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난 후 알게 되는 것들 - 상실의 힘으로 사랑을 치유한 기록들
리처드 클루스 지음, 이명신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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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에린을 사랑했다. 그렇지만, 에린은 조울증에 시달렸고 그 이유로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리차드의 곁을 떠난다.

에린은 실력있는 실내 인테리어 장식가였고, 그 재능으로 멋진 샵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던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주변의 나쁜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자 절망하면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일년에 몇번 조증일때는 그녀를 다운시킬 수 없었고, 울증일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우울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결국 둘은 별거를 하게 되고, 이혼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녀가 죽기 이틀전 리처드와의 통화에서 그녀는 빚을 처리하기 위해 의논을 했었고, 리처드는 그녀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다. 둘 사이에 아이도 없고 이혼 직전이었지만, 리처드는 에린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하고 사랑을 잃은 슬픔에 여행을 하게 된다.

광고계에서 직장을 쉰다는 것은 광고계를 떠난다는 것과 마찬가지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 이곳 저곳을 여행하기로 결심하고, 그 여행지 곳곳에서 자신에게 우편엽서를 보낸다.

일기를 쓰게 되고, 자신에게 보내는 엽서는 그가 해보지 않던 펜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 엽서는 리처드의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아감을 일으켜세우는데 큰 보탬이 된다.

 

어찌보면, 이 책은 그의 기행문일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은 후 겪게되는 공황과 그 공황상태를 스스로 이겨내는 그의 모습에 여행이 얼마나 사람을 사색적으로 만드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그는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아내의 자살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아내의 죽음을 암으로 인한 죽음으로 둔갑시키면서 자신을 이겨나가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된다.

중간중간 그가 자신에게 보낸 엽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은 우표가 붙어있고, 우체국소인이 찍혀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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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만 더
하라다 마하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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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독과 야망, 또한 그에 대비되는 노스텔지어적인 감성을 쿨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라는 옮긴이의 말이 딱 들어맞는 아주 멋진 작품이다.

너무도 우리 여성의 정서와 특히 가을을 맞이한 우리네 정서와 너무도 잘 맞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한번도 개를 키워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키울 계획이 전혀 없다. 이유는, 우리 가족이 모두 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고, 사실 나의 경우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은 사람밖에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눈물을 흘린 것은 아마도 작가의 의도와 감정이 그대로 내게 충분히 전달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아이는 잘 나가는 패션잡지 에디터이다. 고스케와 같이 살면서, 어느날 개에대한 취재차 페트숍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리라를 얻어오게 된다.

그 후, 그녀의 삶은 리라를 중심으로 변하게 되고 고스케와 도쿄의 외곽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고스케는 프리랜서로 재택근무를 하는 자유로운 직업을 가졌기에 모든 집안 일을 다 해내는 아주 좋은 리라의 아빠역할을 해내고, 주말에는 둘이 리라와 함께 도그런에 가서 개를 키우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

아이는 외곽에 사는 이유로 매일 새벽 일찍부터 서둘러서 출근을 하고, 거의 매일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한다. 그 와중에 고스케와 헤어지게 된다. 고스케와 헤어진 뒤, 그녀 혼자 리라를 책임지게 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물론, 그럴것이다. 한 생명을 책임지고 돌본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과 의무와 봉사가 필요한 것일 것이다. 더군다나 자기 아이가 아닌,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제때 밥주고, 깨끗이 목욕시키고, 예방접종시키고, 운동시키고, 배변을 해결해주는 일까지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것이다.

주인공 아이는 그 일을 맡을 것을 선택했고, 그 일을 잘 해냈으나 자신의 직장으로 인해 더 잘 할 수 있지 못함을 미안하게 여긴다. 그러다, 너무 힘이든 나머지 리라의 존재를 부담스러워하고, 마침 암에 걸린 리라의 모습에 절망하게 된다.

그녀 스스로 리라의 병을 돌보다가 자신도 아프게 되자, 고스케의 도움을 청하게 된다.

리라의 병 앞에서 직장 일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돌보지만, 리라는 죽고, 고스케도 그녀의 곁을 떠난다.

