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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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인명은 제천'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사연 없는 무덤 없다' 등등 내가 아는 속담들은 우회적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이승의 힘든 생활을 스스로 이겨나가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제목과는 다르게 한손에 쏙 들어오는 책의 크기가 책을 잡자마자 휘리릭 읽게 만든다. 내용은 가슴에 콕콕 박히는 요즘 뉴스 속의 안타까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든가...

뉴스 속의 안타까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 사연들을 소설은 그래도 그들이 그러지 말아야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16살 중학생의 눈으로 본 죽음 이후의 세상은 기가막힌다는 표현이 아니고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재수가 없더니,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친구를 구하려다 얼떨결에 저세상으로 함께 가게 된 주인공 나일호.

16살이지만, 담배도 피워봤고 점집도 다녀와 본 나름 경험이 풍부한 소년이다. 유명 래퍼 친구를 통해서 사회의 어두운 면도 경험한 나일호는 억울한 죽음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응답을 받는다. 그런 그에게 함께 저세상으로 가기위한 오디션을 봐야하는 같은 처지의 12명은 살던 세상으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호에게 생전에 미처 못 하고 온 일들을 부탁하게 되는데, 그 사연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이승의 생활이 그렇게 아쉬웠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저세상으로 제대로 가기 위한 그들의 오디션은 10회 안에 심사위원을 울려야 하는데, 그 비법이 마지막에 공개되는데 가슴 뭉클하게 한다.

난 내 삶이 얼마큼이나 남았는지 모른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고, 삶의 방식 또한 모두 다르다. 난 여기 13명 중 어떤 식의 삶의 방식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미리 걱정을 땡겨다 하는건 아닌지, 한번에 최고의 성과를 이뤄내고 그걸로 아름다운 나의 마지막을 삼으려 하는건 아닌지, 과거의 내 아름답던 모습을 그리워하며 지금의 나를 스스로 홀대하는건 아닌지...

유쾌한 저세상 오디션 소설은 그렇게 죽음 이후의 세계를 미화되지 않은 모습으로 현실에 맞게 이야기해보는 소설이다.

처음에 제시한 속담이 아니더라도, 내 목숨은 내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니만큼 힘들더라도 즐기며 살 수 있는 용기와 넉넉한 마음을 가지도록 애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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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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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흐리기에 사무실 창문 블라인드를 완전히 올려놓고, 멀리 보이는 관악산을 한동안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다.

지나가던 동료가 묻는다. "무슨 고민있으세요?"

내 대답은... "관악산 경치보고 있는데 갑자기 웬 고민? 저 관악산이 수묵화 같지 않아?"

스트레스와 긴장감의 연속인 일하는 공간에서는 관악산도 맘놓고 못 보겠는걸...

박범신님의 에세이 '하루'는 부제가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이다. 자연과 가까운 작가님의 삶의 공간이 이런 아름다운 에세이를 쓰게 만드는가 보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예찬과 사람이 자연의 자연스러운 네트워크에 자꾸 통제를 가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은 보통 새벽이라고 생각할텐데, 아침을 제일 먼저 제시하셨다. 아침-낮-저녁-밤-새벽 이라는 진행이 하루를 조금 색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뜨거운 아시아 지역의 작은 섬나라 사람들, 먼 원주민, 아일랜드의 이야기 등으로 코로나 시대로 멈춘 여행에 대한 나의 갈망을 뒤흔든다.

사랑, 고독, 나, 우리, 사회에 대한 글들이 많은 책들에세 다뤄진 얘기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한마디한마디가 내 감정에 파장을 일으킨다.

에세이는 붓가는대로 쓴 글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박범신 작가님의 '하루'는 더 우리 인생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이야기책 같다.

아마 옆집에 사신다면, 마루에 앉아 찐 감자나 옥수수를 먹으며 이야기 나눌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이야기 해주시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 말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햇빛이 그리운 5월에 일기 딱 적당한 에세이다. 주변에 강력 추천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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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반야심경 1
혜범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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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은 일체라고 말한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병들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음의 병이야 우리가 알다시피 '절망' 아닐까?

