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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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구미호식당 시리즈 3편이 약속식당이다. 2저세상 오디션을 본지 얼마 안되었는데, 2편에서는 사후세계에서의 망자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다뤘다면, 이번 3편은 망자들이 이승을 못 잊어 돌아와 이승에서 잊지못한 인연을 찾아 마지막 정리를 하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죽기 전 채우는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설이와 요리를 만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설이를 도와주려다 학교폭력에 피해로 죽게된 채우는 설이와의 추억을 잊지못해 만호와 거래를 하게 된다. 이승에 돌아와 설이를 만날 시간은 손바닥의 도장 흔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는 것과 설이가 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만 단서로 다른 것은 약속받지 못 한 채, 이승에 돌아온 채우는 설이를 찾기 위해 약속식당을 열게 된다. 약속식당을 통해 만난 황부장, 왕원장, 구주미, 구동찬, 고동미는 약속식당에서 원래 살던 사람들과의 각각의 인연으로 채우 주변에 머무르게 된다.

게 알레르기가 있는 설이를 찾기 위해 설이가 좋아하던 음식을 메뉴로 연 식당에서 두사람으로 압축되는 설이의 존재. 그리고, 채우처럼 이승에서의 인연을 잊지 못 해 돌아왔지만 그 인연에 실망하게 되는 존재. 이승에서 변해버린 그 인연은 다시 태어나면서 변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 그런 존재였으나 그의 기억속에서만 아름다운 존재였을까?

작가는 여러 형제를 먼저 잃었고, 그 형제들을 잊지 못 한 아버지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가는 그 아버지의 형제를 잊지 못 해 하시던 행동이 이승을 떠나지 못 하도록 미련만 가지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이순간, 여기에서,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집중하여 열심히 살라는 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내가 잊지 못 하고 있는 먼저 떠나신 분들을 어서 잊어주는 것이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내가 집중해야 하는 사람들은 지금, 여기,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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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손글씨 - 나만의 글씨로 담는 나만의 시간 퇴근 후 시리즈 16
김희경(손끝캘리) 지음 / 리얼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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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2년만에 오프라인 모임으로 만난 후배들과의 대화에서 MZ세대가 근 20년 정도의 기간동안의 세대라고 하는데 나는 무슨 세대가 그렇게 길 수 있냐고 그렇다면 나도 들어갈 수 있냐고 하니 '언니는 그저 Z세대일 뿐이에요.'라는 대답에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 7080세대는 세대별 인구수에서 아마 제일 많은 인구수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7080세대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일명 '레트로'감성의 문화들이 꽤 인기를 끌고 있다. 손글씨로 예쁜 편지지나 엽서, 메모지에 쓴 편지는 상대를 기쁘게 할뿐 아니라 가슴 한켠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성의 난로 역할을 했었다. 지금도 손글씨로 쓴 편지는 그 사람의 진심을 담고 있다는 생각에 정치인, 연예인들이 중요한 시점에 많이들 활용하는듯 하다.

국민학교때 쓴 손글씨는 그저 숙제를 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었는데, 정성껏 쓰지 않아 공책이 정리가 잘 안되면 엄마는 새 공책을 들이대시며 다시 처음부터 베껴쓰라고 시키시고는 했다. 그래서인지 중학교 이전 내 글씨는 예쁘진않지만 나름 또박또박 글씨체였다. 내게 본격적인 손글씨의 시작은 중학교 시절 썼던 펜글씨 교본이다. 글씨가 예쁘지 않으면 선생님께도 혼났고, 그시절 나름 지성인이 갖추어야할 덕목 중 하나가 예쁜 글씨체였다. 글씨체가 예쁘지 않을때 물론 내 친구들은 '천재는 악필이다'라는 서양쪽 위인의 예를 들었지만 그건 그저 우스겟 소리에 불과했다.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내게 손글씨란 포스트잇에 급한 업무를 써서 모니터에 붙일때 빼고는 별로 사용할 일이 없어진 일이다.