'일분만 더'는 그녀가 리라를 보내면서 마지막 죽음을 지키기 위해 직장에서 집으로 뛰어가며 기도하는 말이다. '한시간만 더, 아니 일분만 더 리라와 함께 할 시간을 주세요'라고 기도하지만, 이미 리라는 죽은 후.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맘껏 일하고 맘껏 사랑할 것! 후회가 남지 않게...

그렇지만 아무리 맘껏 사랑했다 하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을까?

이별을 통해서 진정한 삶에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아이의 모습이 나를 닮아 있는 것 같다.

누구나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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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 - 남자를 눈뜨게 하는 여자의 신비
존&스테이시 엘드리지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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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눈뜨게 하는 여자의 신비-매혹' 이 제목을 처음 본 순간, '그래 바로 내게 이 책은 필요한 거야. 나같은 둔한 여자가 읽어야 내가 나의 여성성을 발휘하여 남자를 가까이 할 수 있는거야.' 라는 생각으로 기쁜 마음을 갖고 책을 받았을 때, 난 또 아주 만족했다. 완전히 빨간 색 바탕에 켈리그라피로 문양이 들어가고, 검정색의 아주 매혹적인 글씨로 제목이 크게 '매혹'이라고 써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읽기 시작하면서 '이런...'을 외치고 말았다. 이 책은 아주 매혹적인 책이지만, 사실 종교적 측면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심히 종교서적의 색깔이 짙었다.

 

여자의 본질은 아름다움이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다소 새로운 주장을 펴는 책이지만, 모든 측면이 하나님의 뜻과 성경의 내용으로 마무리 지어지기 때문인지 보수적으로 느껴질 따름이었다.

 

지은이의 다소 내놓기 어려운 속얘기를 모두 꺼내어 놓긴 했지만, 그것을 이기기 위해, 또 한번 하나님의 힘을 빌어 해결한다는 내용은 다소 받아들이기 힘들기까지 했다.

남편이 화가 났을 때, 안방에 들어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닌, 부인을 잡고 기도를 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이 내용은 아주 기독교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 외엔 이해하기 힘든 상황 아닐까?

 

어려서 아버지나 엄마에게서 학대받은 여자들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에 싸여 자신을 자꾸 안으로 숨기면서 강한 여자로 보이기 위한 것도 이 책에서는 반대한다. 그리고, 남자를 먼저 유혹하라고 한다.

다소 다른 책들과 다른 주장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이해한 바로는 사회에 적응하고 헤쳐나가기 위해  여자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의 세태를 날카롭게 지적한 책이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고히 가지고, 자존감을 확고히 해서, 자신감있는 여성의 모습으로, 여성만이 느끼고 할 수있는 기쁨을 마음껏 누리라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라고 나는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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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다 - 지친 마음을 위하여
백진웅 지음 / 판미동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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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앞에 작은 글씨로 [지친 마음을 위하여]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나를 사랑하다'.

'나를 사랑하자'가 아닌 '나를 사랑하다'라는 제목 덕분인지 더욱 끌리는 책이었다.

게다가 표지에 한 남자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듯한 포즈로 하늘이 훤히 비치는 바닷가를 맨발로 걷는듯한 그림은 그야말로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베길만하다.

 

지은이는 한의사였다. 인간의 본성은 '무한한 자유 그 자체'이며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본성인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라는 통찰을 얻고, 그 후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의 전제조건이며, 자신의 본성인 자유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내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고 소개되어있다.

약간은 철학적으로 접근해봐야 할 문제이지만,,, 모든 문제(스트레스)는 나로인해 시작되는 것이니 그 해결하는 것도 나여야 하고, 그러므로 모든 초점이 나에게 맞춰져야한다는 것이 그 기본 내용이다.

'성형수술을 해서 예뻐지려 하는 것도 나의 욕심때문이고, 그로 인해 돈을 벌러 고생하는 것도 나때문이니, 돈 벌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결국은 나자신 때문이다.' 라는 것이다.

