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이는가 - 선화공주의 사랑에서 윤심덕의 사랑까지
권경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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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기록된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파헤쳐보면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겪는 사건 사고와 비슷하다.

, 경제적 문제나 이성 문제가 사건 사고의 연속으로 일어나 우리 역사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감동 받으며 누리는 문학에도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까지도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 없으며, 예전부터 전해저 오는 노랫말이나 싯구에도 사랑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사실 우리가 태어나 처음 써 보는 긴 글은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사랑의 편지글 아닐까?

이 책은 이성간의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 역사를 만들어냈는지에 관한 총 집합체적인 책이다.

신라 문명왕후의 김춘추와의 사랑 이야기는 문명왕후가 화자가 되어 오빠 김유신과 남편 김춘추, 아들 문무왕까지를 운명 공동체로 만들어 삼국통일을 이룬 이야기를 해준다. 그저 보희 언니가 꾼 서악에 올라 오줌을 누었는데 서라벌이 온통 물에 잠기는 꿈을 산 문명왕후는 그 꿈 덕분인지 첫째 부인 보라궁주와 딸 고타소까지 잃은 김춘추의 옷고름을 자신이 꿰매게 되고 결국 왕후가 되는 운명을 겪게 된다.

전설로만 알고 있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야기는 고구려 대무신왕이 그들을 혼인시키고 호동과 낙랑의 희생으로 낙랑국을 멸망시키는 슬픈 이야기 이다.

아랍인으로 추정되는 처용의 이야기 또한 우리 역사에 도깨비 민담까지 엮어 살짝 외설적인 이야기까지 섞여 슬픈 사랑 이야기를 이뤄간다.

최근래의 가장 아름답지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로는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사의 찬미'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두사람의 사랑이야기는 불과 우리 사회의 몇 십년전 이야기인데 사랑에 대한 생각이 너무도 달라 가슴 아픈 결말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둘이 지금 살아있다면 우리 문화계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사랑이 권력과 엮인 이야기인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이야기는 시아버지 영조의 아들에 대한 극단적인 엄함으로 혜경궁 홍씨가 남편의 죽음을 목격하게 하고, 자식(정조)을 양자로 보낸 끝에 왕에 올라서게 하는 어머니로서의 결단력있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랑으로 인한 권력의 탐인지, 권력을 위한 사랑의 버림인지 그 모든 이야기가 잘 풀어내져있다.

15편의 우리 역사에 관련된 사랑이야기라고 하는데, 작게 서술된 것까지 하면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연애소설 읽듯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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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 - 청년 아우렐리우스의 제안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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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말로 " 너 T야?"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MBTI 4가지 중 T와 F의 차이를 묻는 것인데, 감성적 성향인지 이성적 성향인지를 묻는 질문이라고 한다. 200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인생 고전 <명상록>을 쓴 아우렐리우스의 성향은 T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상록>자체가 독자를 생각하고 쓴 책이 아닌 자신을 위한 비망록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확신이 들었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명상록>을 새롭게 되짚어준 <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은 기시미 이치로가 자신의 인생 역경을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에 맞춰 명상록을 지금 시대에 맞게 해석해 줬다는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1장에서는 '자신의 내면’에 대해, 2장에서는 '타인과 공생'을, 3장에서는 누구나 겪는 ‘고난과 마주하기'에 대해, 4장에서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지금 여기'를, 마지막 특별장에서는 '삶을 마감하기 직전, 죽음’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시 한 번 ‘인간과 삶의 가치와 여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매 장마다 주요 문구를 필사 할 수 있게끔 노트를 마련해두어 그대로 필사도 가능하고, 그 문구에 대한 나의 생각 또는 다른 문구까지도 쓰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너'라고 지칭하며 쓰여진 명상록이 인생의 괴로움 앞에서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쓰여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문구 하나하나가 아마도 내가 어떤 상황에서 이 책을 읽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 3개를 골라보자면 지금 내게 와 닿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때로는 바라던 일이 실현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렇다고 지금 당장 아무 일이나 해서는 안 됩니다. 또 정의로운 행위여야 합니다.

완전한 인격이란,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되 격렬해지지도 무기력해지지도 않고 위선을 떨지도 않는 것이다.