이 소설은 마음의 병을 얻을 수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우의 수를 해인 한 사람에게 몰아 넣어 우리에게 보여준다.

억울함을 안고 병들은 도시에 묶이게 되는 선재의 부모, 그 좁은 마을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사기를 일삼는 가족사기단, 종교에 귀의해 살아가면서도 물질적 이득에 눈이 멀어 타인의 재산을 빼앗는 사람들, 그리고 속세의 이익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삶인데도 불치병에 걸리는 삼촌 스님, 삼촌 스님을 정신적 지주로 살아가다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노숙자의 삶을 함께하고, 한줌 재로 보내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당하는 교통사고, 교통사고로 인해 실명하고 움직임이 불가능해져서 간병인의 도움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데 일어났다. 그래서 이 소설은 '반야심경'이라는 제목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것 같다.

선재에서 김산으로, 김산에서 해인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은 주인공의 인생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 강선재, 한센병 마을에서 아들을 빼내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은 부모는 삼촌에게 맡기고, 삼촌은 그에게 김산이란 이름으로 새 호적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삼촌과 함께한 구도의 생활에서 해인이란 법명을 얻게 된다. 이 소설은 해인으로 시작해서 해인의 사고와 함께 그의 선재, 김산 시절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된다.

그가 겪어내야했던 삶의 불운과 고통이 지속됨에 따라 그의 불운과 고통이 왜 그렇게 지속되야하는지 그 고통은 어디서 왔는지를 자꾸 찾아보려 하지만 그 것은 불가능하다.

중환자실에 가족이 있어봐서 그 처절함을 느껴봤다. 활발하게 육체가 움직일 수 있었던 사람에겐 갑작스런 육체의 불편함은 순식간에 몸은 물론 마음까지 갉아먹는 벌레마냥 느껴질 것이다. 자신의 존재 참담함과 삶의 의미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절망의 늪에서 회복되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신의 승리라고 하던가? 해인스님은 끝없는 정신적 나락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은 빛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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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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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문화는 다양하다. 언제나 여행을 하게 되면 느끼게 되는 점이기도 하지만, 이미 우리는 외국의 영화나 TV 다큐멘터리나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많이들 색다른 문화를 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디언이나 에스키모라고 흔히들 부르는 문화는 뭔가 영적인 것이 가득한 듯한 느낌이어서 그들의 문화가 좀 더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누이트에선 고아는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친척이나 남의 집 문 앞에서 자면서, 그 집 식구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으며 자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곳에선 어려서 집안끼리의 약속으로 짝이 지워지고, 서로의 짝을 속속들이 알면서 성장하고, 그 짝과 결혼하게 된다. 이혼을 할 수도 있지만, 이혼후 곧장 재혼하는게 일반적이다. 남자는 사냥을 여자는 육아를 책임지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가 꼭 필요하고 의지하게 된다. 그 곳에서의 직업은 사냥꾼 밖에 없다. 그리고, 항상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혼자 고독하거나 외로울 시간은 거의 없다.

이누이트인 울릭은 사냥을 나갔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그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 살아가는 고아였다. 삼촌 집에서 크면서, 울릭은 사냥꾼이 되었고 사냥 법칙을 어기는 죄로 약혼녀 나바라나바와 파혼하게 된다. 이누이트의 개발을 위해 기지를 설치한 카블루나인들은 이누이트를 이롭게 한다는 명목으로 사절단을 원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굳건하기 때문에 이누이트의 사절단으로 카블루나(이누이트인이 아닌 사람을 뜻하는 이누이트 단어)에 가게 된 울릭은 단지 약혼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고향을 뜬 것이었다.

고아인 관계로 이누이트의 탐사를 위해 정착했던 기지의 카블루나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카블루나 언어와 지식, 문화를 잘 알았던 울릭은 카블루나에 직접 가게 되었지만 적응은 어렵기만 하다.

