈고, 잔류고아 3세인 린호센, 까칠한 블로그 운영자 신야, 평범한 청년 요스케 이렇게 네 청년은 직장생활 중 서로 친하진 않았지만, 아는 사이였고 함께 도쿄까지의 긴 거리를 걸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게 된다. 서로에 대해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사이였던 그들 각각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고, 그들의 행진이 세상의 관심거리로, 정치적 사회적 이용거리로 관심을 받게 되면서 그들의 여행이 본질적 의미보다 가십거리와 돈벌이로 측정될때 그들은 다시금 자신들이 왜 걷기 시작했는가를 잊지 않고 목표지점까지 바꿔가며 자신들의 여행을 마친다.


제목처럼 그들의 해직으로 인생의 바닥을 쳤다 생각될때, 도보여행으로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또다른 기회의 문을 열었고, 그로 인해 각자 자신들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갈 수 있었다. 이 우울하고 암울한 경제 상황을 겪어내야 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도 좀 더 용기를 갖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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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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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께선 돌아가시기 전까지 쪽진 머리를 하고 계셨다. 거기에 손맛이 좋으셔서 우리가 가면 쉽게쉽게 해주시는 음식이 모두 맛있었는데, 그중 단연 된장찌개와 육개장이 맛이 일품이었다. 경상도 분이셔서 얼큰하게 끓여주시는 된장찌개와 땀을 흘리며 먹게되는 매운 육개장이 참으로 맛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무리 엄마와 이모 두 분, 외숙모들께 그 맛 좀 내보라고 해봐도 슬프게도 그 맛을 따라가는 분은 한분도 없다. 외할머니 음식맛을 기억하는 가족들은 친척분들까지 100여명이 되지만, 그 음식을 배운 딸들과 며느리들도 그 음식맛을 못 내는것을 보면 분명 손맛이라는 것이 있는 게 확실하다.


나는 수플레를 모른다. 이 책의 제목으로 처음 접한 수플레란 음식은 식으면 가운데가 꺼지므로 따뜻할때 빨리 먹어야 한단다. 공갈빵 같은 것인가...

아무튼 이 책의 주인공들은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과 성별도 다른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연을 살펴보면 정말 우리 옆집 사람들처럼 평범한 사람들이다.

미국으로 이민와 아이 둘을 입양해 키운 릴리아는 아이들이 모두 독립해 나가고 남편위주의 생활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살았지만, 남편이 갑작스런 뇌졸증 쓰러짐으로 인해 스스로 변하기 시작한다. 열심히 키운 아이들은 더이상 양부모를 찾지 않고, 남편은 짜증내면서 그녀의 생활을 예전으로 바꾸려 하지만, 릴리아는 남편과 자신이 살기 위해 하숙을 시작하고 자신의 삶을 즐거운 삶으로 개척해나간다.

파리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마크는 어느날 갑작스런 부인의 죽음으로 폐인처럼 변해가게 된다. 아내가 쓰던 부엌에서 아내의 온기를 느끼려고 시작한 요리. 그는 그렇게 스스로 일어서고 있다. 

이스탄불에 살고 있는 페르다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친정어머니가 쓰러지자 모시게 된다. 그녀의 어머니는 지독히도 이기적인데다 조금의 아픔도 참지 못하는 애기같은 면때문에 그녀의 삶은 갑자기 힘들어진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위해 해주던 음식을 기억하며 그녀는 엄마를 돌보기 위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이런 주인공들에게 힐링이 되는 수플레는 그들이 힘든 현실을 피해 다양한 재료를 구입하러 시끌벅적 장을 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쓰던 부엌 기구를 사용해 만드는,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구해줄 음식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그들에겐 너무도 흔한 음식일 수플레가 인생의 좌절앞에서 살아가는 힘을 주는 자양강장제 역할을 하는 음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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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사랑해도
유이카와 케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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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사랑해도 '끝이 없다'

처음 내가 느낀 제목의 뒤에 올 말은 단연 '끝이 없다'가 딱 맞는 말 같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사랑해도 사랑해도 '나만큼 사랑할까'] 이다.