캘리그라피가 예술로 각광을 받으면서, 정삼각형과 마름모 안에 들어가야 했던 예쁜 펜글씨체는 이제는 그냥 컴퓨터로 작업해서 인쇄하는 것으로 바뀌고 살짝 흔들리고, 옆으로 뉘이고, 자음과 모음이 살짝 언발란스한 글씨체가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예쁜 그림이 있는 노트에 시를 써서 시화를 만들때 내가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썼던 그 글씨체도 이젠 나름 예술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손끝캘리를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지도하는 김희경님의 첫 책인 [퇴근후, 손글씨]는 작은 다이어리 크기이다. 양장본이어서 더욱 내 글씨를 잘 보존해줄 것만 같다. 캘리 시작을 위해 내 자신의 글씨체가 직선체인지 곡선체인지 먼저 알아보고, 내 글씨체를 먼저 연습해보라고 추천하고 있다. 나는 곡선체여서 바로 곡선체부터 연습해보았는데, 캘리라고 해서 마구 마음대로 쓰는것보다는 나름 정삼각형과 자음과 모음 사이의 간격과 크기를 맞춰 쓰여져야 예쁜 캘리가 되는 것이었다.

필사와는 다르게 글씨체를 선에 맞추어 연습해볼 수 있고, 다양한 필기도구를 활용해 같은 문구라도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주 즐거운 일이 되었다. 가방 안에 쏙 들어가는 책이니 퇴근후가 아닌 점심시간에라도 활용할 수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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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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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응답하라 19**’ 드라마에 열광한 이유는,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이어서 나의 가난함과 부족함이 온전히 내것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날로그 시대여서 대부분의 공유된 추억들이 온 몸으로 부대끼며 겪은 것들이어서 더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불과 20, 30년전의 이야기도 이렇게 애틋한데 60년 전의 이야기는 어떨까?

 

이 소설은 2080년의 마티아 할아버지가 기억하는 2020 코로나시대 이야기를 손주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도록 기억해낸 것이라는 설정이다.

 

이혼하려는데 코로나 때문에 다시 한 집에 지내게 된 부모님, 이제 막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못 만나게 되어서 애가 타는 누나 로사나, 언제나 객관적이시고 별에 대한 낭만을 아시고 현명하신 할머니, 그 할머니를 사랑하시는 카를로 할아버지, 코로나 때문에 스위스의 집에 못 가고 발이 묶인 테아 가족, 코로나에 대항해 싸우는 영웅인 수간호사 가족과 바람난 그 남편 등 많은 아파트 가족들은 자기들만의 방법으로 코로나 시대를 이겨나가고 있었다. 주인공 마티아는 어린 초등학생의 눈으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게 되는데, 그 옆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하는 덕분에 팬데믹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었다.

 

매일 뉴스에 나오는 코로나여서 어쩔 수 없는 상황들, 예측할 수 없는 하루하루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우리에게 주어진 큰 선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리고, 이 세상이 얼마나 우리도 모르는새 유기적으로 얽혀있는지도 깨닫게 한다. 풍족한 선진국들이 독점한 백신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1차도 맞지 못 한 나라들에게서 다시금 변이로 생겨난 바이러스는 손도 못 쓰기 때문에 다시 백신을 맞고, 또 맞고, 백신 못 맞은 나라에서 변이는 또 생기고, 또다시 세계는 문을 닫고...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우리가 함께, 더불어살아가야하는 이유를 배우게 된다.

 

2080년의 우리는 오늘날의 이 깨달음을 잘 새기고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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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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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읽을때, '랍비'라는 단어를 읽었는데 '여자'라는 단어도 나오고... 여자랍비가 있었던가? 나의 무지함이여...

제목처럼 '당신이 살았던 날들'은 죽음과 장례에 관한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 이다. 코로나19때문에 최근 2년간의 죽음은 그동안의 죽음보다도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코로나 확진자로 맞이한 죽음은 가족에게 얼굴이나 시신도 보여주지 못 하고, 한줌 재로 안겨졌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죽음이 아닌 경우에도 살아생전의 지인들과 가족조차도 그 마지막에 인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어느 장례사의 "외국은 시신커버의 얼굴 부분에만 투명하게 처리하여 가족이 인사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그런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라는 한마디 말은 우리 가슴에 찡~하게 아림을 만든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유대 전통 장례에서는 고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을 금기시 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이 지구상에는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종교가 있어서 그 예식만 따져봐도 너무도 다른것 같다.

