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네 가게 - 2021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 상상 고래 19
정유소영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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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속담에는 '한 아이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꼭 인디언 속담을 빌려서가 아니라 우리 사는 세상에 50대인 나에게도 온 마을은 필요하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온 마을의 일원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아무네 가게의 알림 내용을 살펴보면, " 이 상품에는 특별한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사용시, 본인이 만든 특별한 물건으로 갚으셔야 합니다."는 말이 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다른 사람과 도우며 살아가야 합니다'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듯 하다.

이 책의 일곱가지 이야기 주제는 우리 사회에서 요즘 자주 이슈화되고 있는 이야기들 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교, 가정내에서의 아동학대,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의 경제적 악화와 가정 붕괴 등이 이 짧은 이야기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다행인건 다소 아픈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먼저 보내지만, 그 상처는 또다른 반려동물이나 다른 것으로의 사랑으로 치유한다. 물론 요즘 반려동물을 학대하고 무단 유기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기에 반려동물에 관한 내용은 아이들에게 꼭 이루어져야 하는 생명존중교육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학교폭력의 상처는 가해자 또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됨으로써 역지사지가 이루어진다면 학교폭력은 사라질 수 있다는 긍정의 메세지로 마무리 된다. 가정내의 아동학대는 결코 아이들의 탓이 아니라 어른의 잘못이니 바로잡을 수 있다면 용기내어 사회로 알려야 하고, 적극 사회가 해결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가정의 경제적 악화와 가정 붕괴는 한 가정의 몫이 아니라 우리 전체 사회의 해결해야 하는 중대사안 1호이다라는 것을 공감한다면 이 모든 문제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일곱가지 이야기는 각각 다른 주제를 담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형식이어서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가슴 따뜻함이 밀려온다.

아무어르신과 아무개가 있는 아무네 가게는 특정인이 아닌 우리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상처를 아물게 하는 힘을 가진 존재들이기도 하단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주변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치유받기도 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사람은 사회적동물이라는 것을 아주 정확히 짚어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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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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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목은 'Five Strangers' 이다. 5인의 이방인 정도 되지 않을까?

 

5인의 목격자는 주인공인 젠 헌터와 제이미, 알렉스, 줄리아, 스티븐, 아예사 아메드. ... 벌써 5인이 넘지만 주요 인물은 알렉스를 제외한 5인이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사람이 많은 관광명소에서 그것도 모두가 행복해야 할 발렌타인데이 대낮에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목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든 것은 흑과 백이 있다고 했다. 행복해야 할 발렌타인데이에도, 관광명소인 곳에서, 사랑하는 연인사이에 끔찍한 살인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밝고 긍정적인 곳에서의 끔찍한 살인사건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가해자 댄은 윤택한 삶을 살아온 여자친구 비키를 타인들이 보는 앞에서 금찍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격자 젠, 제이미, 아메드는 댄과 비키를 살리려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모두 죽고 만다. 전직 저널리스트로서 젠은 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동성애자인 제이미는 애인 알렉스의 사건에 대한 냉담으로 인해 결국 헤어지게 된다. 유명 정치인 줄리아는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픔과 젠과 비슷한 사건 목격 트라우마로 취재에 적극 도움을 주게 된다. 18살 흑인 소년 스티븐은 다른 살인 사건의 목격자이기도 했던 경험탓에 사건 현장을 도망친다. 아메드는 의사지만, 공원 벤치에서 자고 있다가 사건이 일어난 후 깨게 되고 댄과 비키를 구하지 못 했지만 젠의 취재에 도움을 주게 된다.

 

 

소설의 첫 장면이 살인 사건을 자세히 묘사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본격적인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되면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젠의 절친 벡스는 불안정한 젠의 심리 상태가 늘 걱정이다. 학창시절부터 젠 옆에서 돌봐오던 벡스는 실직하고 애인과 헤어진 젠을 자신의 집에서 묵게하면서 적극 돌보게 된다. 페넬로페는 퇴직한 저널리스트로서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진 젠의 인생 모델이다. 그녀는 젠이 자신의 집에서 싼 임대료로 지낼 수 있게 도움을 주면서 저널리스트로서의 젠을 자극한다. 누가 봐도 명백한 사건의 진범을 부정하는 트위터 메시지가 젠에게 지속적으로 날아오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젠의 사랑했던 애인 로렌스, 젠의 절친 벡스, 젠의 인생 모델 페넬로페 등 젠의 주변엔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듯 보인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이 책에서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젠의 삶을 공격한다. 젠의 관점과 벡스의 관점이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스릴을 더하고, 이야기의 진행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여름 더위를 날려버릴 아주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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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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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라는 이름은 우리 세대에게는 정말 친숙한 이름이다. 게다가 삼촌까지 붙어서 '철수 삼촌'이란 제목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벌써 미소가 머금어진다. 표지의 후드티에 츄리닝바지는 더더군다나 우리 동네 옆집 특별할거없는 친숙한 청년으로 보인다.