70대를 눈앞에 둔 할머니 오토와는 게이샤를 소개해주는 일을 했었다. 지금은 엄마 시노와 가게를 하지만,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녀는 황혼의 결혼을 위해 계약서 쓰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생활만을 꿈꾸는 젊은 세대들의 사랑과 그녀의 사랑은 완전히 대조된다. 죽음 후에 올 자식들간의 재산분할까지도 신경써야 하고, 노환으로 쓰러진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남자쪽 자식들과 당사자 남자까지도 자신의 사랑으로 설득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50대를 눈앞에 둔 엄마 시노는 게이샤였다. 그녀는 게이샤를 그만두고 결혼했지만, 이미 남자에겐 딸이 있었고, 결혼 후 일년만에 사별한 남편의 딸을 맡아 키우게 된다. 그녀에게도 야마자키라는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고 결혼을 결심하지만, 그녀가 게이샤였다는 과거와 현재 술집을 한다는 이유로 남자쪽 자식들의 반대를 겪게 되고, 미지근한 야마자키의 대응에 결혼을 포기한다. 결국 그녀의 사랑은 결혼은 못하지만 연애만 하자라는 결론으로 매듭짓지만 참으로 어려운 그녀의 사랑에 읽는 내낸 가슴이 아프다.


30대를 눈 앞에 둔 리리코와 유키오.

리리코는 시노의 첫 결혼에서 얻은 남편의 딸이다. 유키오는 게이샤였던 엄마와 살다 엄마가 죽자 아버지를 모른채, 오토와와 시노에 의해 크게 된다. 리리코는 배우를 꿈꾸다 드라마 작가로, 유키오는 모델하우스 관련 일을 하면서 자신들만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리리코는 오래 사귄 구라키와 결혼도 생각해봤지만, 자신의 꿈을 접는 구라키를 무시하며 결혼을 포기하고 그저 남자친구로만 그를 바라본다.

유키오는 첫사랑에서 열정적이었다가 그 열정이 식자, 유부남과 사귀면서 자신의 사랑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게 된다.


핏줄이 섞이지 않은 가족이지만 이 네명의 여자들의 삶과 사랑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그녀들은 서로를 따뜻하게 이해하고 보듬으며 진정한 가족으로서 서로의 사랑과 일을 응원한다. 이들처럼 사랑한다면 내 사랑도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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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아저씨
네코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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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를 말할때 흔히 '끼인 세대'라는 말을 하곤 한다. 새마을운동으로 잘 살아보겠다고 자신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만하신 우리 부모님세대와 이젠 부모님세대처럼 고리타분하게 희생만하며 살지 않겠다는 젊은세대 사이에 끼어서 붕~뜬 세대라는 뜻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보곤한다.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이젠 더이상 당신이 살아온 시절처럼 아버지들이 일만 하고 돈만 벌어오는 존재로 살아가선 안된다고 왜냐하면 가족에게 잘 해야 퇴직후 돌아갈 가족이 있는 거라고 하셨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돈 벌어오는데 바빠서 집에 오시면 쉬시기 바빴고 우리와 대화보다는 엄마를 통한 대화가 더 편하셨던듯 하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가끔 인터넷에 나오는 조사 결과로는 아직도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자식들 간의 대화가 더 많고 직장에서도 상사보다는 동료와의 대화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일본의 아버지들도 비슷한 삶을 사는듯 하다. 우리의 진도견과 비슷하다는 일본의 시바견에 중년 샐러리맨 남자들을 비유해 결혼 후 점점 시바견으로 변해가는 남자들의 애환을 그렸다. 점점 시바견의 털이 자라면서 전철에 같이 탄 옆사람들도 중년 남성들을 향한 불평을 하고, 아빠가 냄새나서 싫다고 하는 딸을 보며 서러움을 폭발하는 시바견, 엄마와는 대화하면서 아빠에겐 요구만하는 자식들의 요구를 들어줄 권한도 능력도 없는 시바견, 어린 부하직원과의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능력 등의 여러 측면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시바견, 그래서 배우게 되는 젊은이들의 문화와 인터넷 세상으로의 대화창을 애용하기엔 스스로 힘든 시바견, 상사로부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을 못 통솔한다는 이유로 홀대받는 시바견 등 이 많은 애환이 중년 샐러리맨에게 1970년대에나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2000년대를 사는 우리 아버지들에게 있다니... 참으로 웃픈 이야기다.


자식들이 아빠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만한 책으로 중고등학생들에게 필독도서로 한다면 좀 더 아버지를 가족의 따뜻한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일조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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