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해야 364일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이소영 그림 / 이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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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과정에서 어려서부터 많이 싸운 형제들끼리 성인이 되어서 사이가 좋다고들 한다. 일단, 우리 외갓집을 보면 6남매이신 외갓집 삼촌들과 이모들, 우리 엄마는 6남매 사이에서 조금 더 먹고 조금 더 예쁜 옷을 입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셨다고 한다. 지금도 명절이나 가족 행사로 모이면 그 에피소드가 새로운 내용으로 등장한다. 6명의 남매들이 편가르기를 해도 그 얼마나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나의 형제들은? 언니와 오빠는 연년생이지만 거의 2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연년생이다. 4년 후 내가 태어나서인지 성장과정에서 나는 언니와 오빠의 치열한 다툼을 바라보는 관객이었다. 그래서인지 싸움만큼 지금은 친해진듯하다.

 

이 책은 형제의 이야기 이다. 아마도 윤조와 명조 형제는 서로 다른 성격으로 다투고 신경전을 벌이지만, 성장 후 아주 끈끈한 형제애를 가지게 될 듯 하다.

 

고작 364일밖에 차이 나지 않는 연년생 형 윤조와 동생 명조. 형에 비해 뒷전으로 밀리는 동생 명조는 날마다 억울한 일 투성이다. 함께 사는 할머니께서 장남이라고 윤조를 두둔하시고, 윤조를 위해 새 물건을 사들이시지만 명조에게는 형을 위해서 양보하라는 말씀을 하시기 때문이다. 명조가 신고 싶다고 캔버스화를 사달라고 졸랐는데, 정작 새 캔버스화를 신게 된 사람은 윤조이다. 화가 난 명조는 운동화 한짝을 던져버리고 그 한짝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윤조는 원치 않았는데, 아빠는 아빠의 어렸을적 소원이었던 보이스카우트에 윤조를 입단시키고 윤조에게 열심히 활동할 것을 강요한다. 반면, 레고만들기와 과학상자조립이 더 좋은 윤조는 레고를 조립하다가 보이스카우트 캠프를 놓친다. 윤조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보이스카우트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던 명조는 그런 윤조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캠프를 놓친 윤조에게 레고와 과학상자를 빼앗아 버린 아빠때문에 가정의 분위기는 찬바람이 불고, 원치 않는 등산까지 끌려갔던 윤조와 명조 형제는 지친 몸으로 함께 잠들게 되고, 윤조는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착하던 윤조가 반항하면서 혼자 낯선 곳에 친구를 따라 다녀오고 눈빛이 달라진다. 명조를 괴롭히던 장하늘을 동생 괴롭히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적극 싸우기도 한다.

 

우연히 자신이 던져버린 운동화 한짝을 발견한 명조는 운동화를 찾는 과정도 코믹하다. 요즘은 워낙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가며 사는 시대여서 그걸 바라보며 지지해주는 보호자가 없다면 비뚤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면, 그 온 마을의 일원인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지지해주고 옆길로 새지 않게 인도해주는 역할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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