의학의 길을 가다가 철학과 랍비의 길을 걷게된 저자 델핀 오르빌뢰르는 프랑스라는 성차별이 우리보다는 적은 나라에서 다른 사람을 위한 스토리텔러인 랍비가 되었다. 그녀는 '랍비의 일은 의례를 집행하고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유대인의 장례에는 10명 이상의 지인들이 둘러서 고인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곳에서 랍비인 그녀는 고인의 삶을 정리해주는 스토리텔러이다. 그 이야기에선 삶이 비극의 형식과는 다르게 이야기될 수 있고, 다른 어휘와 다른 상황의 언어로 회상되며, 장례식이 죽음으로 요약되지 않고 살아생전에 얼마나 살아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랍비로서 그녀에게 장례식 의례를 진행시켜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고인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그녀가 이 책에 소개한 사람들의 죽음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죽음도 있고, 각각의 죽음이 연관이 없을듯 한데도 다른 죽음과 관련이 있어 다시 한 번 지나간 장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언제어디서나 죽음은 비극이지만, 그 비극을 뒤로하고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을은 있다. 아름다웠던 추억, 고인의 말과 행동에 대한 각각 다른 개인들의 기억과 판단, 사회적인 평판 등등은 우리가 고인이 살았던 날들을 기억하고 그 죽음을 '살아생전에 얼마나 생생하게 살아있었는지'를 기억할 수 있게 한다. 그 아름다운 마무리에 함께하는 랍비로서의 델핀 오르빌뢰르의 삶은 랍비여서가 아니라 그저 거룩한 삶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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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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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부근의 케냐와 북위 70도의 스웨덴은 그 문화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과 전세계 사람들은 모두 지구의 어느 지점에 있더라도 사랑, , 타인에 대한 기대와 우정 그리고 인간다움을 추구하면서 산다는 것은 같은 점이다.  

 

이 책의 분량은 500쪽이 넘는데 그 중 초반 150여쪽이 위에 설명한 케냐와 스웨덴에 사는 등장인물들이 왜 이 책에서 서로 인연을 맺고 등장하게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 초반부 150쪽을 잘 이해해야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초반에 읽고 이해하기 어려워서 미리 대비하라는 것이 아니다. 유머, 액션, 코미디, 약간의 스릴러, 그리고 사랑이 모두 들어있는 아주 유쾌한 작품이다.  

 

 

스웨덴에 사는 빅토르는 미술품 거래인으로 비열하기 짝이없는 인간이다. 케빈은 빅토르와 창녀사이에 태어난 흑인아들인데, 빅토르에 의해 잔인하게 케냐까지 원정되어 버려진다. 그곳에서 만난 원주민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은 케빈의 진정한 아버지로 그를 돌봐주게된다. 마사이족의 성인식에 할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에 놀란 케빈은 아버지 올레의 그림 두 점을 몰래 가지고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케빈이 살던 스웨덴의 아파트에는 빅토르의 전 아내 옌뉘가 살고 있다. 빅토르를 향한 복수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우연히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찾게 된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말 그대로 '확실한 복수'를 대행해주는 합법적이면서 유쾌, 통쾌한 복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고객이 되는 회사로 후고가 그 대표이다. 후고의 형 말테는 스웨덴에서 의사이다. 칼란데르는 스웨덴의 형사이다. 더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일단 이 등장인물들을 이해한다면 달콤한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실제 세계 어딘가 존재하는 회사라면, 아마도 전세계인이 열광하여 투자하고 키워질 회사이지 싶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반려동물을 경계없이 풀어놓는다거나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작은 배려를 원칙을 내세워 무시당할때 등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억울함과 그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가...우리는 사회생활에서도 사소한 억울함을 풀기위해 '소심한 복수'를 남몰래 행하기도 한다. 볼펜을 치워둔다던가, 알려야 할 일을 실수인듯 안 알려주기도 하고, 먼저 인터폰을 끊는다든가 하는 상대는 모르고 나만 아는 이런 소심한 복수는 합법적이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시원하지는 않지만 작으나마 풀어주는 유쾌하고 통쾌한 복수이다.

 

이 회사의 대표인 후고는 우리가 말하는 학창시절의 모범생이나 인재는 아니다. 그는 형 말테 보다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색다른 아이디어를 샘솟듯이 생각해내는 창의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달콤하고 유쾌 통쾌한 복수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케빈과 엔뉘의 빅토르에 대한 달콤한 복수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읽는 내내 코미디 영화를 보듯이 눈 앞에 그려지는 장면덕분에 혼자 킬킬댈수있다. 제법 두꺼운 책이 술술 넘어가니 재미있고 즐겁게 독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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