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요 산하그림책
무로이 시게루 지음, 하세가와 요시후미 그림, 장지현 옮김 / 산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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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큰 일을 겪게 될때, 보통 자신의 인간 관계가 정리된다고들 한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고들 한다.

 

코로나19 덕분에 전세계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들을 구분하게 되었고, 인간관계 또한 정리되었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나는 어떤 이들에게 정리되었고, 어떤 이들에게 소중한 존재로 남았을까?

 

 

보고 싶어요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초등학생 케이와 할머니의 대화로 전개되는 그림책이다.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만날 수 없는 케이는 해바라기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를 못 만나게 되어 너무 외롭다. 엄마가 허락하지 않지만, 케이는 해바라기 요양원에 매일 찾아가고, 덕분에 할머니가 계신 3층 창문으로 인사를 하게 된다. 지혜로우신 할머니는 실 전화를 만들어 케이에게 늘어뜨리고 두사람의 대화는 이루어질 수 있다. 할머니에게 안길수도, 할머니와 손을 맞잡을 수도 없지만 케이는 실 전화로 할머니와 대화를 하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다.

 

이 책은 할머니와 대화하면서 느끼는 케이의 감정과 그 즐거운 여운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케이의 모습을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어르신의 지혜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케이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할머니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중함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깨닫게 된 우리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 관계에서는 마음의 거리만 가깝다면 외로움이나 그리움도 이겨 낼 수 있음을 케이의 섬세한 그림일기와 따뜻한 그림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가슴 따뜻해지는 온돌방과 같다.

 

 

첫장에 쓰여진 초등학교 저학년때 썼던 우리의 그림일기장이 어린 내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깜짝 놀라면서 시작된 독서는 실 전화에서 오빠와 실전화로 놀던 어린 시절과, 클로버 밭의 그림으로 끝나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얼마 전 주워 코팅해 간직한 네잎클로버가 생각나게 하면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 생각을 참 많이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했다.

 

코로나 시국에 제일 많은 연락을 하고, 걱정을 하고, 감사함을 전한 사람들이 가족이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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