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
후쿠나가 아츠시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오래전 "얘야, 빨래 걷어라~" 라면서 노인이 창밖을 내다보며 허리를 두드리는 약품 광고가 TV에 나왔었다.

약품명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 광고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날씨가 흐리다는 것을 노인들은 허리가 아픈 것으로 알 수 있는데, 노인이 허리가 많이 아픈걸 보니 비가 올 것이고, 밖에 널어둔 빨래를 걷으라는 깊은 뜻의 광고였다. 이 광고는 패러디도 많이 되고, 사람들 사이에 농담처럼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뉴질랜드 한달 방문시에 있었던 일이다. 평소 내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자외선차단제나 선글라스, 모자에 소홀했던 내가 뉴질랜드 1주일만에 온 몸에 발진이 일어나는 피부병에 걸리게 되었다. 약국에 가니 내 설명을 듣자마자, 치약같이 생긴 튜브형 약을 건네주었고, 바르자마자 온몸의 발진이 쏘옥 들어가는 기적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난 인생처음 햇빛 알레르기가 생겼고 돌아와서도 뜨거운 태양에서 좀 놀다보면 어김없이 발진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때 그 치약처럼 생긴 약만큼 효과 좋은 약은 만나지 못했다. 이 책에서 내 병 원인을 알게 되었다. 호주나 뉴질랜드는 오존층이 얇아 피부병을 앓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백인들은 피부색소의 부족으로 더 피부병의 발병이 우리보다 잦다고 하니 머리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후쿠나가 아츠시는 의사인데, 날씨와 주요 병과 관계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기상과학과 의료과학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백내장, 피부병도 지나친 자외선과 오존홀의 영향이고, 온도와 기압차가 심한 날에 뇌졸증, 뇌출혈이 증가한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내가 요즘 자주 앓는 편두통도 날씨의 영향이 있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평일에는 괜찮다가 주말만 되면 편두통이 시작되는데, 그 징조가 아침에 눈뜨면서 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원인을 몰라 궁금했던 일인데, 봄과 가을, 폭풍우와 추위, 푄현상이 편두통을 일으킨다는 문장에서 무릎을 탁 쳤다. 지금은 바야흐로 봄이지 않은가... 더해서 50세 이상이면 편두통이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딱 그나이가 되어버렸다. 편두통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주말에 많이 나타난다는데 딱 맞다. 편두통을 잊으려고 낮잠도 자봤는데 더 심해졌다. 낮잠은 편두통을 심화시킬 뿐이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 중년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얘기치않게 찾아오는 다양한 증상에대한 해답을 얻게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일기예보를 그저 아침기온, 낮기온,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정도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이젠 일기예보를 내 건강 컨디션과 연결지어 좀 더 효과적으로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걱정이 취미세요? - 걱정을 사서 하는 당신을 위한 잡걱정 퇴치술
세라 나이트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Don't worry, Be happy' 등의 노래들이 오랜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노래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걱정이 있을때는 혼자만의 세계로 웅크리게 되지만, 또한 마음 한구석에는 누군가 나의 이런 걱정된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기를 바라니까 말이다.

나는 스트레스 지수 0에 도전할만큼 걱정없는 사람이라고 내 스스로를 자부해왔다. 그러다, 한번 크게 아프고나니 건강에 대한 걱정이 아주 가~~끔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건강에 대한 가~~끔의 걱정은 또다른 걱정으로 릴레이가 되는 것이다. 이런... 뭐든 시작이 중요하다 했는데 내가 쓸데없이 걱정을 시작해서는...

일단 생긴 걱정을 다루는 내 방법은 해결 방법이 뭐냐는 것이다. 그나마 가장 쉽다는 돈? 그다음 쉬운 노동력? 제일 골치아픈 머리쓰고 다른 사람들과 관련? 이렇게 해결방법을 찾아나서다 보면 거의 모든 걱정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한다.

저자인 세라 나이트는 정신건강학자도 의사도 아니지만 번잡한 뉴욕생활을 접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남편과 떠나 사는 걱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 책은 처음부터 80여쪽이 내게는 인트로로 느껴졌는데, 비속어 직전의 아주 강력한 단어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걱정이 얼마나 '개뿔' 스러운지 알려주고 있다. ^^;;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이사한 그녀에게 닥친 최고의 걱정은 자연친화적인 자신의 집에 출연한 독거미였다. 빗자루로 쓸어 내보내도 다시 나타나는 것을 그녀의 여행날 아침 그녀와 남편은 양동이에 쓸어담아 함께 여행가다가 머나먼 곳에 풀어줌으로써 해결한다. 가족 여행시 공항에서 사라진 그녀의 비행기 좌석에 대한 해결법과 함께 그녀의 걱정 해결법은 충분히 알 수 있다.

감정 강아지와 이성 고양이를 출연시켜 아주 쉽게 걱정에 대한 탈출시나리오를 향해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걱정이 취미인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하고 현실적이다. 4장의 멘붕 탈출 시나리오만 봐도 걱정 탈출 매뉴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즐거운 내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걱정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모두 읽게 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인명은 제천'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사연 없는 무덤 없다' 등등 내가 아는 속담들은 우회적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이승의 힘든 생활을 스스로 이겨나가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제목과는 다르게 한손에 쏙 들어오는 책의 크기가 책을 잡자마자 휘리릭 읽게 만든다. 내용은 가슴에 콕콕 박히는 요즘 뉴스 속의 안타까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든가...