자주 앓는 딸을 둔 엄마가 병을 앓지 않는 짧은 기간동안 딸이 또 앓을 것을 걱정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전달되어 또 아이가 앓게 되고, 이런 악순환을 없애려면 결국은 내가 바뀌어야 한다.

 

지은이는 각 장마다 '진료실풍경'이라고 한의사로 재직했던 당시의 환자들에 관한 내용을 실었다. 이 내용이 가장 와닿는것은 아마도, 내가 그런 환자들과 닮아있음이리라...

 

마지막으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을 소개해보면,  '바라보기, 뿌리캐기, 대화하기, 바꿔하기, 쓰다듬기, 채워주기, 허용하기'이다.

바라보기 : 나를 이해하는 것. 나의 문제를 가만히 바라본다.

뿌리캐기 : 바라보면서 느낀 문제의 이유를 찾을때까지 반복적으로 찾아 들어가는 것.

대화하기 :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를 긍정적 방향으로 바꿔 가는 것.

바꿔하기 : 사고와 행동의 습관을 바꿔야 스트레스가 조절되는 경우 쉬운것부터 바꿔하기.

쓰다듬기 : 자신의 아픈 곳을 또 자신 스스로를 손으로 쓰다듬기, 의식으로 쓰다듬기

채워주기 : 내가 원하는 것을 경제적 여건, 시간적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내게 베풀기

허용하기 : 나의 잘못을 너무비관하지 않고, 그럴수도 있지 라는 마음으로 허용하고, 용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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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순원 지음 / 뿔(웅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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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끝까지 배워야 한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책같다.

시골 산밑의 집 부엌 뒷쪽에 심어진 할아버지 밤나무와 그 옆에서 이제 8살된 작은 밤나무의 대화로 이 책은 이루어져있다.

인간세상처럼 할아버지께서 손자에게 말하듯이 그렇게 할아버지 밤나무는 작은 손자 밤나무에게 세상 살아가는 법을 조곤조곤 알려주신다.

작은 밤나무가 태어난 이야기, 할아버지 밤나무가 태어난 이야기, 그리고 할아버지 밤나무를 심어준 주인집 할아버지 이야기...

 

옛날, 13살난 새신랑이 12살난 새신부를 맞고는 흉년인 때에 민둥산에 몇그루 심어져 있던 밤나무에서 밤을 얻어서는 그다음해까지 부엌 밑 땅에 묻어두어 봄에 그 밤을 심었단다. 심고나서 보니, 가장 실하고 큰 밤 하나가 남았다지. 그래서 그 밤은 새신부와 의논하여 부엌 뒤에 심고는 새신부의 나무가 되었단다. 그 밤나무가 지금의 할아버지 나무인데...

그 주인집 할아버지는 마당에 자두나무, 앵두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등을 심었는데, 그 나무가 모두 성질이 달라서 어떤 나무는 잎을 먼저 피우고, 어떤 나무는 꽃을 먼저 피우며, 또 어떤 나무는 게을러서 남들 다 피고 나면 피는데 그 나무는 대신에 아주 빠른 속도로 아주 여러번 꽃을 피운다지.

한여름, 장마에 처음으로 꽃을 피운 작은 밤나무가 밤송이를 열기 위해, 바람에 맞서니 할아버지 밤나무가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가지 하나를 부러뜨리게 되고, 작은 밤나무는 덕분에 처음으로 2개의 밤송이를 열게 되지. 그 밤송이를 얻으면서 작은 밤나무는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세상살이 방법을 그제사 이해하게 되고, 자기의 밤을 줏어간 주인집 손자에게 사랑과 기쁨을 느끼게 되지.

내년에도 더 잘 장마와 태풍을 견딜 것을 결심하면서, 겨울잠에 빠져들게 되는데...

할아버지 밤나무는 봄에 결심했던 대로 이젠 마지막이다 싶어 최고의 열매를 열고는 그해 겨울잠이 마지막이 될거라 생각하며 같은 마당에 심어진 나무들을 불러보고는, 자신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부르지. "나무"

 

너무도 동화같고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삶의 철학이 담겨져 있어서 다시한 번 머리를 숙이게 되는 책이었다.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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