이야기의 시작은 기러기아빠이자 형사인 두일의 이야기이다. 기러기아빠 노릇으로 경제적으로 빠듯한 두일은 우리가 상상하는 최고의 궁상맞은 생활을 하고 있다. 경찰서 화장실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다가 청소여사님께 구박받고, 동료의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 동료의 눈총을 받으며, 사채까지 끌어다 쓰느라 경찰서로 사채업자가 빚독촉을 하러오는 모양새이다. 그나마 자신의 이름으로 되어있는 26평 아파트 하나를 지키기 위해 이래저래 애쓰다 두일은 사채업자 춘식과 몸싸움을 하게 되고, 야밤에 공터에서 밀친 춘식은 하늘나라로 가고 만다. 10년전 형사 두일이 첫 발령때 맡은 사건이 연쇄살인사건이었고, 그 건은 아직 미제이다. 10년전 미제연쇄살인사건의 흉내를 내어 머리 써서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 춘식사건은 어느날 받은 한통의 전화로 산통이 깨진다. 결국, 두일이 놓친 CCTV 파일로 팀장에게도 들키지만 팀장은 두일을 감싼다.

전화한 철수는 자신을 연쇄살인범이라고 밝히고, 두일과의 동거를 제안한다. 적과의 동침은 그런대로 유지되는데, 연쇄살인범과의 동거라는 사실이 못내 걸리는 두일은 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게 된다. 캐나다에서 지내던 아내와 아들, 딸이 어느날 갑자기 들어오고 두일의 철수에 대한 경계는 극에 달한다. 두일의 아들과 딸인 민기와 예지는 형사의 아이들답게 추리에 대한 능력을 보인다. 물론 그 추리가 헛다리일지라도 말이다.

철수의 놀라운 추리력은 두일의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철수의 가정적인 따뜻함은 두일의 가족에게 다시 봄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스릴러, 드라마, 코메디까지 잘 버무려지며 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을 받은 작품인지를 알수있게한다. 철수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고, 두일의 멋진 반성과 함께 외전으로 소개되는 이야기는 또다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춘다.

성선설과 성악설 중 어느 것을 믿는가?

사람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

개인은 단체가 되었을때, 단체의 힘 뒤에 숨어서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이런 마지막 질문들을 던지는 이 소설은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로 나올 법한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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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푼 영화 - 술맛 나는 영화 이야기
김현우 지음 / 너와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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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책 표지가 낱장으로 떨어질듯 해서 띠지를 활용해 일단 마무리를 한 후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제본 형태로 된 책은 괜히 내 손에 풀어질것만 같다. 기존에 쓴 칼럼을 묶어 단행본으로 만든 것이라는데, 그래서 이렇게 만들었나 싶다. 아이디어가 멋지다.

개인적으로 맥주를 좋아하는 나는 지방 여행을 가더라도, 해외 여행을 가더라도 그 지역의 맥주를 일부러 찾아 마시게 된다. 요즘처럼 다양한 맥주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가정에서도 수제맥주를 만들어 마신다고들 하는데, 재주가 없다보니 그 정도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진 못 하다. 다만, 제조사에 따라 맛이 살짝 다른 맥주를 느낄 정도는 된다.

지난 주말에도 난 밤늦게 드라마를 보다 술 한잔 하는 장면이 나와서 어느새 냉장고 앞으로 달려가 맥주캔을 들고 앉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더욱 집에서 맥주를 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 책은 영화에 나오는 술과 그 영화장면에 대한 이야기와 술과 그 장면의 연관성을 술에 얽힌 이야기에서 찾아 풀어낸다.