비운에 쓰러지지 않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미래를 생각하며 힘들어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고 아우렐리우스는 말합니다.

명언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슴 속 깊이 주는 울림이 있다. 이 책은 명상록을 저자의 관점으로 해설해주어서 좀더 쉽고 현시대의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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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비밀 -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어린이 부분 수상작
민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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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로맨스 소설 작가 1세대로 시작한 작가께서 27년만에 엄마로서 소설을 내신거라고 한다. 변종으로 변한 딸을 보며 느낀 것을 소설로 풀어내신 것이라고 하니 우리의 공감을 더욱 끌어올린다.

주인공 민아는 6학년이 되었다. 2년 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고 작가인 엄마와 둘이 살면서 수학 학원도 가성비를 따져 다녀야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고 해서 정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민아에겐 세 가지 비밀이 생겼다. 첫째,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 참관 수업에서 민아의 발표 순서가 되자 활짝 웃으며 나타난 아빠 때문에 발표를 망치고, 학교에서 귀신 보는 애로 통하게 된다. 두번째, 연애 알레르기 반응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거나 만나면 손끝 발끝부터 시작해 온몸에 빨갛게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세번째 비밀은 이 소설의 스포가 되는 것이므로 독자가 알아내야 한다.

민아의 오랜 친구 서현이와 6학년이 되면서 다소 소원해진다. 같은 반 세영이가 요즘 신경쓰이는 존재인데, 여러가지 비밀로 살짝 주눅들어있는 민아에게 친절할 뿐만 아니라 민아가 다니는 수학 학원에 같이 다니자는 제안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가성비로 선택해 다니는 수학학원에 세영이와 같이 다닐 경우, 민아의 두번째 비밀인 연애 두드러기를 들킬 우려가 크다. 민아는 세영이의 수학학원 제안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세영이를 좋아하는 민아의 절친 서현이는 세영이에게 자신이 다니는 수학 학원에 함께 다니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게다가 서현이는 민아에게 세영이를 좋아한다고 말했기에 더욱 민아의 외로움은 커져만 간다.

​​

최악의 하루인 그 날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예쁜 표지의 노을지는 한강 다리가 광진교라고 한다. 그 위에서 두 아이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예쁜 비눗방울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모습은 우리가 겪은 그 아름다운 시절을 기억하게 한다. '이젠 우리도 다 컸다구요.' ' 다 알아요.'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요.' '싫어요.' 라는 말로 대변되는 그 시절의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어떻게 되돌아보는지를 우리 어른들이 좀 더 이해한다면 아이들의 성장이 좀 더 수월하고 부드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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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 2030 - 지금 우리가 아는 학교는 없다
이지은 외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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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이 오면 온 세상이 컴퓨터에 의해 지식의 양과 질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했었다. 어떻게 변화할지는 몰랐지만...

 

막상 2000년이 되니, 그 속도가 가히 빛의 속도이다. 또한 변화하는 모양새 또한 로봇의 등장으로 제3의 생명체가 등장한듯한 천지개벽의 느낌이 든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모든 것은 교육으로부터 변화가 시작해 교육으로 변화의 속도와 질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가 전쟁 후, 교육으로 사회를 변화시킨 당사자이기도 하니 더욱 그런 믿음이 크다.

 

 

그렇다면, '2030 우리 교육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라는 질문에 우린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 하더라도 교육이 뭔가를 해낼 것이라는 것은 믿는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친다'라는 말로 교육 시스템을 비하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19세기 교실에서도 교육은 이루어지며, 그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식도 결국은 19세기 교실과 20세기 교사가 아니라 21세기 학생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식을 빨리 배우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 어떻게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지식을 새로이 업데이트해서 스스로 적응해나갈 것인지가 교육이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지식은 빠르게 변화하므로 미래에는 쓸모없는 지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백과사전이 사라지는 것으로 확인 가능했다. 인터넷으로 위키백과가 시시각각 업데이트 되는 것은 이제 유연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200년간 이어진 공장형 학교의 종말, 그리고 새로운 교육혁명'1부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의 특수성과 함께 당면한 과제를, 2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미래 교육을 어떻게 바꿀지 살펴본다. 3부와 4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바꿀 취업시장의 변화와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진단해본다.

