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때는 난 충분히 어른스럽다고 생각했고, 

20대때는 난 이제 세상을 90% 안다고 생각했고,

30대때는 더이상 알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려했으나....

깨닫게 되었다. 인생은 죽는 그 순간까지 겪어낼게 쌓여있는 것이라고. 그나마 빠른 깨달음이었을까?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또 한번 느낀다. 내가 너무 쉽게 살아와서 10대부터 30대까지 그렇게 오만했던 거라고. 수술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정도인 몸으로 세계 최강의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선 선수와 상처를 부여잡고 4년을 뛰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선 그들을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누가 보기에도 이젠 중년이라는 나이인데, 나는 아직도 마음은 18세에 머무르고 있다.

인생은 살수록 일이 많다. 그 일들은 내가 온전히 견뎌내야만 하는 것들이다.

일이 생길때마다 ‘참 인생이 힘들구나. 어른이 되는 과정이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아직도 하는 나는 김난도 교수님의 말처럼 어른아이일지 모른다. 지금까지 우울증이 생길 것 같은 인생의 많은 일을 겪어내며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뿐아니라 이 세상을 사는 이들 모두 힘들고 어려우며,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김난도 교수님의 글처럼 ‘내 생애를 마치며 스스로 온전히 어른이라고 긍정할 수 있기만 하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52쪽 어른이 된다는 것은 조심스럽게 자기 내면의 서랍을 열고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확인하고, 또 그 안에 새로운 것을 담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므로 “이제 다 왔다”고 말하면 안 된다. 대신 “ 조금 더 가보자”라고 말해야 한다. “이제 와서...”라고 유보하면 안 된다. 대신 “지금이니까”라고 격려해야 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공부하라”고 마하트마 간디가 말했다. 흔들리면서도 자기를 돌아보며 어제보다 한 뼘 더 성숙해가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바로 어른이었던 것이다. 생애를 마치며 스스로 온전히 어른이라고 긍정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인생이리라.

 

266쪽 그대, 마음의 서랍을 열어보라. 무엇이 들어 있는가?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쌓아놓은 청춘의 꿈들이 아직 거기 있지 않은가? 혹시 차갑게 식어버리지는 않았는가?

지금 꺼내라. 먼지를 털고, 물을 주고, 불기를 지펴, 묵혀뒀던 그대의 그 꿈에 다시 온기가 돌게 하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후에 10대에서부터 60대까지 서로들 김난도 선생님께 각자 자기 세대를 위한 책을 내주십사 하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이번 책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아닌 어른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세대를 위한 책이라고 하셨다. 그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기 위한 책으로 직업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까지 모두 총망라한 이 책은 특별히 한 세대 뿐 아니라 인생의 저 아래에서 허덕이는 모든이들에게 힘을 주는 책인듯 하여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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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님'도 아니고 '개씨'도 아닌 '미스터 개씨'란다. 

나는 보기 싫고 하찮게 여겨지는 남자에게 '미스터 *'라고 부른다.

그런데 '미스터 개씨'라고 하는거 보니, 주인공 나다는 그야말로 남자라는 족속에 대해 보기싫고 하찮게 여겨질 때 이 소설을 썼다는걸 알 수 있었다.  

 

얼마전, 인터넷 뉴스로 오피스 스파우즈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내 인생의 반려자는 정작 하루 24시간 중에 눈 맞추고 얘기하며 인생을 논하기는 2~3시간에 불과하고 법적으로는 내 짝이지만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함께 머무르는 시간도 잠자는 시간이 대부분인 그야말로 법적 짝에 불과하다.

하지만, 남자나 여자나 회사에 나가 몸바쳐 마음바쳐 일하는 시간 동안 내 옆에서 나의 어려움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직장동료일 수 밖에 없고, 항상 회사는 차려입고 화장도 하고 다녀야 하기때문에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나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시작한 하루가 커피 향과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완벽한 조건 아래서 마음까지 이해해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말이다.

 

사회의 변화무쌍한 기운 아래, 별의별 단어가 생성이 되는구나 생각하며 웃어넘겼는데, 이 소설에서 아주 정확하고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눈이 번쩍 띄였다.

 

플라토닉 사랑을 주장하며 오피스 스파우즈의 존재를 당연시하는, 게다가 결혼도 못 하고 오피스 스파우즈도 없는 사람은 능력없는 사람인것처럼 분위기가 정말 기분이 상해서 못 견디던 나다는 집의 반려자 서비와 오피스 허즈번드 민준 사이에서 행복해하고, 그런 나다를 질투하는 수연.

 

결국 자신의 덫에 자신이 걸린 꼴이 되지만, 주인공 나다는 남자라는 족속을 여자의 입장에서 무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석해낸 가히 여성학개론에 맞먹는 훌륭한 이론을 펼친 멋진 여성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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