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 오늘은 색연필 컬러링북
김정희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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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이중섭 거리에서 화투 세트를 사왔다. 평소에는 가족모임에서 안 하지만, 명절때면 꼭 하게 되는 화투놀이에 사용하려는 목적이었다. 아뿔싸... 그림이 너무도 색달라서 항상 화투놀이의 우위를 선점하던 우리집 어르신께서 맥을 못 추신다. 그야말로 화투놀이가 그림맞추기가 되었다. 재미있게 화투놀이를 하던 그 기억으로 색다르게 표현된 화투 그림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미술에 워낙 재능이 없었다. 색칠하면 삐뚤게 삐져나오기 일수였고, 그라데이션과 농담을 표현하라고 하면 내 작품은 이상하게 균일한 색이 나오고는 했다. 요즘 말로 *손이다. 마음이 어지러울때는 필사를 하던가 컬러링을 하라고 추천해주셨다. 그런데, 나는 컬러링을 하면 더 마음이 어지러울 듯 해 도전해보지 못 했다. 얼마전 컬러링북 대신 내게 꼭 맞는 수준인 스티커북이 나왔다. 스티커북을 완성하고 나니, 이젠 컬러링도 할 수 있을것만 같다. 그래, 누구에게 보여주기가 아닌 내 스스로 만족할만큼만 색칠하며 마음을 비워보자.

 

일단, 나처럼 색감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에겐 색이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하여 36색 색연필세트를 준비해보았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실습을 시켜준다는 것이다. 선긋기, 옅게 칠하기, 진하게 칠하기, 그라데이션으로 칠하기가 순서대로 나와서 초보자인 내게 아주 딱 맞는 책이다.

 

 

연습이 끝났다면 드디어 작품을 만들어보자. 내가 아는 화투의 그림이 아니다. 작가가 재미있게 그린 화투 그림이니 생소할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그림이 있어서 일단 좀 단순한 그림을 색칠해본다. 도자기 부분은 그라데이션이 조금 들어가서 꽃만 잘 색칠하면 될듯 해 선택했다. 청단이 깃든 화투그림이다. 꽃은 연습했던대로 그라데이션을 넣고, 꽃잎은 왼쪽의 작가님 색감대로 따라하려고 옅게 시작하여 노랑, 연두, 녹색, 짙은 갈색까지 여러가지 색연필을 활용해본다. 작가님의 예시작품보다 옅게 칠해진다. 아무래도 나의 자신없음이 색연필 진하기로 표현되는듯 하다.

 

그래도 일단 한 작품 완성하고나니 뿌듯하다. 나도 색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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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요 산하그림책
무로이 시게루 지음, 하세가와 요시후미 그림, 장지현 옮김 / 산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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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큰 일을 겪게 될때, 보통 자신의 인간 관계가 정리된다고들 한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고들 한다.

 

코로나19 덕분에 전세계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들을 구분하게 되었고, 인간관계 또한 정리되었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나는 어떤 이들에게 정리되었고, 어떤 이들에게 소중한 존재로 남았을까?

 

 

보고 싶어요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초등학생 케이와 할머니의 대화로 전개되는 그림책이다.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만날 수 없는 케이는 해바라기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를 못 만나게 되어 너무 외롭다. 엄마가 허락하지 않지만, 케이는 해바라기 요양원에 매일 찾아가고, 덕분에 할머니가 계신 3층 창문으로 인사를 하게 된다. 지혜로우신 할머니는 실 전화를 만들어 케이에게 늘어뜨리고 두사람의 대화는 이루어질 수 있다. 할머니에게 안길수도, 할머니와 손을 맞잡을 수도 없지만 케이는 실 전화로 할머니와 대화를 하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다.