호텔에서의 밤은 외롭기만해서 잠을 이룰수가 없다. 그의 가이드인 마리네서 지내게 되면서 울릭은 카블루나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어려서 집안의 약속으로 짝을 이루게 되는 이누이트와는 다르게 항상 서로를 유혹하기 위해 애쓰는 카블루나의 남녀 모습, 온몸을 가리는 정숙한 모습의 이누이트 여성에 비해 항상 노출된 옷을 입는 카블루나 여성들의 모습, 이혼을 하더라도 금방 재혼해 혼자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누이트와는 다르게 여자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 카블루나, 모든걸 공평하게 배분하는 이누이트와는 다르게 일해야만 배당을 받는 카블루나. 등등의 너무나도 다른 문화에 울릭은 혼란스러우면서도 점차 자신이 카블루나에 젖어가는 것을 알게 된다.

이누이트를 이롭게 하기 위해 광고도 찍고, 영화도 제작하게 되면서 연예인 같은 인기를 얻게 되자 울릭은 고향으로 떠나야 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해진다.

문화는 자연환경과 생활 습관으로 만들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계는 넓고, 문화의 차이가 커서 같은 문화의 옆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우리는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멸시하거나 우습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누이트는 발전된 문화를 갖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은 우리가 가진 문화보다 더 진보되어있다고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에 젖은 자연인 울릭은 자신의 변화가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어느새 자본주의가 편리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고향을 살리고, 약혼녀를 되찾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울릭의 모습이 행복을 찾아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과 별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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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김제동과 전문가 7인이 전하는 다정한 안부와 제안
김제동 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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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에도 테스형을 부르는 가요가 나왔다. 소크라테스는 대화법으로 제자를 가르쳤다고 한다. 공자도 제자들과의 대화로 많은 제자를 거느릴 수 있었고, 덕 높으신 스님들은 선문답을 하시면서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얻도록 했다던가...그래서 이 책의 제목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듣고는 테스형을 부르는 가수가 더 생각이 난거 같다.

김제동의 톡투유 프로그램을 졸린 눈을 비비며 매주 챙겨본 나는 사회자의 실력(특히, 말로 처음 본 사람들과 짧은 시간에 래포를 형성하고 무장해제 시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도록하는 실력)과 청중들의 따뜻한 시선과 무대 위에 초대된 게스트의 전문가적 멘트와 무대 한켠의 가수들 그 모든게 너무도 따뜻하고 포근해서 챙겨보았더랬다.

이 책은 말로 풀어내는 실력이 대한민국의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김제동의 사회로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건축가 유현준 교수, 천문학자 성채경 교수, 경제전문가 이원재 대표,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 교수 이렇게 일곱 분의 인터뷰식 대화가 실려있다. 코로나시대 청중없는 톡투유를 보는 기분이었다. 조금은 알쓸신잡 같은 분위기도...

대학때 은사님 한 분은 박사는 아주 작은 부분만 깊이 공부하기 때문에 세상을 가장 모른다고 하셨다. 그런데, 한 분야에 깊이를 가진 사람들은 그 깊이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보는 관점과 살짝 다르게(아니, 깊이있게) 해석하기도 한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세상은 멈춰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지하에 물류 터널을 만든다면 도시 모습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 천문학자 성채경 교수의 달 뒷면에 사는 사람은 집값이 쌀거라는 이야기, 경제전문가 이원재 대표의 재분배 이야기,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사랑의 대차대조표 이야기가 내게는 대학때 은사님을 떠올리게 했다.

다행이도 사회자인 김제동님은 일반인이어서 나처럼 많은 분야에 관심이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고, 전문가들을 만나기 전에 그들에 대해 조사하고 그들의 책을 미리 읽고 준비가 탄탄했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내가 궁금해할만한 질문을 쏙쏙 해주셔서 인터뷰를 읽으면서 내가 그 자리에 함께 앉아서 대화를 듣는 느낌까지 들었다.

두툼한 책 두께에 걸맞지 않게 금방 파르락 넘어간 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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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04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