맥주와 소주, 우리나라 지방에서 나오는 특별한 술들과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술밖에 모르는 나에겐 아주 신선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많은 위스키와 와인, 샴페인 이야기는 어찌 다 아시는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영화로는 금주법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펼친다. 청교도의 나라 미국에서 금주법이라니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금주법의 가장 큰 수혜자가 마피아라는 것은 더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의 금주령은 가정내에서 몰래 밀주를 담아 마시는 결과로 나왔으니 술을 금하는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브루나이에서는 금주로 인해, 관광객이 술을 가지고 입국해야 한다. 나 또한 맥주를 한상자 들고 들어간 기억이 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가까운 말레이시아로 술을 마시기 위해 원정을 간다고 하니 이 얼마나 위험한 음주운전 유발 정책인가 말이다.

이 책의 일러스트 또한 예술이다. 실제 술병을 사진 찍어 놓은듯한 그림에 각 술만의 느낌을 물씬 담은 배경과 소품을 함께 그려 그림만 보아도 그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 장의 일러스트 김성욱님의 소개 또한 술을 사랑하는 블로거라니 그래서 이렇게 예쁜 그림이 나오는거라는 생각이 든다.

술을 많이 마실때 '술을 퍼마신다. 술을 푸다'라는 말을 하고는 하는데, 영화에서 술이 나오는 장면은 이제 모두 '술푼 장면'이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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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이소영 그림 / 이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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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과정에서 어려서부터 많이 싸운 형제들끼리 성인이 되어서 사이가 좋다고들 한다. 일단, 우리 외갓집을 보면 6남매이신 외갓집 삼촌들과 이모들, 우리 엄마는 6남매 사이에서 조금 더 먹고 조금 더 예쁜 옷을 입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셨다고 한다. 지금도 명절이나 가족 행사로 모이면 그 에피소드가 새로운 내용으로 등장한다. 6명의 남매들이 편가르기를 해도 그 얼마나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나의 형제들은? 언니와 오빠는 연년생이지만 거의 2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연년생이다. 4년 후 내가 태어나서인지 성장과정에서 나는 언니와 오빠의 치열한 다툼을 바라보는 관객이었다. 그래서인지 싸움만큼 지금은 친해진듯하다.

 

이 책은 형제의 이야기 이다. 아마도 윤조와 명조 형제는 서로 다른 성격으로 다투고 신경전을 벌이지만, 성장 후 아주 끈끈한 형제애를 가지게 될 듯 하다.

 

고작 364일밖에 차이 나지 않는 연년생 형 윤조와 동생 명조. 형에 비해 뒷전으로 밀리는 동생 명조는 날마다 억울한 일 투성이다. 함께 사는 할머니께서 장남이라고 윤조를 두둔하시고, 윤조를 위해 새 물건을 사들이시지만 명조에게는 형을 위해서 양보하라는 말씀을 하시기 때문이다. 명조가 신고 싶다고 캔버스화를 사달라고 졸랐는데, 정작 새 캔버스화를 신게 된 사람은 윤조이다. 화가 난 명조는 운동화 한짝을 던져버리고 그 한짝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윤조는 원치 않았는데, 아빠는 아빠의 어렸을적 소원이었던 보이스카우트에 윤조를 입단시키고 윤조에게 열심히 활동할 것을 강요한다. 반면, 레고만들기와 과학상자조립이 더 좋은 윤조는 레고를 조립하다가 보이스카우트 캠프를 놓친다. 윤조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보이스카우트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던 명조는 그런 윤조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캠프를 놓친 윤조에게 레고와 과학상자를 빼앗아 버린 아빠때문에 가정의 분위기는 찬바람이 불고, 원치 않는 등산까지 끌려갔던 윤조와 명조 형제는 지친 몸으로 함께 잠들게 되고, 윤조는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착하던 윤조가 반항하면서 혼자 낯선 곳에 친구를 따라 다녀오고 눈빛이 달라진다. 명조를 괴롭히던 장하늘을 동생 괴롭히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적극 싸우기도 한다.

 

우연히 자신이 던져버린 운동화 한짝을 발견한 명조는 운동화를 찾는 과정도 코믹하다. 요즘은 워낙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가며 사는 시대여서 그걸 바라보며 지지해주는 보호자가 없다면 비뚤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면, 그 온 마을의 일원인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지지해주고 옆길로 새지 않게 인도해주는 역할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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