 

이 책은 할머니와 대화하면서 느끼는 케이의 감정과 그 즐거운 여운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케이의 모습을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어르신의 지혜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케이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할머니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중함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깨닫게 된 우리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 관계에서는 마음의 거리만 가깝다면 외로움이나 그리움도 이겨 낼 수 있음을 케이의 섬세한 그림일기와 따뜻한 그림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가슴 따뜻해지는 온돌방과 같다.

 

 

첫장에 쓰여진 초등학교 저학년때 썼던 우리의 그림일기장이 어린 내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깜짝 놀라면서 시작된 독서는 실 전화에서 오빠와 실전화로 놀던 어린 시절과, 클로버 밭의 그림으로 끝나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얼마 전 주워 코팅해 간직한 네잎클로버가 생각나게 하면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 생각을 참 많이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했다.

 

코로나 시국에 제일 많은 연락을 하고, 걱정을 하고, 감사함을 전한 사람들이 가족이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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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여행 웅진 당신의 그림책 4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외 지음,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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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꼰대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영상세대가 아니다. TV보다 라디오와 더 친했고, 영상보다 글이 더 편하다.

 

때론 영상보다 말이, 말보다 글이,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 이유는 만든 사람의 생각에 보는 사람의 생각이 더해져서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일터이다. 그래서인지 어린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 분야가 이젠 성인을 위한 그림책까지 다양해졌다.

 

 

이 책은 진주라는 보석의 여행을 그림으로만 나타낸 그림책이다. 그림책이어서 이 세상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독자가 상상하게 만든다.

 

목차도 쪽수도 없이 오직 표지와 그림으로만 이루어져있다. 첫 장의 '사이먼에게' 마지막 장의 '우연이란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라는 인용구가 이 책 내용의 전부이다.

 

 

바닷 속, 해변가, 빨간 지붕의 집, 하늘, , 새 둥지, 보석 가게, 박물관, 지하도 하수구, 공장,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진주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깊은 바닷속에서 발견한 소년의 진주는 소녀의 반지가 되고, 다시 동물의 놀잇감이 되고, 귀족의 빛나는 왕관이 되고,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등 여행을 하는 동안 변치않은 아름다운 진주로 계속 남는다. 그림으로는 열대지방 아름다운 해변가에 사는 소년과 소녀, 선원, 귀족, 도둑 등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진주 한알이 여행을 하면서 만난 인간세상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사회의 모습이기에 더 큰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변치않는 보석의 빛은 우리 사회에서는 소년 소녀의 우정, 귀족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람 사는데 기본이 되는 의식주 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었다. 서로 친구사이라는 듀오 작가 안느-마르고 램스타인과 마티아스 아르귀는 바닷 속 진주 한알의 여행으로 다시 돌아온 인생을 그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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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권일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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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의 첫 영화화 작품이라는 소개에 걸맞게 소설이지만,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읽는 내내 떨칠 수 없었다.

제목은 '하늘을 나는 타이어'라고 환상적으로 표현되었지만, 그 함축된 의미는 '달리는 차에서 타이어가 빠져서 붕 떠 사람을 다치게 하다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라는 질책이다.

중소기업인 아카마쓰 운송회사의 아카마쓰 도쿠로 사장은 자신의 회사 트레일러가 운행중 타이어가 빠져서 길을 걷던 가족을 덮쳐 어머니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자신의 회사 정비팀을 처음에는 의심한다. 누구나 그럴 수 있듯이 사장은 사고 앞에서 자신의 직원을 믿지 못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직원을 가장 잘 아는 미야시로 전무의 도움으로 아카마쓰는 정비팀 직원들을 믿게 되고, 차 제조기업인 호프자동차와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회사 경영의 악재와 은행의 대출 금지와 상환 요구, 자신이 맡고 있는 아들 학교에서의 학부모회장직에 대한 주변의 압력, 아들의 왕따 문제 등 올 수 있는 악재들이 한꺼번에 겹치지만 그의 가족과 회사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회사를 지켜내려는 노력을 한다.