뉴스 속의 안타까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 사연들을 소설은 그래도 그들이 그러지 말아야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16살 중학생의 눈으로 본 죽음 이후의 세상은 기가막힌다는 표현이 아니고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재수가 없더니,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친구를 구하려다 얼떨결에 저세상으로 함께 가게 된 주인공 나일호.

16살이지만, 담배도 피워봤고 점집도 다녀와 본 나름 경험이 풍부한 소년이다. 유명 래퍼 친구를 통해서 사회의 어두운 면도 경험한 나일호는 억울한 죽음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응답을 받는다. 그런 그에게 함께 저세상으로 가기위한 오디션을 봐야하는 같은 처지의 12명은 살던 세상으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호에게 생전에 미처 못 하고 온 일들을 부탁하게 되는데, 그 사연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이승의 생활이 그렇게 아쉬웠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저세상으로 제대로 가기 위한 그들의 오디션은 10회 안에 심사위원을 울려야 하는데, 그 비법이 마지막에 공개되는데 가슴 뭉클하게 한다.

난 내 삶이 얼마큼이나 남았는지 모른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고, 삶의 방식 또한 모두 다르다. 난 여기 13명 중 어떤 식의 삶의 방식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미리 걱정을 땡겨다 하는건 아닌지, 한번에 최고의 성과를 이뤄내고 그걸로 아름다운 나의 마지막을 삼으려 하는건 아닌지, 과거의 내 아름답던 모습을 그리워하며 지금의 나를 스스로 홀대하는건 아닌지...

유쾌한 저세상 오디션 소설은 그렇게 죽음 이후의 세계를 미화되지 않은 모습으로 현실에 맞게 이야기해보는 소설이다.

처음에 제시한 속담이 아니더라도, 내 목숨은 내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니만큼 힘들더라도 즐기며 살 수 있는 용기와 넉넉한 마음을 가지도록 애쓸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씨가 흐리기에 사무실 창문 블라인드를 완전히 올려놓고, 멀리 보이는 관악산을 한동안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다.

지나가던 동료가 묻는다. "무슨 고민있으세요?"

내 대답은... "관악산 경치보고 있는데 갑자기 웬 고민? 저 관악산이 수묵화 같지 않아?"

스트레스와 긴장감의 연속인 일하는 공간에서는 관악산도 맘놓고 못 보겠는걸...

박범신님의 에세이 '하루'는 부제가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이다. 자연과 가까운 작가님의 삶의 공간이 이런 아름다운 에세이를 쓰게 만드는가 보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예찬과 사람이 자연의 자연스러운 네트워크에 자꾸 통제를 가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은 보통 새벽이라고 생각할텐데, 아침을 제일 먼저 제시하셨다. 아침-낮-저녁-밤-새벽 이라는 진행이 하루를 조금 색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뜨거운 아시아 지역의 작은 섬나라 사람들, 먼 원주민, 아일랜드의 이야기 등으로 코로나 시대로 멈춘 여행에 대한 나의 갈망을 뒤흔든다.

사랑, 고독, 나, 우리, 사회에 대한 글들이 많은 책들에세 다뤄진 얘기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한마디한마디가 내 감정에 파장을 일으킨다.

에세이는 붓가는대로 쓴 글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박범신 작가님의 '하루'는 더 우리 인생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이야기책 같다.

아마 옆집에 사신다면, 마루에 앉아 찐 감자나 옥수수를 먹으며 이야기 나눌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이야기 해주시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 말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햇빛이 그리운 5월에 일기 딱 적당한 에세이다. 주변에 강력 추천해줘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반야심경 1
혜범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은 일체라고 말한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병들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음의 병이야 우리가 알다시피 '절망' 아닐까?

이 소설은 마음의 병을 얻을 수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우의 수를 해인 한 사람에게 몰아 넣어 우리에게 보여준다.

억울함을 안고 병들은 도시에 묶이게 되는 선재의 부모, 그 좁은 마을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사기를 일삼는 가족사기단, 종교에 귀의해 살아가면서도 물질적 이득에 눈이 멀어 타인의 재산을 빼앗는 사람들, 그리고 속세의 이익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삶인데도 불치병에 걸리는 삼촌 스님, 삼촌 스님을 정신적 지주로 살아가다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노숙자의 삶을 함께하고, 한줌 재로 보내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당하는 교통사고, 교통사고로 인해 실명하고 움직임이 불가능해져서 간병인의 도움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데 일어났다. 그래서 이 소설은 '반야심경'이라는 제목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것 같다.

선재에서 김산으로, 김산에서 해인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은 주인공의 인생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 강선재, 한센병 마을에서 아들을 빼내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은 부모는 삼촌에게 맡기고, 삼촌은 그에게 김산이란 이름으로 새 호적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삼촌과 함께한 구도의 생활에서 해인이란 법명을 얻게 된다. 이 소설은 해인으로 시작해서 해인의 사고와 함께 그의 선재, 김산 시절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된다.

그가 겪어내야했던 삶의 불운과 고통이 지속됨에 따라 그의 불운과 고통이 왜 그렇게 지속되야하는지 그 고통은 어디서 왔는지를 자꾸 찾아보려 하지만 그 것은 불가능하다.

중환자실에 가족이 있어봐서 그 처절함을 느껴봤다. 활발하게 육체가 움직일 수 있었던 사람에겐 갑작스런 육체의 불편함은 순식간에 몸은 물론 마음까지 갉아먹는 벌레마냥 느껴질 것이다. 자신의 존재 참담함과 삶의 의미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절망의 늪에서 회복되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신의 승리라고 하던가? 해인스님은 끝없는 정신적 나락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은 빛을 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