 

 

결국, 우리가 계속해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꿀때에는 '교육'이 빠질 수가 없으며 믿는 구석도 '교육'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지금 배우는 지식이 필요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배운 지식이 변화하는 속도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기본적으로 타인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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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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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군에서만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일한 여성저격병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토대로 쓰여진 소설이어서 더 이 소설은 의미가 깊지 싶다. 이젠 지구촌이나 세계화라는 단어만으로는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여지는 우리 지구마을을 설명하기 어렵다. 하나의 예로, 환경 문제만 봐도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더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서로 총구를 들이대고 전쟁을 일삼는 나라들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전쟁은 승리와 승리한 기쁨이 남는 대신 폭파되어 망가진 삶의 터와 피해받고 전사하고 그들의 가족들만이 남을 뿐이다. 이 사실을 기억한다면 어떻게 우리가 협력해야할지만이 과제로 남을텐데 말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모스크바 근교의 시골 소녀 세라피마 마르코브나 아르스카는 후퇴하다 길을 잘못 들어선 독일군에 의해 어머니와 고향 마을 전체를 잃는다. 그녀도 독일군에게 사살되기 직전, 소련 여전사 이리나에 의해 구출되는데, 이리나가 쏜 총에 맞은 독일군은 자신들이 길을 질 못 들어선 그곳에서 온 마을사람들을 죽였다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도망친 어머니 저격병에 대한 복수심과 어머니와 가족같은 마을 사람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세라피마는 자신의 추억이 가득한 집의 집기들을 깨뜨리며 추억이나 곱씹을 순간이 아니라고, “싸우고 싶나, 죽고 싶나?” 고 다그치는 이리나에게 까지 복수심을 불태우게 된다. 그리고, 독일군과 이리나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리나를 따라나서게 되고 그녀가 교관을 맡고 있는 훈련학교에서 저격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곳에서 세라피마는 자신만이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것이 아니며, 비슷한 처지의 여성 저격병들과 공감하게 되고 가족이 아닌 또다른 팀에 적응하며 어엿한 저격병으로 거듭나고 여성 저격병으로서 전장을 누비며 활약한다. 자신이 쏘는 총구가 왜 불을 뿜는지 생각하도록 하는 이리나의 질문과 전장 속에서 세라피마는 자신의 총구는 더이상 독일군에대한 복수가 아닌 여성을 지키고 싶다는 목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련군으로서 많은 전과를 세우지만 전쟁의 끔찍함 속에서 전쟁은 국가끼리 벌이는 살육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전쟁은 승리하는 쪽이나 패배하는 쪽 어느 쪽도 가리지 않고 참전한 모두를 악마로 만들고, 그 전쟁 속에서 가장 큰 폭력에 직면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것을 깨달은 세라피마는 자신이 싸우는 진정한 동기는 여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어머니를 저격한 후, 도망간 한스 예거를 다시 만난 그녀는 '그날 쏘지 못 했던 엄마의 , 살해당한 마을 사람의, 소련 인민과 여성의 분노를 담은 탄환'으로 예거에 대한 복수를 마무리 하게 된다. “싸우고 싶나, 죽고 싶나?”라는 극한 선택에서 싸움도 죽음도 선택하지 않고 고귀한 삶으로 살아남은 타냐를 만나면서 올가의 말대로 '악취미같은 전쟁'을 체험하게 되는 세라피마.

1942년으로부터 시작된 이 이야기는 1978년 에필로그로 마무리 된다. 가족 사진 한장과 훈련학교 졸업식 사진 두 장의 사진 속에 찍힌 9명 중에 이제 살아 있는 단 3사람. 그녀가 지나온 40여년은 전쟁이란 참혹함 속에서의 안타까운 성장 이었다. 세라피마가 잃은 가족과 친구들 수는 세라피마가 전장에서 죽인 사람의 수보다 적지만 그 의미는 훨씬 세라피마에게 큰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전쟁이라는 큰 희생으로 그 의미를 깨달았다.

이 소설 제목은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지만 그 뜻은 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서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라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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