차를 파는 입장이어서 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호프자동차는 대기업이라는 배경으로 차를 사는 소비자인 갑이어야 하는 아카마쓰 운송회사에 갑질을 한다. 대기업의 과장인 사와다는 아카마쓰와의 접견을 거부하면서 자신이 가진 권력행사를 해댄다. 이런 사회 문제는 우리 사회에도 많다. 대기업의 횡포라는 말로 단순히 표현되지만, 그 악랄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호프 자동차의 T회의 존재와 그 회의에서 회사를 위해 어둡게 결정되는 사안들은 영화처럼 사실처럼 그렇게 표현되어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기업이 이익을 위해 어떤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이 내용은 우리 사회에서도 하루빨리 버려져야할 관행이다.

아카마쓰 운송회사와 비슷한 사건을 겪은 다른 운송회사와의 연락과 그로인해 탈출구를 찾은 아카마쓰 사장의 모습, 주간지 기자의 끈질긴 취재에서 사회의 정의가 아직 남아있음을 알게 된다. 소설이어서 해피엔딩이 아닌, 우리 사회가 이렇게 긍정적인 변화를 할 수 있도록 꿈꿔보게 되는 영화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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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출간 15주년 기념 백일홍 에디션)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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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님은 '남들이 말하듯 전원생활은 조금도 평화롭지 않지만 그녀가 선택한 삶이기에 견뎌낸다'고 말한다. 그녀의 삶은 6.25전쟁을 겪은 세대여서가 아니어도 참으로 처절한데 그 삶을 견뎌내고 노후에 전원생활을 선택한 것이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라고 한다. 독자로서 내가 글로 만난 박완서님은 처절한 삶 안에서 예술을 꿈꾸고 자기나름의 마음을 글로 적어내려가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 많고 많은 농기구 중에 그 어떤 나라에도 없다는 호미를 가장 좋아하는 농기구로 소개한 그녀의 글에서 인터넷 기사로 본 외국에서 핫한 한국물품 중에 호미가 꼽혔던 것이 기억난다. 하늘로 떠나시기 전 이 뉴스를 읽으셨을까?

얼마 전 열매를 보겠다고 긴 화분에 3개 심어둔 고추 모종의 진딧물을 떼어내느라 손가락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노안때문에 안경도 벗어둔채로 한바탕 난리를 쳤다. 약도 뿌리고, 정성을 들여도 진딧물은 계속 생긴다. 자연친화적으로 산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당의 말벌집을 마당의 수돗물 호수로 공격해 떼어내고서는 공포심이 적의로 변해, 밤에 악몽을 꾸면서 언제 이렇게 적의를 느꼈는지를 반성할 수 있는 사람은 작가님 뿐일듯 하다. 이 봄, 아파트 베란다에 위치한 에어컨 실외기의 비둘기 집을 짓는 모습에 식겁해서 긴 작대기로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밀어내었다. 비가 안 와서인지 냄새를 맡고, 다시금 나뭇가지를 하나씩 물어다 놓는 비둘기들 때문에 한동안 힘들었다. 물청소가 안되니 물걸레로 닦아내고, 그 사이사이 페트병을 끼워놓는 나름의 묘수를 내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죄책감따위는 없었는데 작가님은 그 위험하다는 말벌집을 처마 밑에서 없애고는 몇날며칠을 괴로워하셨다고한다. 내게는 자연과 함께 살아갈 마음 가짐이 절실함을 느낀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또 하나 얻는 즐거움은 유명하신 예술가 박수근선생님, 이이화선생님, 이문구선생님 등과의 얘기이다. 작가님의 인연으로 독자인 내가 괜히 아는 분들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핑크색 표지에 웃는 작가님의 모습이 정겹다. '호미'라는 표지의 제목과 꽃들이 책 초반에 만나는 작가님 집 마당의 꽃인듯 해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여전히 작품으로 남아 가슴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듯 하여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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